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급 늘고 아파트 렌트 ‘뚝’ 수요 줄어

2009-04-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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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근접해 숨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남가주 지역의 아파트 렌트는 지난해 제자리 수준이거나 소폭 하락을 기록했고, 올해도 유사한 상황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리스협상을 할 수 있는 시장상황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용으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건물주 입장에서는 늘어난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발표된 USC 러스크부동산센터의 2009년 캐스덴 부동산 경기 전망은 올해 남가주 아파트 시장은 2008년 대거 공급된 신축물량과 미판매 콘도나 단독주택이 다시 렌트시장에 나오면서 공실률이 올라가고 렌트인상은 억제되는 시장이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LA와 OC의 세부지역을 바탕으로 아파트 시장을 분석해 봤다.


신축 물량 쏟아지고
미분양 콘도·주택 임대 전환
작년 4만여가구 빠져나가
LA카운티 공실률 10% 육박
임대료 평균 3.8% 떨어져


◇LA카운티=100만유닛 이상의 아파트가 임대되고 있는 LA카운티 아파트 시장은 2008년 세입자들의 점유율이 4.7% 줄어든 92.2%를 기록했다. LA카운티 아파트 점유율은 2007년 96%를 넘어설 정도로 이사에 따른 단기 공실률을 제외하면 실제 점유율은 100%에 가까웠다.


최대 점유율이 유지된 지역은 롱비치로 94.5%였고, LA시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한 인타운(Intown)의 점유율은 85.5%로 전년대비 11.1%나 급락했다.
LA카운티 아파트 시장수요 급감의 원인은 빠져나간 가구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LA카운티에서 빠져 나간 아파트 임대 가구수는 4만890유닛으로 2007년 순유입된 210유닛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뤘다. 특히 이런 유출의 43%는 10~12월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2003년과 2007년 사이 LA카운티에 순유입된 가구수는 2만9000유닛에 달했다.

LA카운티 11개 세부 부동산 시장 모두에서 렌트 가구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중 할리웃이 7,130유닛으로 가장 심했으며, 샌타클라리타밸리는 1,020유닛으로 가장 낮은 수준의 유출을 기록했다.

LA카운티 렌트 수요는 경기위축 및 실업률 확대와 함께 감소하고 있다. 2009년 2월 LA카운티 실업률은 10.9%로 주실업률 10.5%를 초과한 상태다.
단독주택이나 콘도가 렌트용으로 전환되면서 수요가 늘어나 비슷한 수준의 렌트를 요구하는 임대용 주택들과 세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일부 세입자들은 낮은 모기지 이자율과 주택중간가의 감소로 차라리 주택구입에 나서기도 했다.

LA카운티에서는 지난해 20년간 최대 수준의 물량이 공급됐으며, 공급량 증가와 감소된 수요는 렌트 호가 인하 압력으로 작용해 동일 아파트의 렌트 변동은 지난해 대비 -3.8%를 기록했다.

2008년 LA카운티 도심지역 렌트는 평균 1,580달러였다.

2008년 완공된 아파트는 7,500채 이상으로 남가주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1월 기준 7,400채의 공사가 진행중이고, 이중 5,541 유닛은 올해 중 추가 공급이 예상된다. 이 또한 남가주 전체 건설물량의 44%로, 대부분은 인타운, 할리웃, 샌퍼난도밸리 지역에 밀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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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한 LA카운티 인타운 지역은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 공급에 반해 세입자 가구수가 감소하면서 11%에 달하는 점유율 감소를 기록했다.


△인타운(Intown)=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한인타운 지역과의 접점까지를 포함하는 인타운은 5,720유닛이 감소했으며, 점유율은 85.5%로 11.5% 떨어졌다. 동일아파트 렌트도 3.8% 내려갔으며, 평균 렌트는 13.8% 증가한 1,836달러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만 지난해 2,491유닛이 공급돼 LA카운티 공급물량의 3분의1을 차지했다. 2009년중 13개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1,237유닛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할리웃= 행콕팍, 로스펠리츠, 실버레익, 노스할리웃, 팍라브레아, 스튜디오시티, 유니버설시티, 톨루카 레익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2008년 7,130유닛이 감소했다. 점유율은 3.7% 내려간 92.4%였으며, 평균렌트는 5.8% 감소한 1,704달러를 기록했다. 동일 아파트 렌트 변동률은 -8.1%였다. 이 지역엔 2009년 추가로 2,051유닛이 공급될 예정이다.

△웨스트LA= 베벌리힐스, 브렌트우드, 웨스트우드, 웨스트할리웃, 샌타모니카, 퍼시픽 팰리세이즈, 말리부, 마리나 델레이, 베니스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월렌트는 2008년 평균 2,234달러로 가장 높았지만, 전년대비 3.3% 감소했다. 2008년 4,960유닛이 빠져나가면서 점유율은 4.4% 감소한 92.6%를 기록했다.

△사우스베이= 2008년 순손실 3,370유닛으로 점유율은 4.6% 감소한 93%를 기록했다. 2,050 유닛의 세입자 가구가 줄었고, 렌트는 1.2% 오른 1,648달러를 기록했다.

△롱비치= 2,270유닛이 빠져 나갔으나 물량공급이 제한되면서 점유율은 94.5%를 유지했고, 렌트는 전년대비 2.8%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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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비치는 LA카운티 중 신규 아파트 물량 공급이 적었던 지역으로 점유율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트라이시티= 버뱅크, 글렌데일, 패사디나를 묶는 이 지역에선 지난해 4,220유닛의 가구가 빠져나가면서 점유율은 3.5% 감소한 94.2%를 기록했다. 월평균 렌트는 1,732달러였으며, 동일 아파트 렌트 변동률은 +0.85%로 소폭 증가를 기록했다.

△샌퍼난도밸리= 4,690유닛이 2008년 빠져나가면서 점유율은 4.3% 내려간 92.7%를 기록했다. 평균렌트는 3.7% 감소한 1,443달러였다. 2008년 1,700유닛이 공급됐으며, 2009년 1,437유닛이 추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샌타클라리타밸리= 순유출 가구수가 가장 적은 1,020유닛을 기록했으나, 점유율은 5.7% 감소한 90.75%를 기록했다. 단독주택이 렌트용으로 많이 나오면서, 평균 렌트는 5.3% 감소한 1,406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이스트LA, 샌개브리엘밸리= 이 지역은 대부분 단독주택지역으로 샌개브리엘은 렌트가 감소한 반면 이스트LA는 렌트가 올랐다. 샌개브리엘밸리 점유율은 4.3% 준 93.2%였으며, 평균 렌트는 1,262달러로 2.2% 줄었다. 이스트LA는 렌트가 오히려 6% 오른 1,288달러를 기록했으며, 점유율은 2% 감소한 94.2%에 달했다.

△앤틸로프밸리= 랭캐스터와 팜데일을 포함하는 LA카운티 북쪽 지역으로, 1,310유닛이 순유출됐다. 점유율도 6.9% 감소했으나, 렌트는 3.7% 하락한 902달러로 LA카운티내 가장 낮은 렌트 시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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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줄며 렌트 수요 감소로 OC도 타격

신규 물량 쏟아진 어바인·헌팅턴비치 급락
올 5천가구 공급·실업률 증가로 약세 예상


◇오렌지카운티= OC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분야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으면서 실업률이 크게 상승했다. 2008년 6만1,000개 이상의 일자리 감소하면서 아파트 수요를 감소시켰다. 렌트를 하던 총 3,240유닛의 가구가 빠져나갔고, 애나하임은 1,010유닛이 이사 나가면서 가장 순손실이 컸다. 헌팅턴비치에서도 890유닛의 아파트 세입 가구가 줄었다. 반면 어바인만 예외적으로 670유닛의 가구가 순유입됐다.

2008년 아파트 공급물량은 2,700유닛으로 10개 세부 지역 중 4개 마켓에서만 집중적으로 물량이 증가했으며, 대부분 어바인과 헌팅턴비치에 집중됐다. 지난해 어바인엔 1,101유닛, 헌팅턴비치엔 890유닛이 늘어났다. 공급량 증가 및 순 세입자 가구 유출로 점유율도 2.6% 내려간 93.6%를 기록했다. OC는 세입자 가구수 손실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전국 평균인 92.2%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점유율이 높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아파트 렌트가 저렴한 부에나팍으로 95.1%를 기록했다. OC 평균 렌트는 1,531달러로 전년대비 1.2% 감소했으며, 동일 아파트의 렌트는 -1.9%를 기록했다.

2009년 OC에서는 지난해 두배 이상의 물량인 4,839유닛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가로 실업률이 올라가면서 올해도 역시 건물주에겐 렌트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랜드엠파이어= 2008년 10년래 최대의 공실률 증가를 보였고, 렌트도 4%나 떨어졌다. 2009년에도 공실률 상승에 따라 렌트도 최소 1%이상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2010년에도 추가로 비즈니스 이전 전망이 좋지 않아 아파트 수요도 약할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고= 2008년 점유율이 95% 수준을 유지하면서, 렌트도 1% 올라갔다. 군기지와 생명공학업체, IT업체 및 대학가 수요로 아파트 시장이 유지됐다. 샌디에고는 전국적으로 가장 건강한 아파트 시장으로 향후 2년간 추가로 1% 이상의 렌트 인상이 예상된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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