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관 심부름 보내고 투신”
2009-05-27 (수) 12:00:00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산행에 동행했던 경호관(왼쪽)이 26일 경찰관과 함께 현장에 다녀온 후 얼굴을 가린 채 사저 앞을 지나고 있다.
노 전대통령 내일 국민장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했을 당시 경호관이 함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운우 경남 지방경찰청장은 27일 “경호관의 진술과 교신 기록, 시간대 등으로 미뤄볼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심부름을 시켜 경호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혼자 있다가 투신해 서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청장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6시14분께 부엉이 바위에 도착한 뒤 6시17분에 이모(45) 경호관에게 ‘정토원 원장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심부름을 시켰고, 돌아온 경호관이 사라진 노 전 대통령을 찾다가 발견한 것이 오전 6시45분이라는 것이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오전 6시20분께 부엉이 바위에 도착해 25분간 경호관과 함께 머물다 투신했다던 경찰의 당초 발표를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이 청장 말대로라면 노 전 대통령의 정확한 투신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게 된다.
경찰은 이 경호관이 당초 노 전 대통령 투신 때 곁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췄다가 이후 진술을 계속 번복했으며, 이는 경호 실패에 대한 자책감과 문책의 두려움에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직전 ‘담배 있나’ ‘저 사람 누구지’라고 말했다고 알려진 것은 경호관의 허위 진술이었을 가능성이 커졌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상황’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