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0여년전 하버드대 천체망원경 운반했던 길

2009-04-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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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 명산을 찾아서- 마운틴 윌슨 트레일 (Mt. Wilson Trail, San Gabriel Mountains)

100여년전 하버드대 천체망원경 운반했던 길

중간 지점인 오차드 캠프에서 휴식하는 산행인들.

100여년전 하버드대 천체망원경 운반했던 길

마운틴 윌슨 등반 도중 펼쳐지는 풍광은 오래 기억에 간직된다.

■Mt. Wilson Trail

거리 15마일
소요시간 8시간
등반고도 4,740피트
난이도 5(최고 5)
시즌 10월~5월
추천등급 4(최고 5)


마운틴 윌슨으로 올라가는 여러 루트 중 가장 클래식한 산행이 되는 이 등산로는 1864년에 LA의 정치인이던 벤자민 윌슨(Benjamin Wilson)이 벌목한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개브리엘리노(Gabrielino) 인디언들이 다니던 길을 확장해서 만들었다.


1889년 하버드 대학에서 보내온 천체 망원경이 이 길을 통해 산 위로 운반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천문대 건립과 부수적인 관광시설 개발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1908년에는 근처의 알타디나(Altadena)에서 시작되는 윌슨 톨 로드(Mt. Wilson Toll Road)를 새로 개설하여 당시 최대 규모인 60인치 망원경을 장착한 천문대가 건설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얻게 된다.

등산이 대중적인 레저였던 1900년대 초반에는 매 주말 LA로부터 수백 명의 산행인들이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당시에는 전차를 타고 시에라마드레(Sierra Madre) 역에 도착한 후 걷거나 말, 당나귀를 타고 산을 올라야 했다. 산행이 만만치 않아서 이틀 일정으로 윌슨 정상의 캠프장 혹은 중간의 오차드 캠프(Ochard Camp)에서 숙박을 하고 내려오곤 했는데 먼저 올라간 팀이 봉화를 피워서 아래편의 일행에게 안전하게 도착했음을 알렸다고 한다.

초반 2마일가량 리틀 샌타애니타 계곡(Little Santa Anita Canyon)을 따라 꾸준히 올라가다 보면 홍수 조절용으로 건설된 샌타애니타 댐이 보인다. 개방된 계곡과 떡갈나무 숲을 지나 3.5마일 지점에 중간 기착지인 오차드 캠프에 도착한다. 무리 없는 산행을 즐기려면 오차드 캠프에서 휴식을 취하고 내려가도록 한다.

윌슨 정상을 목표로 한다면 맨자니타 리지(Manzanita Ridge)까지 2마일의 급경사를 더 올라가 윈터 크릭(Winter Creek)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쳐지는 곳까지 간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0.5마일을 더 올라가면 앞서 언급되었던 윌슨 톨 로드와 만나게 된다. 이 지점은 마운틴 하버드(Mt. Harvard) 바로 아래편이다. 마운틴 윌슨보다 조금 낮은 마운틴 하버드는 안테나 구조물이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1892년에 하버드 대학 총장이 천문대 답사를 위해 방문했던 것을 계기로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비포장도로인 윌슨 톨 로드를 잠시 올라가면 안테나가 숲을 이룬 윌슨 산 정상이 보이는데 오른쪽으로 2개의 천문대도 모습을 드러낸다. 하버드 산으로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우측 숲속으로 계속 연결되는 등산로가 포장도로보다 빨리 오르는 지름길이다. 정상에는 스카이라인 팍(Skyline Park)이 있으며 천문대를 소개하는 작은 박물관도 개관되어 있다. 정상에 식당이나 매점은 없지만 식수를 받을 수 있는 수도가 있다. 또 오차드 캠프에서 0.5마일 아래에 있는 덱커 스프링(Decker Spring)의 바위 틈새로 흘러나오는 차가운 물도 안전한 식수로 알려져 있다.

<자료제공: 김인호 산악인>


■ 가는 길

LA 다운타운에서 210번 Fwy 동쪽으로 운전하여 볼드윈 애비뉴(Baldwin Ave.)에서 내린 후 북상하여 미라 몬티 애비뉴(Mira Monte Ave)에서 우회전한 후 마운틴 윌슨 트레일(Mt. Wilson Trail) 도로로 올라가면 등산로 사인이 나온다. 주차는 미라 몬티 애비뉴 선상에 있는 공원 앞에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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