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행 핫 아이템 ‘페도라’

2009-02-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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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처럼 소년처럼 네 멋대로 써라

따뜻한 LA의 겨울엔
밀짚모자 느낌의 여름용 무난

어울리는 의상 제한은 없어
드레스나 청바지에도 “OK”



혹 알고 있는지. 보이시한 아이템이 페미닌한 패션에 더해지면 더 그러할 수 없을 만큼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는 것을. 미묘한 언밸런스가 주는 아름다움은 사실 같은 테마나 느낌으로 코디했을 때 보다 묘한 매력을 풍기게 하니까 말이다. 풀 스커트 위의 티셔츠나 데님 재킷 혹은 레더 재킷의 매치가 그러하고 ‘샤라라~’ 미니 스커트 아래 스니커즈가 그렇다. 그런데 요즘, 여기에 한가지 더 트렌드를 추가하자면 바로 페도라다. 우리가 흔히 중절모라 불리는 페도라는 요 최근 트렌드 세터들 사이에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다.

처음 린지 로한이나 키얼스틴 던스트 등이 이 페도라를 드레스든 캐주얼이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턱 하니 머리에 쓰고 나왔을 때는 좀 뜬금 없어 보인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다들 알고 있듯 유행이란 바로 그렇게 ‘뜬금 없음’에서부터 시작되는 법이 아니었던가. 할리웃 뿐 아니라 한국 역시 남녀불문 이 페도라를 한때 비니 열풍을 연상시킬 만큼 사랑해 마지 않으면서 페도라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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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화이트 셔츠와 블랙 진에 블랙 페도라를 매치한 송혜교. 페도라는 특별한 의상 구애없이 어디에 매치해도 멋스럽다.


●페도라 스타를 찾아라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페도라의 베스트 코디는 송혜교와 김범이다.

송혜교는 자신의 드라마 제작 발표회 때 블랙 스키니 진에 화이트 티셔츠라는 일견 평범하다 못해 밋밋한 패션에 찰리 채플린이 썼을 법한 페도라를 코디해 페도라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즉 집 앞 마켓에 산보 나가는 것 같은 그저 그런 옷에도 이 페도라 하나만 척 얹어주면 패셔너블 그 자체로 다시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 것이다.

이에 비해 김범은 정통 페도라의 매력을 보여줬다. 그는 최근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는 드라마’꽃보다 남자’에서 귀족느낌 물씬 나는 브리티시 룩에 블랙 페도라를 종종 매치하고 나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머리를 길게 내린 브라운 컬러 머리에 무심한 듯 앉아 있는 페도라를 보면 남자에게 모자란 어떤 의미를 주는 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정도다.


물론 이들 외에도 비나 정려원부터 최근 떠오르고 있는 세계 모델계의 샛별 아기네스 딘 등도 페도라의 멋진 코디 법을 보여주고 있어 유심히 살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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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커트에도 얼마나 멋지게 페도라가 어울리는지를 보여주는 모델 아기네스 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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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가디건과 같은 블루 톤으로 페도라를 매치해 자연스런 느낌을 연출한 브리트니 스피어스.

●어떻게 코디할까

따뜻한 LA에서 블랙 펠트지의 페도라를 쓰기엔 좀 부담스런 감이 없지 않다. 물론 쥐꼬리만한 겨울에 잠깐 의지해 블랙 페도라를 코디하는 것도 좋지만 사시사철 쓰기엔 밀짚모자 느낌이 나는 가벼운 여름용 페도라를 고려해 보는 것도 실용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지금 겨울과 봄 사이 이 간절기에 블랙보다는 조금 가볍고, 밀짚보다는 조금 무게감 있는 페도라를 원한다면 그레이나 네이비 등 조금 밝은 컬러를 선택하는 것도 요령. 또 남들 다 쓰는 찰리 채플린 페도라 싫다면 페도라에 깃털이나 코사지 등을 직접 달아 착용해 보는 것도 센스 만점 아이디어 일듯.

사실 페도라에 어울리는 의상이란 없다. 다시 말해 굳이 ‘오늘 페도라를 쓸 건데 뭘 입을까’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옷 다 입은 뒤 ‘오늘 페도라 한번 써볼까’하고 턱하니 쓰고 거리를 활보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최근 페도라의 코디 레인지는 넓고도 다양하다. 빈티지 풍 드레스에도, 블랙 스키니 진에도, 가죽 재킷에도, 반 팔 티셔츠 차림에도 어디에도 마구 마구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므로 딱히 코디법이라는 것 자체가 없을 정도다.

오히려 페도라를 착용할 때는 옷보다는 헤어스타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듯. 올백으로 넘긴 헤어보다는 페도라 앞으로 앞머리가 살짝 보이는 뱅 헤어스타일이 잘 어울리고, 포니 테일보다는 오히려 어수선하게 산만한 롱 헤어가 더 잘 어울린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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