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스러워진 ‘글래디에이터’

2009-05-02 (토)
크게 작게

▶ 유행경향과 샤핑 가이드

사랑스러워진 ‘글래디에이터’

Manolo Blahnik

난감 슈즈다. 일단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페미닌하다든가 예쁘다든가 하는 것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신었던 슈즈를 차용한 것이니 오죽하겠는가. 아무래도 올 봄 ‘보이프렌드’를 테마로 한 남성적인 옷들이 유행의 한복판에 있다보니 슈즈도 그에 맞춰 페미닌한 것보다는 이렇게 중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디자인들이 강세다. 그러나 다른 건 몰라도 ‘슈즈는 역시 펌프스나 샌들’이라며 클래식을 고집하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올 봄 이 글래디에이터 슈즈를 비껴 갈 수는 없을 듯 싶다. 왜냐면 유행에 조금만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분명 올 봄 보이프렌드 진이랄지, 하렘 팬츠 한 벌쯤 구입하지 않은 이들이 없을테니 말이다. 이 보이프렌드 진이나 하렘 팬츠엔 아무리 심플한 펌프스나 샌들을 신어도 영 어색해 보인다. 스니커즈를 신자니 그 역시도 무언가 2%쯤 모자라 보인다. 이쯤 이르면 어쩔 수 없이 ‘그럼 나도 한번’하면서 백화점 슈즈 코너에서 글래디에이터를 들었다 놨다 할 수밖에 없어질 테니 말이다. 분명 제대로 소화하기 쉽지 않은 글래디에이터 슈즈 유행경향과 샤핑법을 알아봤다.


보이프렌드 진이나 하렘 팬츠와 ‘단짝’
굽 높아져 더 신을 만한 디자인 늘어나


■어떤 브랜드, 어떤 디자인 나와 있나


글래디에이터는 이미 유행의 정점에 서 있는지라 슈즈 브랜드라면 모두 다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글래디에이터 슈즈를 선보이고 있다. 굽 높이 역시 다양하다. 올 초만 해도 글래디에이터라 하면 정말 로마 검투사들이 신었을 법한 납작한 샌들이 주종을 이뤘는데 봄에서 다시 여름을 지나가는 요즘, 백화점이나 부틱에 가보면 ‘킬힐’과 글래디에이터를 접목한, 보다 더 ‘신을 만한’ 실용적인 디자인들이 대거 출시됐다. 그래서 보고 있노라면 아주 영 이상해 보이지는 않을 듯도 싶어 보인다.

이번 시즌 ‘일반인’들도 편안하게 글래디에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는 스튜어트 웨이츠만(Stuart Weitzman)을 꼽을 수 있겠다.

이미 편안하면서도 클랙식한 디자인으로 할리웃 스타들은 물론 트렌드 세터들 사이에서도 매니아를 이끌고 있는 스튜어트 웨이츠만은 이번 시즌 너무 투박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페미닌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선의 글래디에이터 킬힐 샌들을 선보였다.

많은 디자인 중 ‘팀버’(timber)는 블랙과 그린 등 다양한 컬러가 있어 눈 여겨 봐둘 만 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글래디에이터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는 단연 버버리. 슈즈 쪽에선 이렇다할 디자인을 내놓은 적 없는 버버리가 이번 시즌엔 보이프렌드 패션은 물론 클래식한 어떤 디자인의 옷과 함께 매치해도 손색이 없는 글래디에이터를 조금 변형한 플랫폼 샌들을 내놓아 트렌드 세터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왕 신을 거 파격이 좋다고 외치는 트렌드세터들이라면 그웬 스테파니의 브랜드 ‘L.A.M.B’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이미 의류뿐 아니라 슈즈에서도 트렌드 세터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L.A.M.B’는 이번 시즌 가장 파격적이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의 글래디에이터를 들고 우리 곁에 왔다. 새틴을 소재로 발을 감싸는 형태의 조금은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은 이번 시즌 유행 의상 그 어떤 것과 매치해도 200% 이상의 효과를 낼 듯 싶다.

이외에도 찰스 데이빗(Charles David), 스티븐 매든(Steve Madden), 후안 앤 데이비스 역시 글래디에이터와 플랫폼을 적절히 이용한 변형한 아름다운 글래디에이터 슈즈를 내놓고 있어 백화점 슈즈 코너에 가면 한번쯤 신어볼 만하다.


<이주현 기자>

HSPACE=5
Stuart Weitzman

HSPACE=5
L.A.M.B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