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칼럼- 뉴스타와 남문기가 만든 인지도 (하)

2009-03-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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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을 에이전트 선발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은 것은 고객의 재산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 때문이다. 만일 고객이 에스크로에 예치하라고 맡긴 돈을 단 하루라도 자신이 유용한다든지 아예 써버리고 잠적을 하는 식으로 부정직해서는 회사에 치명타가 된다. 물론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또 어떻게 해서라도 거래를 성사시켜 커미션을 받을 속셈으로 속이거나 셀러나 바이어의 고지 사항을 감추는 행위를 할 가능성도 철저하게 차단되어야 한다.

부동산중개업자에게는 한 개의 물건을 팔고 나서 받는 조그마한 커미션에 불과한 문제이지만 사업체 같은 경우는 고객에게는 온 가족의 미래와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옆길로 가는 얘기지만, 남자들의 세계에서 나이를 속이는 경우도 나는 무척 싫어한다. 몇 살 더 많은 사람과 터놓고 지내고 싶어 그러는가 보다 하고 애교로 봐 줄 수 있으나, 나이를 속이면 학교를 속이게 되고, 학교를 속이면 다른 것도 속이게 되는 거짓말의 악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떤 에이전트가 커미션을 통용되는 액수보다 많이 붙였다며 이렇게 자랑한 적이 있다. “이 손님은 나를 무조건 믿습니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합니다. 가격을 높이고 커미션을 많이 붙여도 괜찮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 ‘무조건 안된다’고 했다.

나는 즉시 커미션을 내리라고 명령에 가깝도록 지시했다. 그것이 설사 영원히 감춰질 수 있다 하여도 그를 믿고 맡긴 사람에게 할 도리가 아니다. 커미션이 적정한지의 여부에 대해서 물건을 사거나 판 사람은 결국 확인을 한다.

사실을 알았거나 혹은 의심이 갈 때 누가 다시 리스팅을 주겠는가? 그런 사람은 나중에 회사도 배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믿고 맡긴 사람에게 거짓을 하는 것은 두번 속인 일이 된다. 등 뒤에서 칼을 꽂는다는 말과 동일하다.

부지런함도 나는 우리 에이전트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 조직의 기강을 위해서는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

아침 8시 출근을 기본으로 하고, 늦어도 오전 9시까지 출근하지 못하겠다면 에이전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먹고 살 것을 저장해 둔 것도 아니고 누가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닌 데 왜 출근을 늦게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나는 열심히 일하지 않는 에이전트는 결국 고객들의 돈을 갈취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한 채의 집을 팔거나 사기 위해 얼마나 할 일이 많은가?

예컨대 고객에게 3곳의 집을 보여주기에 앞서 어떤 에이전트는 30곳의 집을 둘러보고, 또 다른 에이전트는 10곳을 둘러보았다고 치자.


두 에이전트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30곳의 집을 둘러보고 그 가운데 가장 조건이 좋은 3곳의 집을 보여준 에이전트가 나중에 평판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고객의 돈을 아껴주기 위해 혹은 더 풍성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고객들은 오래지 않아 안다. 고객은 좋은 집을 샀을 뿐만 아니라 돈을 번 셈이 된다.

반면 달랑 몇 집만 살펴보고 난 후 ‘이 집이 최고요!’하고 고객에게 제시한다면 고객은 모르는 가운데 주머니를 털린 셈이 된다. 에이전트가 부지런히 일하지 않는 것은 결국 고객을 갈취하는 것이다.

나는 요즘도 에이전트들을 교육시킬 때 “자신이 중개할 매물을 현장에 가서 직접 본 후 여러 가지 사실을 확인하고 팔면 ‘가슴’으로 파는 것이지만, 물건도 보지 않고 그냥 팔면 ‘입’으로 파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요즈음은 타주의 매물이나 한국의 매물도 많이 취급하는 편이다. 한국의 아파트나 오피스텔 투자용 땅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서 보든지 아니면 보고 온 에이전트와 동업(코업)을 하라고 권유한다.

매매를 중개할 때 손님만 보내서 결정하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래도 더 좋은 것은 에이전트가 직접 가서 모든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야 손님도 안심이 되고 에이전트 자신도 스스로 믿음직해서 마음이 편하다. 만약 그렇지 않고 서류에 의존해서 입으로만 팔고 나면 거래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항상 불안하다. 심지어는 거래가 종료된 후에도 고객들로부터 전화가 오면 덜컥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다.

능력이 있는 에이전트라면 게으름을 피울 틈이 없다. 게을러서는 좋은 값에 팔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살 때도 더 좋은 집을 사지 못한다.

고객을 위해 부지런하지 않은 것은 죄악이다. 행복하게도 나는 정직과 근면을 갖춘 많은 에이전트들을 선발하였기 때문에 오늘까지 함께 달려올 수 있었다. “저 친구는 다른 것은 몰라도 정말 부지런하다”는 그 말이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213)999-4989

www.newstarrealty.com
ceo@newstarreal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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