한국일보

‘트랜스포머: 패자의 복수’(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2009-06-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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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정복” 디셉티콘의 야욕

‘트랜스포머: 패자의 복수’(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샘(왼쪽)이 싸우다 지쳐 쓰러진 오토보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5개 만점)


난장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작고 큰 각종 기계 로봇들이 귀청이 찢어질 것만 같은 음향효과와 음악의 반주를 받으면서 화면을 주름 잡으며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온 육신의 감관이 걸레처럼 되고 만다.

도대체 사람들은 여기서 무얼 하는 것이며 또 플롯은 어디에 갔는가. 모든 것이 컴퓨터 특수효과와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로 마이클 베이 감독은 전편을 능가하는 것으로만은 만족할 수 없다는 듯이 스크린에 굉음과 폭파와 파괴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


얘기는 순전히 장난감과 자동차들이 변형된 로봇들의 액션을 위해 대충 엉성하게 구성해 놓고 알다가도 모를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는데 독창적이라기보다 ‘펄 하버’ ‘그레믈린’ ‘머미’ 및 ‘인디애나 존스’와 ‘메이트릭스’의 부분들을 빌려다 짜깁기해 놓은 식이다. 그러나 각종 로봇들의 디자인과 기술 하나만은 칭찬할 만하다.

영화는 전편이 끝난 바로 다음부터 시작되는데 화면에 불이 꺼지자마자 좋은 로봇들인 오토보트와 나쁜 로봇들인 디셉티콘 간에 대결전이 벌어지면서 관객의 감각을 얼떨떨하게 만들어 놓는다.

디셉티콘들의 목적은 전편에서 지중해 속 깊이 수장된 그들의 두목 메가트론(휴고 위빙 음성)을 구출해 내 세계를 정복하는 것. 이 목적을 위해서는 전편에서 파괴된 막강한 힘을 지닌 입방체 스파크의 조각을 찾아내야 하는데 이 조각이 숨겨진 장소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이 전편의 주인공 샘(샤이아 르부프).
한편 떠돌이 디셉티콘들을 색출하는 임무는 미육군 대위 레녹스(조쉬 두하멜)가 이끄는 엘리트 특수부대 네스트(NEST)로 이들을 돕는 전우들이 좋은 로봇들인 오토보트들이다.

샘은 여기서 대학 신입생으로 처음으로 집을 떠나면서 자동차 미캐닉인 애인 미카엘라(메이간 팍스-무슨 미캐닉이 손에 기름칠도 안 하고 그리도 섹시하고 예쁜지 알쏭달쏭하다)와도 일단 작별을 한다.

여기서부터 샘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디셉티콘들의 추격을 받아 계속해 도주하는데 기숙사에 짐을 풀자마자 섹시한 여학생(여대생들이 다 견습모델들 같다)의 적극적인 섹스 공세를 받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여학생은 디셉티콘이 인간 모양으로 변형한 것. 그리고 샘이 위기에 처한 것을 알게 된 미카엘라가 애인 곁으로 달려오면서 샘의 도주의 동반자가 된다.

군의 대 디셉티콘 작전과 함께 스파크의 영향을 받은 샘의 초현실적인 수리수리 마수리가 이어지고 영화 전반부는 숲 속에서의 오토보트와 디셉티콘들 간의 대혈전에서 오토보트의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임(피터 컬른 음성)이 고철처럼 되면서 끝난다.

이어 후반부의 액션은 전반부의 그것의 몇 갑절은 족히 될 만큼 온갖 모양과 규모의 자동차들이 기기묘묘한 모양의 로봇들로 변해 서로를 발기발기 찢어 버리느라 아수라장을 이룬다. 여기서 가장 무시무시한 것이 디셉티콘인 폴른.


그리고 장소는 이집트로 옮겨지면서 여기서 인간과 오토보트들의 연합군과 디셉티콘들 간의 사막전과 공중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피라미드가 박살이 난다. 기계가 완전히 인간을 압도하는 영화로 울고 웃고 익살을 떠는 로봇들의 연기가 인간의 그것보다 더 재미있다. 상영시간 149분은 너무 길다.

PG-13. Paramount.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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