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종업원 관리(2) 강점을 보라

2009-04-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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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에는 나와 육년을 같이 일하는 에릭이라는 종업원이 있다. 성실하고 자기가 맡은 일은 철저하게 끝을 내는 친구이다. 하지만 에릭은 굉장히 내성적이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가 않다. 그리고 우리 가게에 오기 전까지 이년 동안 일을 열 번 이상 바꾸었다고 했다.

처음 에릭을 인터뷰하던 날 나는 일은 잘 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성격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때 나는 그 친구의 강점보다는 약점을 품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넓은 마음으로 품어보자고 결심하고 같이 일을 하자고 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육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나는 에릭 때문에 가끔씩 마음고생을 하기도 하고 한번은 너무 화가 나서 그만 두게 한 일도 있었다. 그렇지만 에릭은 한 가게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우리 가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종업원이 되었다.

나는 그 친구와의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한가지 원칙을 세웠다. 그것은 강점을 보고 종업원을 고용하지 말고 약점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살피자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강점을 보고 사람을 쓰지만 조금 지나면 약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장의 입장에서는 그 약점을 감당 못하고 일을 그만두게 한다. 나도 식당을 시작하고 얼마간은 그렇게 사람을 썼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은 찾을 수도 없었고 너무 자주 종업원이 바뀌는 것이었다. 그리고 종업원이 자주 바뀌다 보니 가게로 보면 큰 손해가 되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한두 가지 약점은 있기 때문에 나는 각자의 약점을 내가 품고 갈 수 있는지 하는 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물론 정직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대한 의욕이 없는 종업원처럼 객관적으로 자질이 부족한 것까지 품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 종업원들의 약점은 사장이 느끼는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반대로 종업원을 해고할 때는 종업원의 강점만을 보려고 노력한다. 종업원을 해고하려고 할 때는 대부분의 경우 그 종업원의 약점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많은 경우 사장과 종업원 사이에 감정적인 갈등이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기도 힘들다. 이럴 때 나는 그 종업원의 강점과 잘하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손님들에게 너무나 친절하고 상냥한 종업원인데 자주 지각을 하는 친구가 있다. 여러 번 주의를 주었는데도 그 버릇은 고쳐지지를 않았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당장 해고하려 했지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그 친구는 지금도 손님들에게 가장 친절한 종업원인 동시에 지각대장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고 한두 가지 잘못하는 것은 그 종업원이 잘하는 것을 바라봄으로 품으라는 것이다. 참으로 식당을 경영하는 사장님들의 공통된 불만은 사람 때문에 힘들어서 장사를 못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오게 한데는 종업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종업원만을 찾는 식당경영자에게 그 원인이 있다. 한 사람의 숙련된 종업원은 사업의 큰 자산이고 나에게 돈을 벌어주는 중요한 존재이다. 완벽한 종업원을 찾지 말고 종업원의 강점을 바라보고 약점을 품는 완벽한 사장이 되도록 노력해라.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종업원을 쓸 때는 강점을 보기 보다는 약점을 품을 수 있는지 살펴라.
2. 해고를 하고 싶을 때는 강점을 보고 그 약함을 품도록 해라.
3. 완벽한 종업원은 없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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