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슷비슷한 여행에 싫증? “그럼 러브보트 타보자”

2009-02-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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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박수 급증, 유류세 하락으로 ‘값비싼 관광’ 옛말

다른 여행을 거의 맛본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즐기는 호화여행으로 인식되고 있는 크루즈. 일반적으로 크루즈는 상품가격이 비교적 높은 여행으로 인식이 되어 있지만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과 함께 크루즈 선박의 수가 지난 수년간 크게 늘어나면서 크루즈 요금이 최근 몇 달 사이 곤두박질을 하고 있어 바겐을 찾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한때 크루즈 가격은 하루에 100달러(인사이드 캐빈)를 바겐으로 쳤다. 즉 7박8일 멕시코 크루즈를 800달러 이내에 구입할 수 있으면 비교적 싼 가격에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것이었는데 요즘은 하루에 50달러 미만의 크루즈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크루즈는 또한 노인들만을 위한 여행이라는 인식도 이제는 옛말이다. 가족단위 고객 유치를 위해 크루즈 선상에 어린이 캠프를 만들고 싱글, 기업, 단체 등 특정 그룹만을 위한 스페셜 크루즈도 종종 출항한다. 신혼여행 상품으로도 그 선호도가 매우 높다. ‘사랑의 달’ 2월을 맞아 ‘러브 보트’로도 유명한 크루즈 여행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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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이 선호하는 알래스카 크루즈.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400달러 정도 내려갔다.

지난 10여년 사이에 크루즈 선박이 무려 3배 이상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해졌고 이로 인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국제 크루즈선박협회(Cruise Lines International Assn.)에 따르면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320만명이 크루즈 여행을 떠났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60만 명이 늘어난 수치이며 올해도 1,350만명이 크루즈 여행을 떠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여행객이 늘어나는 이유는 물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행 전문가나 크루즈 전문가들은 올해는 알뜰 여행객도 몰릴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가장 저렴한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때 하루 120달러 이상이었던 크루즈의 가격은 코스에 따라 객실, 식사, 편의시설, 엔터테인먼트 등을 포함해 하루 55~70달러 선일 정도로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물론 발코니가 포함되고 룸 사이즈가 커지면 그 가격은 크게 올라가지만 전반적인 가격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크루즈 전문 여행업체인 산타나라관광의 변동영 대표는 “그동안 치솟았던 유류 할증료가 크게 내려갔으며 경쟁이 심해지면서 지난해에 비해 요금이 20~30% 정도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며 “7박8일 알래스카 크루즈의 경우 지난해 항공료 및 할증료 등을 포함해 1.400달러에 상품이 나왔는데 올해는 999달러에 내놓고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상품은 북유럽 관광인데 지난해에 비해 500달러 이상 가격이 인하됐다”며 “유럽의 경우 비수기에는 관광지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지 않아 쾌적한 환경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특히 크루즈의 경우 도착지에 오래 머물지 않기 때문에 날씨가 다소 나빠도 관광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가격이 인하되면서 불경기인데도 불구하고 크루즈의 예약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의 인기 여행지는 벌써부터 객실을 잡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지중해 크루즈 여행코스에 객실은 지금부터 찾아보는 것이 좋다”며 특히 이탈리아 지역이 최고 인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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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의 수영장은 아침부터 개장되는 등 크루즈 여행의 키포인트는 배 안의 모든 시설과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데 있다.



시기·구입방법따라서 패키지 가격 천차만별


비용 및 예약

크루즈는 여행의 질에 비해 요금이 저렴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크루즈 요금에는 숙박, 특급 호텔 수준을 능가하는 식사, 매일 밤 바뀌는 다채로운 쇼나 이벤트, 선내의 모든 행사, 파티, 활동 그리고 오락 등을 횟수에 관계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에 따져보면 오히려 일반 패키지 요금에 비해 저렴할 수 있다.

LA에서 출항하는 크루즈 상품 중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이 세계 최대의 크루즈 회사 중 하나인 노르웨지안(Norwegian)이나 카니벌이 내놓는 ‘멕시칸 리비에라’이다. 매주 일요일 출발해 7박8일 동안 멕시코의 마자란(Mazatlan), 푸에르토 바야타(Puerto Vallarta), 카보 샌루카스(Cabo San Lucas) 등을 돌아보고 오는 상품인데 스마터트래블(www.smartertravel. com) 등을 이용하면 1인당 400달러 선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다. 오션 뷰는 하루 60달러 정도 추가비용이 들어간다. 크루즈 요금은 여름철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위의 400달러 상품이 8월 성수기에는 800달러까지 치솟는다. 이러한 이유로 크루즈 여행은 비수기인 지금 떠나는 것이 좋다.

크루즈의 요금에는 부두세(port charge)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수수료, 팁, 주류, 기념품 구입 등 추가 경비가 들어간다. 팁은 식당의 웨이터와 헤드(head) 웨이터, 방을 치우는 메이드 그리고 짐을 들어주는 포터 등에게 전달하는데 7박 여행의 경우 1인당 90~120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모든 음식과 음료수는 공짜지만 주류는 돈을 내고 사야 한다. 일부 ‘짠돌이’ 승객들은 가방에 여러 개의 술병을 들고 배에 올라 음료수에 술을 타서 칵테일을 즐기기도 한다. 도착지(port of call) 관광요금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푸에르토 바야타 버스관광 등은 보통 1인당 40달러면 즐길 수 있다.

기존 관광 패키지 상품과 달리 유람선 예약은 빠르면 1년 전부터 이루어진다. 예약이 빠르면 빠를수록 큰 폭의 조기 할인요금이 적용되며 고객이 원하는 등급의 객실 예약이 용이하기 때문에 늦어도 출발일로부터 약 1~3개월 전에는 예약하는 것이 좋다.

가격 자체가 시기와 구입 방법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여행사와 인터넷을 같이 이용하고 신문이나 매거진의 광고를 자주 참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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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여행은 기항지에서 즐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선박 내 시설 프로그램 만끽하라”

크루즈 100% 즐기기

전문가들은 크루즈 여행이 처음인 관광객들의 경우 배를 단지 이동의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이 가장 큰 ‘실수’라고 조언한다.

배 안의 시설이 뛰어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서 경험 있는 여행자들은 오히려 배에서 내리기를 싫어하는데 이와 달리 처음 관광객들은 기항지 관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크루즈 여행의 키포인트는 배 안의 모든 시설과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데 있다. 매일 선실로 배달되는 신문(cruise newspaper)에서 안내하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게임, 영화, 헬스, 디스코, 카지노 등을 되도록 많이 즐기는 것이 포인트이다. 좁은 선실 안에 가만히 있으면 마치 감옥에 들어온 기분이 들기 때문에 비싼 비용으로 시작한 여행을 망쳐버릴 수 있다.

크루즈의 수영장은 아침 7시면 개장된다. 새벽부터 많은 운동 프로그램이 시작되는데 에어로빅 고급반에서부터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하는 반까지 모든 연령층에 맞도록 강좌가 진행된다.

휴양지에 머물며 이른 아침에 해변을 산책한다든지, 바다의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갑판 위에 사방으로 뻗쳐 있는 푸른 산책로에서 상쾌하게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할 수 있다.

선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다. 원반던지기, 탁구, 주사위놀이, 카드놀이 등은 언제라도 즐길 수 있다. 토너먼트 형식의 수구, 릴레이 경기, 맥주 마시기 시합 같은 그룹 게임은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해도 외국인들과 함께 하며 즐길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영화 상영, 관심 분야별 강습, 기항지의 역사와 문화 정보 등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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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가 최근에는 가족을 위한 이상적인 여행 패턴으로도 그 인기를 높이고 있다.


어린이들 ‘캠프카니벌’큰 인기

가족 위한 프로그램

그동안 노인관광으로 인식되어 왔던 크루즈가 최근에는 가족을 위한 여행 패턴으로도 그 인기를 높이고 있다. 유아부터 청소년에 이르기는 모든 자녀들에게 신나는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할 뿐 아니라, 부모들에게 편안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샌피드로와 롱비치 항에서 출발하는 카니벌과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에서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연령그룹에 맞게 나눠진 각종 게임과 프로그램이 포함된 ‘봄철 패밀리 스페셜’ 패키지를 내놓고 가족 단위의 봄방학 고객을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크루즈 카니벌은 어린이 탑승객들을 위한 ‘캠프 카니벌’(Camp Canival)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2세부터 15세까지 연령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캠프 카니벌은 컴퓨터 교실, 레크리에이션 교실, 수공예품 만들기, 미술, 과학, 어린이 가라오케 등 각종 프로그램이 넘친다.

청소년들을 위한 주류 없는 나이트클럽도 있으며 빙고, 비디오게임, 만화 교실, 페이스페인팅 시간도 갖는다. 인형극, 쿠키 만들기, 비치 파티가 열리고 디즈니 캐릭터가 진행하는 퀴즈 쇼도 진행된다. 좀 더 나이가 많은 청소년들을 위한 풀 파티, 배구 등이 진행되고 피자 파티, 어린이 미장원, 사진촬영 교실도 문을 연다.

닌텐도 토너먼트에서 가라데 콘테스트와 아이스크림 소셜 클럽도 문을 연다.

어린이 프로그램은 3~17세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각종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자녀들이 어린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들은 수영을 즐기거나 카지노를 하고 기항지 관광에 참여할 수 있다. 유아를 위한 탁아 서비스도 있다. 일반적으로 크루즈에서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되며 탁아서비스에 대해서는 약간의 비용이 추가된다. 크루즈 여행을 통해,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을 공유하고 가족 간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시간도 마련할 수 있다.

카니벌 크루즈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인터넷(www.carnival.com)으로 하면 된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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