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 피부로 느껴지는 주택시장의 변화

2009-04-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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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고 새우는 4월의 마지막 날이다. 일년내내 상하(常夏)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이다 보니 4월이 가는지 5월이 오는지도 모르고 지내지만, 그래도 4월이면 어느 사이에 한 여름을 느낄 정도로 날이 뜨거워져 있어야 ‘아 로스앤젤레스구나’하고 현재의 위치감을 느끼게 되는데, 올해의 4월은 이상하게도 한참 겨울이었다. 비도 자주 오고, 구름도 자주 끼어서 날씨가 예전 같지 못하다보니 우리가 느끼는 일반서민 경제에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은 4월이었다. 그 4월이 어김없이 지나가고 있다.

드디어 주택시장의 변화가 오기 시작함을 느낀다. 분명히 주택시장이 바뀌고 있다. 제가 주택시장의 성장과 둔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일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아주 간단하고 극히 피부적이며 직접적인 수치를 이용한다.

특히 단기적인 3개월간의 변화는 거의 90% 이상의 정확성을 드릴 수 있으며, 특히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즐겨 기준으로 잡는 여러 경제선행지수들은 설명하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려워서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만 읽고 마는 경우와는 달리 지극히 정상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것이니 많은 참조 있으시기 바란다.


제가 기준으로 삼는 지역은 우리 한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발렌시아의 스티븐슨랜치 지역인데, 공기 좋고 깨끗한 곳으로 학군과 안전으로 한인들도 많이 살고 계시는 백인동네로, 총 주택수는 3,200채로 타운하우스부터 대형 고급주택까지 골고루 멋지게 분포해 있는 지역이다.

더 이상 주택이 지어질 여지가 없어서 지수 기준으로 삼기가 참 편리한 지역이며, 이 지역을 기준으로 LA 전체 지역, 또는 캘리포니아, 크게 봐서 미국 전체 주택시장을 비교하여 분석해 보면, 그 결과는 그리 많이 틀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스티븐슨랜치에서, 한참 주택시장이 뜨거울 때에는 주택시장에 일평균 25채 정도만 있었고 한참 주택시장이 얼어붙어 있던 2007년부터 2008년에는 일평균 150채를 기록하였다. 물론 아무리 최악의 상황에도 160채를 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2009년을 들어서면서 주택시장의 매물이 줄어들면서 일평균 80채에서 90채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어서 서서히 주택시장의 회복 기미가 보일 것이라고 몇 달 전 칼럼에서 한번 일러드린 바가 있다.

드디어 4월 하순으로 들면서 이 곳, 스티븐슨랜치의 현 주택시장의 매물수가 66채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현재 에스크로에 들어가 있는, 즉 매매가 진행중인 매물수가 56채이며 3월 중에 매매를 마친 매물수보다 4월 중에 매매를 마친 매물수가 2배를 넘는다.

특히, 3월 중 매매를 마친 매물 가운데 일반매물, 즉 숏세일이나 은행차압 매물이 아닌 정상매물이 25%정도를 차지하였는데, 4월에 끝난 매물 중 정상매물은 그의 배에 가까운 48%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에스크로중인 매물에서도 정상매물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매물수도, 팔리지 않은 집을 집주인이 거두어들인 바람에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매매 결과 줄어든 것이니, 모든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은 틀림이 없다.

지금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을 살펴보면, 가격이 50만달러대 미만의 일반주택과 30만달러대에 살 수 있는 타운하우스 매물은 여전히 숏세일과 은행차압 매물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60만~100만달러대의 중대형 고급주택은 오히려 정상매물이 상당히 많이 나와서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점이 상당히 특이할 만한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실수요자 중심의 이 지역에서 드디어 숏세일과 은행차압 매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가고 있으며, 여전히 숏세일과 은행매물의 인기가 높다는 사실과, 정상적인 매물의 가격이 숏세일과 은행매물 가격과 비슷한 가격, 혹은 조금 높은 정도의 가격의 활발하게 매매가 진행중이라는 사실, 그리고 주택시장의 주택가격 하락이 비록 신문지상에는 지난해 대비 12% 정도 떨어졌으며, 여전히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리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 바로 눈앞에서 만져지는 주택시장의 열기는 이와는 달리 머지않아 바로 온기가 느껴질 수 있는 분위기이다. 4월의 서늘한 이상기온을 벗어나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LA의 5월처럼, 서서히 달아오를 준비를 하는 느낌이 무지무지 강한 4월의 마지막 날이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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