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걸 입으면 난 태양의 여신”

2009-06-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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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선드레스’ 어떻게 입을까

“이걸 입으면 난 태양의 여신”

올여름 선드레스는 가벼우면서도 캐주얼한 디자인과 소재가 강세인데 그래서 휴가지뿐 아니라 평소 주말 나들이길이나 샤핑길에 입어도 크게 튀지 않는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봄부터 인기를 끌었던 저지 소재 주시 쿠튀르의 튜브 탑 선드레스.

선드레스라는 건 이름 그대로 태양이 작렬하는 여름이면 해마다 브랜드들이 출시하는 그저 그런, ‘뻔한’ 아이템 중 하나였다. 사실 길거리 패션으론 과하다 못해 좀 튀는 아이템이었고 따지자고 들면 리조트에서 아침식사 갈 때나 눈 딱 감고 걸쳐 볼 수 있는, 어찌 보면 참으로 실용적이지 못한 아이템이라 할 수 있겠다. 패션 리더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아이템이었지만 이처럼 실용성이 없는 탓에 일년에 몇 차례 입자고 실크나 시폰 소재의 몇 백달러짜리 선드레스를 사 입기는 양심이 허락지 않아 눈에 밟혀도 눈 딱 감고 지나치기 일쑤. 그러나 올 여름엔 확실히 얘기가 달라질 듯 싶다. 이미 몇 번 백화점 샤핑에 나서 본 이들은 알겠지만 보수적인 백화점들조차 이 선드레스 섹션을 따로 만들어 놓고 손님들의 지갑 열기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게다가 최근 길거리 청소를 하는게 아닐까 싶을 만큼 기다란 드레스 자락을 끌면서 샤핑 길에 나선 멋쟁이 여성들도 어렵지 않게 샤핑몰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을 보면 선드레스, 올 여름 ‘머스트 해브 아이템’ 0순위에 올려야 하는 게 분명하다. 이 따끈따끈한 초대박 아이템, 샤핑에서 가을까지 제대로 즐기는 법을 알아 봤다.


잔잔한 디자인 대세
소박하고 심플해져
페도라·롱스카프와
매치해 입으면 산뜻


■선드레스 유행경향은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천상의 선드레스가 지상으로 하강했다는 표현이 알맞을 듯.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드레스라는 건 명품 브랜드들이 겨울과 봄 사이 리조트 룩으로 고급 실크 소재에 화려한, 그러면서도 화려한 프린트가 마구 들어간, 그리하여 남국의 어느 리조트나 화려한 리조트 갑판에 서 있으면 딱인 럭서리함 그 자체였는데 이번 시즌 선드레스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소박하고 심플해졌다. 어두운 경기를 반영했다고 자체 해석하기엔 어거지에 무리한 감이 너무 많고 차라리 패션 속설인 ‘불경기엔 롱스커트’에 한 표 던지는 게 오히려 현실성이 있을 듯 싶다.

이랬든 저랬든 확실한 건 실크나 시폰 대신 면이나 린넨 소재가, 화려한 프린트보다는 단색 혹은 잔잔한 프린트가 대세이며 디자인 역시 파티가운처럼 복잡한 디테일이 있는 것보다는 란제리를 연상시킬 만큼 심플한 것이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럭서리 브랜드나 컨템포러리 브랜드 외에도 스포츠 웨어 전문 브랜드들도 이번 시즌엔 앞다퉈 실용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선드레스를 선보였다.

매년 여름이면 타월 소재 비치 드레스를 선보였던 주시 쿠튀르(Juicy Couture)는 이번 시즌 팔 걷어붙이고 꽤 괜찮은 아이템을 선보였는데 드라마 ‘그바보’의 여주인공 김아중은 괌 해외 촬영 시 주시 쿠튀르의 이번 시즌 서머 드레스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주시는 이외에도 꽤 괜찮은 티어드 서머 드레스를 내놓았는데 이중 인기를 끈 것은 저지 소재 튜브 탑 줄무늬 드레스. 무지개떡을 연상시키는 줄무늬에 고무줄을 넣어 그냥 질끈 뒤집어쓰기만 해도 돼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게 최대의 장점.

이외에 운동복을 패션의 경지에 올려놓은 ‘하드 테일’(Hard Tail)도 멋진 선드레스로 트렌드 세터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중 백미는 안젤리나 졸리가 즐겨 입는 홀터넥 저지 드레스. 그런가 하면 이지 룩(easy look)의 대명사 제임스 펄스(James Perse)도 캘리포니아 여름에 가장 어울릴 법한 편안한 면 소재 선드레스를 내놓아 한 번쯤 둘러볼 만하다.

만약 보다 더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의 선드레스를 장만할 계획이라면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Diane von Furstenberg), 앨리스 앤 올리비아(Alice + Olivia), 조이(Joie), L.A.M.B 등 개성만점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둘러보면 실크나 시폰 소재의 화려한 프린트의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HSPACE=5
Emporio Armani


HSPACE=5
Roberto Cava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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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B

■어떻게 코디할까

이번 시즌 최고의 히트 아이템이라 할만한 페도라가 의외로 저지 소재 심플한 선드레스와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여기에 얄팍한 파사미나나 롱 스카프 한 장 둘러주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한가지 더. 여름인지 겨울인지 분간 안가는 아침, 저녁 제법 쌀쌀한 바람을 막아주는 롱가디건은 ‘서바이벌’을 위해 차안이든 백이든 여벌로 챙겨 다니는 것은 잊지 말길.

액세서리는 목걸이나 귀고리보다는 단연 오버사이즈 뱅글이다. 물론 최근 트렌드 세터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진주나 크리스털을 여러겹 겹쳐 빈티지 느낌 물씬 나게 코디하는 것도 실크 소재 선드레스를 입을 계획이라면 나쁘지 않겠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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