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마더’,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
이창동 감독,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가 5월 13∼24일 열리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또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으며, 이창동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23일 오후(현지시간)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박쥐’는 경쟁 부문 20편에 포함돼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루게 된다.

‘박쥐’는 존경받던 신부 상현(송강호)이 흡혈귀가 되고 친구의 아내 태주(김옥빈)와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는 줄거리의 치정극으로,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후 두번째로 칸의 초청을 받았다. 배우 송강호는 2006년 감독주간에 올랐던 ‘괴물’, 2007년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던 ‘밀양’, 지난해 비경쟁부문에 초청받았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이어 4번째로 칸에 초청받았다.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2000년 ‘춘향뎐’(임권택), 2002년 ‘취화선’(임권택, 감독상 수상),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홍상수), 2005년 ‘극장전’(홍상수), 2007년 ‘밀양’(이창동)과 ‘숨’(김기덕)에 이어 ‘박쥐’가 8번째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비경쟁 부문에, ‘추격자’가 심야 상영 부문에 초청받았으나 공식 경쟁 부문에는 한 편도 진출하지 못했다.

이창동 감독은 이자벨 위페르가 이끄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에 포함됐다. 이탈리아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 터키 감독 누리 빌제 세일란, 미국 감독 제임스 그레이, 미국 배우 로빈 라이트 펜, 중국 배우 수치(서기,舒淇) 등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공식 경쟁 부문은 아니지만 영화의 미래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모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봉 감독은 지난해에도 옴니버스물 ‘도쿄!’로 이 부문에 초대받은 바 있다.

한편, 올해 ‘박쥐’와 황금종려상을 겨룰 경쟁 부문 작품들로는 유럽 영화들과 아시아 영화들이 많으며 칸의 단골손님들이 다시 칸을 찾게 됐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브래드 피트를 기용해 2차 세계대전을 그린 ‘인글로리어스 배스터즈(Inglourious Bastards)’와 리안(李安) 감독이 에밀 허시, 제프리 딘 모건과 함께 찍은, 1969년 우드스톡 록 페스티벌에 대한 영화 ‘테이킹 우드스톡(Taking Woodstock)’이 주요 경쟁작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페넬로페 크루즈의 ‘브로큰 임브레이시스(Broken Embraces)’, 제인 캠피온의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 켄 로치의 ‘루킹 포 에릭(Looking for Eric)’, 라스 폰 트리에의 ‘안티크라이스트(Antichrist)’ 등 칸이 사랑하는 감독들은 신작들로 다시 선택을 받았다.

아시아에서는 박찬욱ㆍ리안 감독 외에도 두치펑(두기봉ㆍ杜琪峰)의 ‘복수(Vengeance)’, 중국 로예(婁燁)의 ‘스프링 피버(Spring Fever), 필리핀 브리얀테 멘도사의 ‘키나테이(Kinatay)’가 초청받았다.

2006년 이후 강세를 보였던 할리우드는 경쟁ㆍ비경쟁 부문에서 두루 약해졌다. 샘 레이미의 ‘드래그 미 투 헬(Drag Me to Hellㆍ미드나잇 부문), 테리 길리엄 연출작이자 히스 레저의 유작인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비경쟁 부문)’ 정도가 초청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