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과연 “이대로!” 라며 축배를 들어도 될까?

2009-04-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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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가뭄 끝의 단비처럼 좋은 소식이다. 올 1월에 단독주택 세일증가율이 100.8%다. 그러나 좋지 않은 소식도 같이 있다. 중간가 하락은 40.5%에 이른다. 주택매매에 걸리는 평균시간이 작년 1월 70.8일에서 49.9일 단축되었다. 팔리지 않고 있는 재고량 지표(CAR)는 16.6개월에서 6.7개월로 역시 많이 짧아졌다.

이유는 무엇일까? 갑자기 전체 경기가 좋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났을까? 따라서 사람들이 더 많이 돈을 벌고 쓰고,집도 사고팔고 그래서일까? 아니다.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왜냐하면 집값이 계속 상승하며 또한 매매량이 증가하는 마켓이 아니고 떨어진 가격의 주택들이 소화되고 있는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몸집 줄이기를 하고 있는 시장이다.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래 결려 이 몸집 줄이기가 끝날 것인가? 그에 맞춰 내 집 사기, 내 집 팔기를 저울질 해야 할 것이다.

2007~2008년도에 비해 많이 떨어진 가격 때문에 집이 많이 팔렸다. 사람들의 수입이 늘지 않거나 혹은 조금 줄더라도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난 것이다. 집 값 하락의 주요 원인은 은행매물 때문이다. 모든 주에서 매매의 30% 이상이 차압 이거나 은행소유이거나 차압직전의 숏세일이다. 팔면 목돈을 손에 쥐는 매매가 아니라 페이먼트를 못해서 고통스러운 가운데 은행에 뺏기는 집들이다.


많이 떨어진 집값과 30년 고정 모기지의 이자율이 5%를 조금 넘는 낮은 수준에서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의 주택 소유 능력을 59%, 즉 캘리포니아 주민 10가구 중 6가구는 집을 살 수 있다. 3~4년 전에는 19%, 작년 1월에도 38%에 지나지 않았다. 더불어 해마다 봄이면 세일이 증가한다. 주택경기가 형편없다던 2006~2007년에도 봄에는 반짝 집이 팔렸었다. 그러다 여름이 되며 풍선 바람 빠지듯이 푸욱 주저앉곤 한다.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른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집값도 떨어지고 이자율도 낮고 그만큼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늘었으니 집들을 많이 살까? 아니다. 그것은 단지 융자를 얻을 조건이 충분한 즉 오래 일해 온 안정된 직장, 정확히 세금보고 되어온 수입, 충분한 다운페이먼트 또한 좋은 신용기록의 준비된 바이어들만의 이야기이다.

그런 바이어가 우리 주위에 몇 퍼센트나 될까? 현금을 일시불로 주고 집을 사는 부동산 시스템이 아니다. 뭐니뭐니해도 은행에서 융자를 잘 내주어야지 마켓이 살아난다. 그래야 집을 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 융자 받기가 너무 힘들다.

부동산을 알아보기 전에 본인의 융자가 가능한지 그 액수는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알아보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나설 필요가 없다. “웬만하면, 적당히, 어떻게 이 정도면 되겠지”가 이제는 없다. 싸고도 좋은 집을 찾기 이전에 바이어가 먼저 할 일이다. 지금 집을 파는 사람들의 19.8%는 은행에 집을 빼앗긴 사람들이다. 이는 2007년의 6%에 비하면 거의 3배에 달한다. 실업률이 계속 증가하고 금융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숫자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이다.

아이들이 떠나거나 결혼 등의 가족사항 변동 때문에 집을 파는 사람들은 9.8%에서 11.1%로 미미하다. 반면에 은퇴하거나 더 좋은 지역, 더 좋은 집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각각 15.3%에서 11.5%, 17.5%에서 8.1%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급매물이 정상매물의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다.

지금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 집값이 떨어졌다니 바이어들은 지금 너도나도 집을 살 수 있을까? 또 셀러들은 집들이 많이 팔린다니 내 집도 덩달아 좋은 가격에 빨리 팔릴까? 현재로서는 둘 다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

보통 셀러들이 40만달러 이상 매물로 내놓는 같은 거리의 은행소유 집이 29만9,000달러에 나오니 일주일만에 오퍼가 30개 이상 몰리는 마켓이다. 결국 45만달러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 팔릴 것이다.


셀러들은 본인의 집 파는 이유를 곰곰이 잘 따져보고 4~5년 안에 결국 팔아야 될 집이면 능동적으로 가격을 시장가에 맞추어야 팔 수 있다. 에이전트도 조심스럽다. 셀러의 소중한 재산이다. 무조건 내리기만 할 수 없고 또한 그래서도 안된다. 마켓에 내놓고서 2주 내지는 한 달 가격으로 오퍼가 없을 경우에는 가격조정을 해야 팔릴 수 있는 마켓이다. 지금은 에이전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한 역동의 부동산 시장이다.

서니 김
<리맥스 부동산>

(818)952-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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