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 숏세일 성공과 대출금 탕감에 관한 규정

2009-06-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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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미국에서 살다보니 일상적인 법률관계나 개인이나 기업의 세금납부 문제나, 심지어 차량등록까지 모든 규정이나 법률들이 모두 미국말로 되어 있는 까닭에, 비록 한글로 적혀있다 하더라도 그 규정이 앞으로 가라는 것인지 뒤로 가라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게 혼동되는 터인데, 온통 미국말로 적혀 있으니, 맞다는 것인지 아니면 맞지 않다는 이야긴지 늘 갑갑하기가 한이 없고, 영어가 능숙하지 못한 것이 언제나 한이 되는 것은 너와 나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 전체에 살고 계시는 이민 1세들의 공통된 한계라고 고객께서 웃으면서 말씀하신 것이 기억이 난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민와서 이곳에서 최소한 고등학교라도 나왔으면 미국사람들하고 자유롭게 대화도 하고 즐겁게 농담도 할 수 있는 영어실력은 갖추었을텐데 라고 말씀도 많이 하지만, 그렇게 지난 일을 안타깝게 생각할 시간에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더 영어에 신경쓰고 현지 미국인들과 대화시간도 많이 가지는 등 자기발전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미국현지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만큼의 영어실력은 따라갈 수 있는 단계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요즘같이 인터넷이 잘 발달된 세상은 얼마나 편한가? 영어사전도 인터넷으로 금방 그 단어에 맞는 훌륭한 어휘를 수십개씩 찾아낼 수 있고 그 뜻에 적절한 문장도 바로바로 찾아내기가 얼마나 쉬운가? 예전에 그 투툼하고 무거운 영한사전을 가방에 불룩하게 넣고 다니면서 항상 왼손에 들고, 수도 없이 뒤적이던 시절이 어제 같이 생생하다. 그래서 그 영한사전의 하얀 종이가 너무 많이 뒤적이다보니 손때가 묻어 까맣게 변한 것을 은근히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했고, 영어단어를 찾다가 사전을 넘기면서 단 한번에 그 면이 나오면 야! 하면서 속으로 스스로 감탄하던 생각에 겸연쩍게 속으로 웃어도 본다. 내 옆자리 학우는 영어사전의 흰 면에 일부러 검은 때를 묻혀서 영어단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그런 척하지 않으면서 은근히 속내를 드러내던 잔머리가 생각이 나 한번 더 웃음이 난다.


자기자랑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있는 이야기 한 말씀 더 드리겠다. 학창시절, 자기 자랑을 본업으로 삼던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지냈는데, 대화중에 한참 듣다보면 어느 사이 자기 자랑으로 마무리 짓는 친구가 있기도 했고, 처음부터 대놓고 나는 항상 잘한다, 뭐든지 하면 잘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친구도 있었고, 한 친구는, 사람이 실수하기도 하고 운이 안좋으면 걷다가 뒤로 넘어져서 코도 깨지기도 하는 법인데, 자기가 잘못했다, 졌다,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밤에 자다가 벌떡 벌떡 일어나는 히스테리성 정신적 결함을 지니기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현재 LA에 살고 있는 이 친구는 영어발음이 형편없이 콩글리쉬 스타일이어서 내가 들을 때마다 남이 들을까 겁나는 친구인데, 얼마전 그 어렵다는 유명한 미국소설을 주제로 이야기하다가 자기는 너무 쉽게 읽었다, 뭐 어려운게 별로 없던데…라고 이야기해서 주위 사람을 아연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

한번은, 한 친구가 대화중에 한고개를 넘을 때마다 잊지 않고 자기 자랑을 계속 해대어서 조금 따끔하게 충고를 해주었다. 참 잘 한다는 이야기는 남이 해주어야 그 진가가 나오는 것이지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자기 행동에 대해 잘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남보기에도 부끄럽고 말하는 것조차 좀 쑥스럽지 않을까요? 그 대답이 참 솔직했다. 그 칭찬을 남이 잘 안해주더라. 그래서 나라도 한다. 이해해 주세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해하기로 결정했다. 세상은 이런 분도 있고 저런 분도 있고, 자기 자신주위에 아무 친구 없는 것보다 이러 저러 여러 친구들이 있는 것이 백번 좋다는 생각과 함께.

이야기가 한참도 옆으로 샜다. 고객과 독자 여러분께서 질문해 주셨다. 차압 또는 숏세일해서 성공적으로 끝이 나더라도 은행에서 탕감받는 금액, 즉 은행에서 손실로 처리한 부분은 그 다음 해에 집주인의 소득으로 간주하여 1099을 발행하여 그 금액에 대해 세금을 내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맞느냐고 물어보셨다. 그 까다로운 규정에 관해서는 다음 주에 이해하시기 아주 쉽게 설명드리겠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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