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남자, 자유로운 듯 기품있게

2009-04-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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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헤미안 댄디 룩’ 이 뜬다

내 남자, 자유로운 듯 기품있게

보헤미안 댄디 룩 핵심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클래식한 듯 자유로운 캐주얼인 듯 한 절묘한 코디에 있다. 카키 면 바지에 포멀한 재킷을 매치하고 행커치프까지 꽂으면 멋진 보헤미안 댄디 룩을 완성할 수 있다.

내 남자, 자유로운 듯 기품있게

드라마‘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멋진 보헤미안 댄디 룩을 선보이는 배우 정겨운. 캐주얼에도 이렇게 실크 스카프 한 장이면 자유로운 듯, 클래식한 듯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한 남자의 패션은 그 남자의 꽤 많은 것을 말해준다. 물론 한 여자의 옷 입는 방법 역시 그 여자의 여러 단면들을 조근조근 말해주는 것이 사실이나 남성만큼은 아니다. 여성 패션 아이템은 남성 패션보다 다양할 뿐더러, 때론 자신의 성격과 전혀 상관없이 파격적으로 혹은 어울리지 않게 보수적으로 하루쯤을 코디하는 경우가 워낙 빈번한 지라 그날 하루의 패션만으로 한 여자의 영혼까지 알아버렸다고 단정짓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 패션으로 시선을 이동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워낙 한정된 아이템(고작 입을 수 있는게 아랫도리, 윗도리 몇 가지 뿐이니 말이다)으로 패션을 결정해야 하는 데다 아직까지는 여성에게보다 관대하지 않은 남성 패션에 대한 사회적 시선까지 고려해야 하니 사실 단조롭다 못해 ‘그 타령이 그 타령’으로 보이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리 21세기 LA 한복판이라 하더라도 너무 패셔너블한 남성들은 ‘날나리’라는 인상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그 ‘패셔너블’이라는 컨셉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조차 고민스러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이론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 한인 남성들을 봐도 크게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 싶다. ‘저 남자 참 센스 있는데’라고 평가할 수 있는 남성은 1년에 두어 차례도 만나기 힘든 걸 보면 말이다. 그저 ‘어휴, 저렇게라도 튀고 싶은 게지’라든가 혹은 명품으로 휘감고 기름 독에 빠졌다 나온 것처럼 보이거나, 그도 아니면 얼굴은 분명 쉰이 낼 모레는 되봄직 한데 하고 있는 패션은 20대의 빈티지 패션을 흉내내, ‘눈 버렸네’ 소리 절로 나와 보고 있는 것조차 민망할 정도의 남성들도 허다하다. 이렇게 제대로 입기 결코 만만치 않은 남성패션이 올해는 더 난감해지고 까다로워졌다. 이름하여 ‘보헤미안 댄디 룩’이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댄디 룩과 보헤미안 컨셉이 결합된 올 봄 트렌드는 웬만큼 패션 감각이 없고서는 제대로 소화하기 쉽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최근 뜨는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의 배우 정겨운의 패션에 ‘필’꽂힌 이들이라면 한번쯤 열심히 공부해 도전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베스트와 쁘띠 스카프로 코디
타이트한 팬츠·재킷으로 완성



■보헤미안 댄디 룩 어때요?

요즘 TV 속 한국 남자 배우들의 옷차림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요 몇 년새 갑자기 확 늘어난 그들의 훈훈한 `기럭지’에 잔 근육 송송 잡힌 완벽 몸매의 젊은 배우들에게 뭘 걸쳐놓아도 멋있을 텐데 전문 스타일리스트들이 멋들어지게 입혀놓은 완벽 코디를 보고 있노라면 드라마 줄거리는 둘째 치고 그들의 패션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이다.

요즘 뜨는 배우들 중 ‘한 패션’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이는 단연 배우 정겨운이다.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최명길의 외아들로 나오는 그는 184cm의 훈훈한 키에 모델활동으로 다져진 조각 같은 몸매로 어떤 수트를 입혀놓아도 런웨이에서 이제 막 걸어나온 듯한 완벽 ‘포즈’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그가 드라마 속에서 입고 나오는 패션 컨셉은 ‘보헤미안 댄디 룩’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다. 좀체로 한벌 양복을 입지 않는 데다 타이를 매지 않고 대신 스카프로 적절하게 코디하는, 언뜻 자유로운 듯 보이지만 영국 신사처럼 기품을 잃지 않으니 말이다. 한때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커피 프린스’의 공유의 ‘댄디 룩’ 버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패션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그의 아름다운 몸매를 더 빛내주는 한치의 오차나 틈도 허용하지 않는 타이트한 팬츠와 재킷은 남성 패션에 있어 디자인이나 컬러보다 피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좋은 교과서다.

물론 이를 다시 말하면 ‘옷보다는 옷걸이’론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슬프지만 적나라한 현실을 알려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어떻게 입을까

이 보헤미안 댄디룩을 소화하기 위한 머스트 아이템은 베스트와 쁘띠 스카프. 물론 부연 설명을 하자면 몸에 확실하기 피팅되는 슬림 핏 셔츠와 브라운 컬러 옥스포드나 로퍼 슈즈도 한 켤레 장만해야 할 듯 싶고, 다가올 여름을 위해 화이트 컬러 리넨이나 면소재 팬츠도 있어야 할지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열거하려고 들자면 허리선 곱게 들어간 네이비 컬러 블레이저도 한 벌 있어야 하겠고 요즘 들어 한 뼘은 짧아진 재킷 소매 틈으로 확실하게 보이는 썩 괜찮은 시계도 하나 있어야 할 듯 싶다.

그렇다고 이를 다 살 수는 없는 노릇. 그렇다고 당신의 옷장에 있는 ‘아저씨 수트’로 `올 봄 보헤미안 댄디룩을 완성해 보세요’라는 거짓말은 더 더욱 못하지 싶다.

그래도 일단 분위기라도 흉내내려 든다면 슬림 핏 셔츠에 허리선이 꼭 맞게 들어간 베스트는 필수다.

그렇다고 베스트를 벨트까지 내려 입으면 곤란하다. 벨트가 보일 정도로 짧고 긴장감 있게 입는 것이 보헤미안 댄디 룩의 핵심이다.

그리고 컬러 매치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 한 벌 수트로 입는 것이 아닌 상하의 컬러를 다르게 매치해야 하므로 어떻게 팬츠와 재킷 컬러를 매치할 것인가에 골몰해야 한다. 화이트 팬츠에 네이비 블레이저 혹은 브라운 컬러 팬츠에 연한 세이지 컬러 재킷 등 언뜻 무신경한 듯 하면서도 컬러를 절묘하게 맞추는 것이 보해미안 댄디 룩의 완성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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