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5색 꽃바다, 환상의 나라로

2009-03-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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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스배드 봄 나들이

50에이커 꽃단지·공연·레고 만들기 등 다채


가족과 함께 주말 꽃구경을 떠나는 시즌이 시작됐다. 3월 말부터 5월 초는 남가주 곳곳에 야생화가 피어나고 가주에서 지난 10여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관광도시 칼스배드(Carlsbad)에서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꽃단지가 만개하면서 주말이면 만여명의 인파가 이곳 몰린다. 형형색색의 래너클러스가 언덕 들판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꽃단지. 마치 동화 속에나 등장하는 환상의 나라에 온 듯한 즐거운 착각 속에 빠지게 하는 칼스배드 꽃단지는 50에이커 규모로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게 퍼져 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꽃으로 뒤덮인 들판. 그야말로 모든 시름을 잊게 만드는 이곳으로 주말 나들이를 떠나자.


코앞에 보이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구릉 사이사이 난 꽃길을 걷는 기분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신이 그려놓은 듯한 주황빛, 노란빛, 빨간빛, 하얀빛 큼직한 래너클러스(Giant Tecolote Ranunculus) 꽃송이들의 생생한 꽃물결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탄성이 절로 난다.


가족 나들이 장소로 너무나 좋은데 매 주말마다 라이브 공연 등 특별행사가 이어진다. 이번 주말 토요일(28일)은 ‘키즈데이’ 행사가 열리는 날이었다. 아이들이 직접 해바라기씨를 심는 화분도 만들고, 이것저것 크래프트 행사에도 참여해 보는 어린이를 위한 날이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리는 행사에서는 정오 산타가 등장하는 눈놀이 놀이터가 개장되면서 절정에 이르게 된다. 맥도널드의 마스코트인 로널드 맥도널드가 등장하고 레고랜드에서 준비한 레고 만들기 테이블(LEGOLAND-Hands on Table)이 설치된다. 과학 어드벤처(Science Adven-tures) 행사가 이어지고 동물 풍선(Animal Balloons) 만들기 그리고 페이스페인팅, 어린이 안전 아이디 만들어주기 이벤트도 열린다.

이밖에도 4월부터 5월 개장 마지막 날까지 주말마다 다양한 행사가 열리므로 행사에 맞춰 방문시기를 정하는 것도 좋다. 달콤한 꽃향기가 물씬 풍기는 지그재그의 ‘스윗피 꽃 미로’, 멀리 보이는 바다 풍경, 털털 소리를 내면서 꽃 단지를 둘러보는 앤틱 트랙터 왜건, 최근 만들어진 장미 가든 역시 일반에게 공개된다.

꽃구경을 끝내고 아름다운 해변에 잘 만들어져 있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하이킹을 즐기면서 갈매기가 한가롭게 날갯짓 하는 백사장에서 조개껍질 줍기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의 평화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운 빌리지에는 각종 골동품 샵과 카페,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바로 옆에는 칼스배드 프리미엄 아웃릿 샤핑센터가 자리하고, 레고랜드, 소리 박물관도 근처에 있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1박2일 정도로 코스를 잡아 하루는 레고랜드에서 일정을 보내고 하룻밤 묵고, 다음날 꽃단지를 구경하는 스케줄로 여행 일정을 잡기에도 좋다.

칼스배드에서 3마일 정도 남행하면 가드너의 도시 엔시니타스를 만난다. 이 곳의 가장 중요한 산업이 꽃모종 업인데 도시 곳곳에 모종 화분을 판매하는 플라워 스탠드가 봄 향기를 풍기면서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곳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퀘일 보태니컬 가든(Quail Botanical Gardens). 노스카운티의 데스칸소 가든이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세계 각 지역에서 수입된 식물들이 15개 지역으로 구분되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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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래너클러스가 언덕 들판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꽃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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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배드 꽃단지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너무나 좋은데 매 주말마다 트랙터 타기 등 특별행사가 이어진다.


노란 꽃 카펫 끝없이 펼쳐 놓은듯

앤틸로프밸리 파피단지


온가족 들판길 나서면
봄바람 하늘하늘 꽃물결


캘리포니아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한 파피는 춘 3월이면 캘리포니아 들녘을 노랗게 물들인다.

앤틸로프밸리 랭커스터시에 있는 파피 보호구역(Antelope Valley California Poppy Reserve)에 꽃이 만개할 때는 그 경치가 말로 못 다할 만큼 아름답다. 파피는 캘리포니아 전 지역에서 자생하는 꽃인데 앤틸로프 밸리에는 토질과 기후가 모두 맞는지 특히 잘 된다.

들판에 구릉을 따라 노란색의 카펫을 깔아놓은 듯 피어있을 때 꽃구경도 할 겸 들판을 걸어보는 재미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랭캐스터 인근 파피꽃 보호구역의 관광객 센터는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올해는 파피꽃 개화가 ‘평균’(average)에 이를 것이라고 공원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지난 겨울 긴 가뭄이 계속되었다가 2월에 비가 다소 내려 파피 개화에 힘을 주었지만 온 들판을 뒤덮는 파피의 행렬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25일 현재 아직 들판을 뒤덮은 상태는 아니지만 관광객 센터 주변이나 피크닉 공간, 파킹랏 등에서 화려하게 활짝 핀 꽃들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으며, 곳곳에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는 곳도 있다.

야생화 시즌은 5월까지지만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피크시즌 시작은 다음 주 정도부터가 예상된다.

공원 시간 해질 때부터 해질녘까지. 관광객센터는 5월 중순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픈. 주차 자동차당 5달러.

관광객 센터 주소 15101 West Lancaster Rd. Lancaster, CA 93536
야생화 문의 (661)724-1180

가는 길

랭커스터의 14번 하이웨이에서 시작된다. 하이웨이에 있는 Avenue I 출구에서 내려서 서쪽 방향으로 가면 길 이름이 Lancaster Rd.로 바뀐다. 이 길을 따라 14마일을 가면 파피 보호 지역에 도착한다.

파킹랏에 차를 세우고 비지터센터 빌딩을 따라 걸으면서 파피를 감상하게 된다.

South Loop Trail을 따라 걸으면 트레일이 자동적으로 North Loop Trail로 이어지는데 도중에 Tehachpi Vista Point라고 하는 전망대를 지난다. 필히 들러서 구경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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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가 막 피어오르고 있는 앤틸로프 밸리 랭커스터의 양귀비 보호구역.


■칼스배드 꽃단지 안내

오픈시간: 주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5월10일까지).
입장료: 성인 10달러, 노인(60세 이상) 9달러, 어린이(3~10세) 5달러. 2세 이하 무료. 앤틱 트랙터 왜건 라이드: 성인 5달러, 3~10세 3달러. 파킹은 무료.
주소: 5704 Paseo Del Norte, Carlsbad, CA 92008
문의: (760)431-0352
웹사이트: www.theflower fields. com(온라인 티켓구매 가능)
가는 길: LA에서 5번을 타고 남쪽 방향으로 1시간30분 내려가면 Paloma Airport Road에서 내려 좌회전해 동쪽으로 향하면서 바로 만나는 Paseo Del Norte 길에서 좌회전하자마자 오른쪽에 주차장을 만난다. 이때 풍차가 보인다.

운전메모: 5번 사우스를 타고 가다보면 오션사이드를 만나기 전 7마일 전쯤에 오른쪽으로 비스타포인트(Vista Point)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바다와 여기 저기 뛰노는 다람쥐를 구경해도 좋다. 비스타포인트에서 다시 프리웨이를 타면 곧이어 휴식 공원도 나오는데 이곳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잠시 쉬어 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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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단지 바로 옆에는 칼스배드 프리미엄 아웃릿 샤핑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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