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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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야기/저금리 잔치는 이대로 끝나나?

2009-06-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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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현

6월 들어 모기지 이자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30년 고정모기지 이자가 5월 초만 하더라도 5% 전후로 움직였다. 이것은 올 상반기 내내 재융자를 끌어온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30년 고정 모기지가 5.5% 이상까지 올라갔다. 물론 역대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와 비교하면 아직 굉장히 낮은 이자이다. 하지만 한동안 5% 미만의 이자까지 맛 본 터라, 5.5% 이자는 왠지
불편한 숫자로 보인다. 4%대의 낮은 이자를 잔뜩 기대한 주택 구입자들은 5.5%라는 이야기를 하면 바로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아마 굉장히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처럼 모기지 이자는 어떤 요소로 인하여 매일 변동이 되는지 한번 알아보기로 하자. 모기지 이자의 가장 기본은 단기 채권( 1Year Treasury Bond 또는 10 Year Treasury Bond)의 수익률이다. 그리고 시중 채권 금리에 모기지 융자로 인해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위험 부담 프리미엄
이 추가되어 모기지 이자율이 산출 된다.

이런 추가 프리미엄들로는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Market Risk Premium)과 물가 인상으로 발생 가능한 인플레이션 프리미엄 (Inflation Premium), 여기에 융자 하는 기간에 따라 발생되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 물론 융자 기간이 길면 길수록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기지 융자 자체 위험성 프리미엄(Mortgage Risk Premium) 이 가산되어 모기지
융자 이자율이 나온다.그럼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상승하고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1) 채권 수익률 상승
다른 요소도 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들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기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모기지 융자로 유입되는 자금인 채권의 수익률은 모기지 이자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채권의 수익률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예를 들어 보자. 1만달러를 은행에 1년 동안 넣어두면 3%이자를 주고 1년짜리 채권을 구입하면 3.5%이자를 준다고 할 경우 투자자는 어디에 투자를 할까 물론 채권에 투자를 할 것이다. 여기서 3.5%가 채권의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채권의 수익률이 오른 것과 모기지 이자와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간단하다. 우리가 채권을 파는 입장이라고 생각해 보자 1년짜리 만불 채권을 수익율 2.5%에 팔았다고 하면 1년 뒤에 채권 값으로 1만 250불을 주면 된다. 그러나 수익율이 4%라고 하면 똑같은 채권을 발행 하고도 1년뒤에 1만 400달러를 돌려줘야 한다.

즉 채권을 팔아 자금을 모으는 입장에서 보면 수익율이 높여서 자금을 모았다면 그만큼 비싸게 자금을 모았는 것이 되고 이 비싼 자금은 시장에 비싼 이자로 풀리게 마련이다. 이처럼 채권 수익율이 올라간다는 말은 국채의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이고 모기지 이자 상승을 주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채권 수익율은 왜 올라가는 것일까? 채권 수익율이 올라가는 이유도 여럿이 있으나 그 첫째 이유는 정부에서 채권발행을 증가 시킨 것이다. 채권발행의 증가는 그만큼 그 가치를 낮추게 되고 아울러 이것을 소화해내기 위해선 수익율 인상이 불가피 하다. 또다른 중요한 요인은 최근 증시가 살아 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만약 투자자가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주식 시장으로 투자를 할 때 수익율이 채권 수익율보다 더 좋다고 할 경우 투자금은 당연히 채권보다 주식쪽으로 몰리게 된다. 최근 다우존스 지수가 8,700선을 회복하고 S&P500 지수는 900선을 회복했다. 이 처럼 주식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는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채권 수익율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 시장 회복이 불행히도 모기지 이자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2) 인플레이션 조짐
모기지 금리의 상승의 또하나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되는 것이 인플레이션 조짐이다. 서브 프라임으로 시작된 경기 침체가 해가 지날수록 그치지 않고 지속되자 정부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국채발행을 단행해 왔다. 이것은 결국 달러 가치의 하락과 물가 인상이라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가 있다. 인플레이션의 우려는 우리가 매일 관심을 갖는 모기지 이자에 절대적으로 좋지 못하다. 최근 들어 동네 주유소의 기름값이 야금야금 오르고 있고 주춤 하던 금값이 또 움직이고 있다. 즉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되면 정부에서 택하는 통화정책을 빼고는 해결책이 그리 많지가 않다.

현재 연방 정부에서는 기존의 제로금리(0~0.25%)에서의 인상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시중의 돈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즉 이자가 올라간다는 것이다.이처럼 우리는 매일매일 복잡한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불과 두달전만 하더라도 30년 고정모기지가 4.5%이하로 내려 갈 거라는 예측을 하다. 이제는 모기지 이자가 다시 6%대로 접어들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시장 환경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역정하고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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