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쿠바여행 ‘50년 빗장’ 풀린다

2009-05-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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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 ‘50년 빗장’ 풀린다

아름다운 경치와 청결함이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쿠바의 해변.

쿠바여행 ‘50년 빗장’ 풀린다

쿠바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라피카나 쇼.

멕시코와 캐나다에 이어 미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쿠바이다. 쿠바는 캐리비언 국가 중에서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나 이곳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자메이카보다 가깝다. 마이애미에서 배를 타고 200마일 정도만 가면 도착하는 쿠바지만 50년간 공산주의 체제 하에 있으면서 일반인의 쿠바 방문은 거의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쿠바의 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최근 미국인들의 현지 여행과 송금을 허용키로 했다. 그동안 느린 경제 발전으로 5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쿠바.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담을 들으면 너무 매력적이어서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쿠바의 베일을 최근 이곳을 방문한 LA 여행클럽(지미 김 간사)과 함께 벗겨본다.

천혜의 날씨·온천·살사음악·해변
봉쇄이전 미국인들의 신혼여행지 1위


쿠바의 과거와 현재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무너져도 공산주의를 고집하는 유일한 국가 중 하나인 쿠바.

케네디 시절부터 미국의 봉쇄정책으로 인해 시가(cigar)와 사탕수수에 대한 미국 무역이 막히면서 경제가 더디게 성장하면서 생필품과 기본 식량 등이 무척 궁핍한 쿠바는 일반 노동자 1개월 임금이 100달러 미만인 세계에서 꼽히는 빈곤국가이다. 하지만 이들은 갖고 있는 자산이 많다. 아름다운 수도 아바나(Havana)와 주변 해변 그리고 야구와 정열적인 쿠반 음악(Cuban-music) 등이 있다.

미국 노인들의 신혼여행지가 어디였는가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쿠바라고 대답하곤 한다. 이들은 감상에 젖는 표정으로 “Beautiful”을 연발한다. 지금의 바하마(Bahamas), 자메이카(Jamaica), 칸쿤(Cancun)은 아바나가 봉쇄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각광 받은 휴양지가 되었다. 최근 미 정부의 여행자율화 조치로 쿠바 여행이 자유화되면 아바나가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도 있다.

플로리다 키웨스트(Key West)에는 미국의 최남단을 알리는 탑이 있는데 거기엔 ‘Cuba 90 Mile’이라는 표지가 있다. 그만큼 쿠바는 미국에서 가까운데 부산에서 대마도 보듯이 아득히 보이는 쿠바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미국에 거주하는 150만명의 쿠바 실향민의 미국판 통일각이다.

쿠바는 1492년부터 40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였고 1901년부터는 미국의 지배를 받다가 1959년부터 사회주의 국가로 독립되었다.


쿠바 관광의 현실

미국 여권에는 쿠바를 포함한 북한, 이라크 등 일부 국가 여행 때는 워싱턴 DC 소재 법무부에서 추천장을 받아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즉 쿠바는 원칙적으로 여행을 할 수 없는 지역이다.


그동안 무역, 변호사 의술 학술 예능계 관계자들은 멕시코시티를 우회하는 항공편으로 쿠바 여행이 제법 이루어지고 있었다. 남가주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정기노선은 아니지만 LAX 출발 아바나까지 ‘전세’(Charter)라는 이름이 붙은 비행기가 주 1회 왕복 운항이 되면서 드디어 쿠바의 출입이 제법 활발해지기 시작되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부분적으로 쿠바의 여행을 허락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쿠바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여행은 물론 미국 통신회사의 쿠바 내 사업면허 신청을 허용키로 하는 등 민간기업의 현지 진출도 부분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쿠바의 정기 항공노선 개설 문제를 연구해 보도록 관련부처에 지시했는데 현재 미국과 쿠바 사이에는 전세기만 부정기적으로 운항되고 있을 뿐 정기 항공노선은 없지만 향후 쿠바의 호응 정도에 따라 정기 항공편의 개설 쪽으로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러한 조치는 1959년 쿠바의 공산화 이후 미국의 금수조치로 외부 세계와 고립된 쿠바에 정보의 유출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쿠바의 민주화를 유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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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시 전경.


경제난 불구 음악과 스페인 풍물 등‘여유’


아바나의 명동 스페인광장 볼거리
한인 이민 4~5세들 뿌리 내리기도


독특한 관광자원

그동안 공식적으로 광고를 포함한 쿠바 관광에 대한 홍보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쿠바 방문은 관광이 아닌 이 지역의 건강을 위한 휴양 방문이나 예술 체육 분야의 학술 및 세미나 참여 등으로 포장되어 이뤄졌다.

쿠바의 3가지 관광 특산물을 꼽으면 건강, 나이트 라이프(night life), 다이빙(diving)이다. 건기의 쿠바 기후는 적당한 기온과 습도로 환자 요양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조건으로 평가되고 공해가 전혀 없는 청정 지역이며 당뇨, 안질 착색 망막염, 야맹증, 신경조직 치료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후 요법, 목욕 요법, 해양 요법, 식물 요법, 등이 잘 개발되어 있으며 온천수와 미네랄이 풍부한 물과 수없이 많은 약초 등으로 소위 대체의료계의 세계적 거목이다. 시계 40m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철 섭씨 24도 수온의 연록색 바다는 스쿠버다이버의 천국을 만들어주며 수경을 쓰고 들여다보는 바다는 열대어 어항 그대로 이다.

또한 전 세계를 들썩들썩하게 만든 열풍의 살사(salsa) 음악은 2/4 박자 빠른 템포(tempo)의 봉고, 콩가, 마라카스, 기로, 팀바 등의 타악기(percussion)와 피아노 트럼핏 등이 합쳐진 유럽과 라틴 음악의 혼성체 아프로-쿠반 리듬(Afro-Cuban rhythm)이 기본형으로 쿠바 음악의 거장 퍼레즈 프라도에 의하여 유행하기 시작한 럼바(rumba), 맘보(mambo), 차차(chacha), 머랑게(maringue)로 이어지면서 발전된 음악이다.

공산주의로 문을 굳게 닫았던 쿠바는 지난 1997년부터 ‘Buena Vista Social Club’이 40년 만에 다시 문을 열자 전 세계 쿠바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게 된다. 그간 전 세계 음악은 전자 디지털 음악으로 변하였지만 40년간 암흑기로 있던 쿠바는 전혀 발전이 되지 않은 순수음악을 듣게 되자 현대 전자음악에 질려 있던 복고 지향형 음악 매니아들로부터 엄청난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쿠바의 음악은 현재 발전되지 않은 순수 악기의 자연음을 발산하는 ‘Natural Live Music’을 고집한다. 덕분에 아바나의 밤 문화는 세계 최고의 화려함을 자랑한다. 특히 ‘Tropicana Show’는 파리의 물랑루즈 쇼와 함께 세계 2대 명쇼로 인정받고 있는데 코코넛 정글(coconut jungle)을 이용한 자연 그대로 정면과 좌우편 무대에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공연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쿠바의 명물이다.

그동안 쿠바는 월드 살사 페스티벌(World Salsa Festival) 등을 주최하면서 이 대회에 참여하는 등을 이용해 관광객을 모집했다. 매년 봄철에 열리는 살사축제에는 전 세계 100만 인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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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전설적인 갱스터 알 카포네가 소유했던 별장. 지금은 유명 관광지로 변해 있다.


50년 전으로 돌아간 듯

도착하여 보면 많은 사람들이 놀란다.

공산주의 국가의 폐쇄성이나 경직성을 찾아볼 수 없고 넉넉하지는 못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밤마다 음악이 넘쳐흐르는 여유를 보여준다 11만㎦ 면적에 1,100만의 인구인 쿠바는 월급이 250페소.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는 이유는 공산주의답게 의식주가 모두 해결되기 때문이다. 3㎞마다 병원이 있고 큰 수술을 제외한 모든 비용이 무료 이며 대학까지 학비가 면제되며 의료 수준은 중남미 국가가 유학을 보낼 만큼 잘 발달되어 있다.

관광 대국을 꿈꾸는 국가인 관계로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만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 공산국가인지라 호텔에 부부나 연인 등 이성과 투숙은 가능하지만 외부 이성의 출입은 절대 안 된다.

일단 이곳에 도착하면 타임머신(time machine)을 타고 195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한다. 1950년대 미국의 클래식 카(classic car)가 활주하는 거리는 옛 스페인의 유적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유럽의 냄새가 물씬하며 헤밍웨이가 거주하였던 집, 힘의 궁전으로부터 해안까지 수마일에 달하는 대리석 산책로 ‘El Vaceo de Vararo’가 있다.
밤 9시면 아바나 입구 언덕에 적함을 대적할 거대한 ‘El Morro’ 포대는 스페인 옛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구식 대포를 실제 바다에 대고 발사한다.

수많은 스페니시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들이 눈에 띈다. ‘Cannon Castillo, del Morro’와 성채 성당 등의 고전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아바나의 명동 스페인 광장은 도시 중앙(centro)에 자리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며 세계 최고인 아바나비치(Havana Beach)에서의 추억은 평생 자랑거리로 남는다.

골프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Varadaro’ 등 여러 개의 컨트리클럽이 있으며 캐디가 골프백을 들어준다.

이곳에도 한민족이 살고 있다.

일제 때 멕시코 에니깽 농장에 취업을 하고 해산되면서 36세대가 쿠바에 정착하였고 한국 휴전 후 포로석방으로 살고 있는 교민들이 있는데 지금 4~5세대 째로 사는데 3대가 되면서부터 한국 사람 전부가 친척이 되면서 4대 때부터는 혼혈결혼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북한이 운영했던 모란봉 식당이 있었는데 사업부진으로 현재는 쿠바 식당으로 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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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95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아바나의 거리.

여행 비용

쿠바 방문 비용은 아직 정확하게 환산하기 힘들다.

LA에서 운행되는 전세 비행기의 요금은 그 때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얼마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보통 왕복 700달러 선에서 왕복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을 알려지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5시간 정도가 걸린다.

쿠바 비자 신청은 7~10일 정도 걸리며 비용은 60달러 선.

쿠바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방문객 카드(tourist card, 15 쿠바페소, 1페소=1.08달러)를 구입해야 한다. 또 출국할 때 25쿠바 페소를 지불해야 한다.

쿠바의 호텔 등급은 미국보다 1등급 정도 낮은 것으로 보면 된다. 숙박 및 식당 요금은 매우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광객의 경우 요금이 따로 책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비용은 1박당 100달러 정도된다.

렌터카 및 휴대폰 렌트도 가능하며 이곳에서 구입한 100달러 상당의 시가는 미국에 통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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