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타인터뷰- 하원의원 역 벤 애플렉

2009-04-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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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개봉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스타인터뷰- 하원의원 역 벤 애플렉

벤 애플렉이 국방소위에서 미군 용역업체의 비리를 캐묻고 있다.

17일 개봉되는 정치 스릴러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평 영화 이야기 면)에서 섹스 스캔들에 휘말려든 미 연방 하원의원으로 나온 벤 애플렉(36)과의 인터뷰가 지난달 27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셔츠에 청바지 차림을 한 애플렉은 동안으로 활기차고 신선한 모습. 그는 질문에 유머를 섞어가며 자세하고 진지하게 답했는데 오스카 각본상을 받은 사람답게 매우 지적이었다. 제니퍼 로페스와 사귈 때 끊임없이 태블로이드에 올랐던 그가 얼마나 사실과 다르게 표현됐었던가 하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감독 되고서 연기의 중요성 더 깨달아”


-영화 촬영을 위해 백악관 비서실장 람 이매뉴엘 및 의원들을 만났다고 하는데 그들은 당신을 어떻게 도와주었는가.


▲내가 이매뉴엘을 만났을 때는 그가 비서실장이 되기 전이었다. 그와 함께 내가 만난 의원들은 모두 의회가 밖으로 왜곡되게 표현되고 있다면서 영화를 통해 자신들이 열심히 직무에 충실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이 알게 되기를 희망했다. 모두들 친절히 자신들의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 줬다.

-정치가들이 연루된 섹스스캔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정치가들은 야심이 많고 선망과 주시의 대상이며 또 권력을 쥐려고 하기 때문에 섹스 파트너를 여럿 가지고자 하는 사람들과 같이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것이 매스컴의 주시의 대상이 되면서 스캔들이 일어나면 크게 보도되곤 한다. 스캔들의 대상이 선생이나 소방서원이나 도서관 사서라면 그건 그들만의 일로 끝날 것이다.

-당신이 지금 미 대통령이라면 현 경제난국을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난 경제학자가 아니어서 명쾌한 답은 못 주겠지만 유럽 국가들을 문제 해결에 동참시켜야 한다. 현재 대통령이 이미 그 일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은행을 구제하는 것은 급선무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사람들이 투자도 하고 또 부동산 경기 침체도 풀릴 것이다. 현 경제위기는 세계적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의 경제 선진국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조율해야 할 것이다.

-당신은 감독이 된 이래로 자기 연기에 어떤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감독을 하면서 글쓰기와 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공장에서 제품의 한 부분만 만드는 사람은 자기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일지 모르나 제품 전체를 만들 때야 비로소 그 물건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감독을 하고 나서야 연기에 중요성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 확실히 연기에 대한 나의 접근방식이 달라졌다. 또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훌륭한 사람들과 일할 때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 나는 러셀 크로우와 헬렌 미렌 및 로빈 라이트 펜 등과 같은 뛰어난 연기자들과 함께 일함으로써 보다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신문사의 편집국장인 헬렌 미렌은 기자인 러셀 크로우에게 “헤드라인 감 기사를 내 놓으라”고 다그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문은 진실로 믿을 수 있는 소스였으나 지금은 블로그 세상이다. 그리고 신문은 팔아먹는 데만 전념하고 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신문은 인터넷에 의해 밀려나고 있다. 변화의 시기다. 어쩌면 이 영화가 신문사를 배경으로 한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 블로그가 미디어를 점령하고 있는데 아직은 그것이 어떤 모양으로 미디어를 대변할지 판결이 나진 않았다. 그러나 변화는 불가피한데 그것은 겁나는 일이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까닭도 바로 이런 도전적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최근 둘째 딸을 낳고 가정에 어떤 변화가 왔는가(애플렉과 배우인 아내 제니퍼 가너는 지난 1월6일 딸 세라피나 로즈 엘리를 낳았다).

▲만사가 좋다. 가족은 모두 건강하다. 요즘처럼 어려운 때에 나는 매일 같이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가를 느끼며 산다.

-아내가 사랑 받는다고 느끼도록 어떤 특별한 일이라도 하는가.

▲그런 걸 해야 되는가. 나는 아내를 예술가이자 인간으로서 크게 존경한다. 그는 정말로 훌륭하고 지적이며 또 윤리도덕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다.

-당신은 오바마의 지지자였는데 그의 취임 후 2개월간의 업적을 어떻게 보는가.

▲나는 그가 하는 일을 믿는다. 그처럼 어려운 때에 대통령이 된 사람도 보기 드물다. 따라서 그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러나 2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 그가 대체적으로 일을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당신이 출연하는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 영화를 만든 이후 내 기준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배우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알찬 주제이다. 여러분들과 함께 인터넷과 미디어 그리고 정치와 저널리즘의 진로 같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가 몇이나 되는가.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내가 나온 그 어느 영화보다 훨씬 더 큰 비중의 주제를 지닌 영화다. 다시 한 번 각본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은 소년이나 다름없었다. 소년에서 진짜 남자가 되는 데는 무엇이 필요한가.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에 관한 것들을 하나씩 배워간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보다 공명하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주는 것들을 찾고 경험하기를 배우는 것이다. 때로 이런 것들은 영화를 만드는 것 외곽에서 찾게 된다.

“내 삶의 우선순위는 가족 그리고 보다 나은 변화 위해 세상에 무언가 돌려주는 것”


-당신 삶에서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첫째 가족이고 다음은 일이다. 그리고 보다 나은 변화를 위해 세상에 무언가를 되돌려주는 것이다.

-러셀 크로우는 때로 다루기가 힘든데 그와 일한 경험은.

▲우리는 함께 잘 지냈다. 영화에서 우린 오랜 친구로 나와 상호 친밀감을 지니려고 서로 함께 보다 많은 시간을 가지고 또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그를 어느 정도 알게 됐다. 그와의 경험은 즐거웠고 나는 그를 대단히 존경한다.

“러셀 크로우·헬렌 미렌 등 뛰어난 배우들과 함께 해 더 좋은 연기 할 수 있었다”

-영화도 신문처럼 암울한 미래를 맞을 것으로 보는가.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사회적 일이어서 신문과는 다르다. 군중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느끼는 일은 극장에서 밖에 경험할 수 없다. 그러나 각종 디지털 매체가 확산되면서 언젠가는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수가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영화가 신문과 같은 운명을 맞지 않게 되기를 희망할 뿐이다.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가.

▲내 몫은 최선을 다해 한다.

-다음에 감독할 영화에 대해서 말해 달라.

▲확정되진 않았지만 제목은 ‘타운’(The Town)이다. 실화가 바탕으로 보스턴의 작은 서민동네 찰스타운에 사는 일단의 남자들이 현금 호송차를 터는 얘기다. 나도 나오는데 액션 영화라기보다 사실적인 영화로 만들 것이다. 영화를 위해 교도소와 미연방수사국 등을 방문, 열심히 조사했다. 앞으로도 감독은 계속할 것이다.

-영화의 원작인 BBC-TV의 시리즈를 봤는가.

▲내 역을 맡은 사람의 연기와 나를 비교하고 또 그 것을 모방할까 봐 두려워 안 봤다. 영화 개봉 후 DVD를 사서 보겠다.

-당신은 아프리카인들이 겪는 고통에 관해 기록영화를 만들었는데 그에 대해 말해 달라.

▲동부 콩고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죽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내가 아는 주위의 사람들이 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것에 경악, 이 문제에 대해 관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나는 현재 세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첫째는 해외에 파견된 우리 군을 지원하는 ‘감사 작전’이요 다음은 미국의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미국 먹이기’이며 마지막이 동부 콩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간적인 위기를 경감시키는 것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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