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승욱이 이야기 - 봄 햇살 같은 아들 승욱이에게

2009-05-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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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승욱이가 태어나던 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이었단다. 과천대공원, 미술관, 백운호수, 청계산… 엄마는 자연을 맘껏 누리며 따뜻한 봄햇살을 느끼며 새로 태어날 너를 행복감으로 기다리고 있었지. 5월26일, 드디어 너가 우리가정에 오게 된 거야.

그 후로 엄마에게는 봄이 너무 아팠단다. 감당할 수 없었던 너의 장애 때문에 세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열번의 봄을 맞이하는 동안 봄 햇살이 어떤 것인지 조차도 느끼지 못하고 지내온 것 같아.

지난 10년간 정말이지 삶의 무게를 짓누르고 쉴새 없이 몰아치던 힘든 일들이 우리 가정에 있었단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가운데 우리에겐 엄청난 기적들이 많이 일어났다는 거야.


그러기에 승욱이 너는 우리 가정의 축복의 통로란다. 너는 철 없던 엄마도 변하게 했고, 돌같이 단단한 아빠도 변하게 했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너를 통해 감사를 알게 했고, 너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알게해 준 아이였단다. 너를 낳고 아팠던 마음이 너를 통해 기쁨으로 변하게 해준 것이 엄마에게는 가장 큰 감사란다. 너 때문에 불행이란 것을 처음 알았지만 너를 키울 수록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되었단다.

승욱아, 너는 모르지 너의 봄 햇살 같은 웃음이 엄마를 얼마나 정화시키는지 말이야. 때묻고, 더럽고, 가식 덩어리인 엄마의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는 넌 천사란다. 하루종일 너를 보고 있으면 나도 너와 같이 웃게 돼. 뭐가 그리 재밌니? 뭐가 그리 행복하니? 뭐가 그리 우습니? 뭐가 그리 걱정이 없니?

두려웠던 일, 힘들었던 일, 하기 싫었던 일, 눈물 나던 일, 실망스러운 일, 고민했던 일. 이 모든 일들이 앞으로도 너를 키우면서 다가오겠지. 하지만 승욱아, 엄마는 두렵지 않단다. 엄마는 겁나지 않아. 지금껏 왔던 것처럼 거북이 아들과 토끼 엄마의 경주는 계속될 것이고 그 가운데 하나님이 우리와 언제나 함께 하실 것을 믿고 의지하기에 엄마는 지금보다도 더 담대할 거란다.

지난 10년동안 부족한 엄마와 함께 고생해 줘서 고맙고, 엄마를 향해서 언제나 웃어 줘서 감사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준 승욱이를 영원히 사랑해~

이젠 봄이 너무 좋다. 따뜻하게 우리에게 비춰주는 봄햇살이 승욱이를 닮아 있어서 난 너무 좋다. 해가 거듭될 수록 봄햇살을 더 깊이 따뜻하게 느낄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쭈욱~

승욱, 10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하늘 만큼 땅 만큼,우주 만큼 은하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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