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감성 서비스

2009-03-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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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조금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 이십 년 동안 스타벅스처럼 빠르게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기업은 없었다. 시애틀에서 단지 4개의 매장으로 시작한 커피 전문점이 전세계에 몇 만개의 지점을 지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에는 여러 가지의 성공요인이 있다. 그 중에는 탁월한 커피의 품질, 세련되고 감각적인 실내장식, 어디에서도 똑같은 맛 등도 있지만 스타벅스가 성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감성을 자극하는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도했다는데 있다.

얼마 전 스타벅스에 가서 핫 초컬릿을 시켰다. 나는 크림을 좋아하지 않기에 주문을 하면서 그것은 빼달라고 말했다. 주문을 받는 종업원은 친절하게 내 이름을 묻고 그것을 컵에 썼다. 잠시 후 내가 주문한 핫 초컬릿이 나왔는데 크림이 있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것을 만든 종업원은 컵에 쓰여진 내 이름을 부르면서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다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덤으로 다른 음료를 주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을 했고 기분 좋게 그 가게를 나오게 되었다.


여기서 내가 주목한 것은 이런 서비스가 단지 그 종업원이 친절해서가 아니라 스타벅스에서 지켜오는 감성 서비스의 한 예라는 것이었다. 친절하게 손님의 이름을 불러주고, 까다롭게 주문하는 손님들의 요구를 최대한 받아주며, 간혹 실수가 있을 때에는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서 도리어 손님들을 감동시키는 서비스는 철저하게 준비되고 훈련되어 온 스타벅스만의 경영전략이었다. 스타벅스가 나오기 전까지 일반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형식적인 서비스에 불만족해 하던 손님들은 그 진한 커피 향뿐만이 아니라 그 가게에서만 느껴지는 따뜻함에 열광을 했고 그래서 이 커피 체인점은 지금 같은 대기업이 될 수 있었다.

요즘 나는 많은 분들에게서 어떻게 하면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 내가 주로 하는 말은 손님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도록 노력하고 그것을 늘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손님의 이름이나 호칭을 먼저 불러주는 것 또는 단골손님이 좋아하는 반찬을 말하기 전에 더 가져다주는 것 그리고 어린아이와 함께 온 손님에게 아기가 먹을 수 있게 밥을 조금 주는 것 등등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아주 작은 서비스로도 손님의 마음에 터치를 할 수가 있다. 이렇게 손님의 마음에 다가가는 서비스를 주인뿐만이 아니라 가게에서 일하는 모든 종업원들이 일상적으로 할 수 있게 교육하고 훈련하는 것이 감성 서비스를 실행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감성서비스는 손님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는 손님이 스스로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손님을 돈으로만 보지 말고 내가 음식과 서비스로 최대한 만족시켜야 하는 섬김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참으로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럴 때는 새로운 손님을 끌어드리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기존의 손님을 잘 유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음식도 잘 만들어야 하겠지만 손님의 감성을 자극하는 그런 따뜻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이것이 핵심

1.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감성서비스의 시작이다.
2. 손님이 따뜻한 마음과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것이 감성서비스의 목표이다
3. 감성 서비스에 성공하려면 특별한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게 시스템화 해야 한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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