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돈나를 사로잡은 ‘잇 백’

2009-01-3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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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루이뷔통 봄·여름 핸드백 컬렉션

마돈나를 사로잡은 ‘잇 백’

이번 시즌 오버사이즈 클러치를 장만하려는 이들이라면 일단 한번 봐둬야 할 실버 레오파드 프린트의 클러치. 캐주얼이나 정장 모두에 잘 어울려 이번 시즌 완판이 예상되는 아이템이다.

그녀이기에 더 특별하다. 올해로 지천명. 80년대 코르셋 입고, 레이스 레깅즈 신고, 십자가 목걸이를 한 채 ‘라이크 어 버진’을 부르던 그 도발적인 소녀는 20년이 흘렀건만 여전히 ‘소녀’다.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보다 더 깊어진 눈매와 더 탄탄해진 복근, 원숙미까지 더해져 그녀를 젊은 날 전성기 때보다 더 섹시하게 보이게 한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까. 도대체 지구상에 나이가 들면서, 세월 앞에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천상천하 유아독존’ 마돈나다. 존재 자체가 브랜드이며, 상품이며, 패션 아이콘인 그녀가 최근 루이뷔통의 봄·여름 컬렉션 메인 모델로 각종 패션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어렵사리 섭외 한 마돈나를 위한 배려인지 루이뷔통 역시 유명 패션지의 맨 첫 면부터 3~4페이지를 예약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덕분에 독자들은 잡지를 넘기려다 한동안 멍하니 그녀를 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브라운 컬러의 숄더백
적당한 오버사이즈에 어깨끈
실제 멨을 때 더 멋진 느낌


실버 레오파드 클러치는
정장·캐주얼 모두 잘 어울려



마돈나 때문인지, 아니면 이번 시즌 아이템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이번 시즌 루이뷔통 핸드백 컬렉션은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물론 요 최근 몇 년 루이뷔통은 ‘클래식’ 혹은 ‘한 물간 명품 브랜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이 컬렉션 몇몇 아이템에서 보여지긴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루이뷔통은 그 어느 때보다 처절하게 ‘서바이벌’을 위한 트렌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듯 싶다.

그렇다고 이브생 로랑이나 지방시, 혹은 발렌티노의 몇 년 전 모습처럼 ‘올 때까지 왔다, 바꿔, 다 바꿔‘를 외친 건 아니다. 아니,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나 루이뷔통 들었어요’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할 수 있는 그 모노그램 때문에 럭서리 브랜드 입문자들이 벌어다 주는 돈이 얼마인데 모노그램 프린트를 전면 폐기처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기존의 클래식에서 조금씩 변형을 준 정도이긴 하지만 이번 루이뷔통 핸드백은 이번 시즌 한번쯤 둘러봐야 할 ‘잇 백’ 리스트에 올려야 할 듯 싶다. 물론 마돈나가 들었다는 그 ‘아우라’ 역시 배제할 순 없을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신호 보그지에 두페이지 걸쳐 실린 밝은 브라운 컬러 숄더 백은 ‘백 홀릭’들이라면 생선가게 앞을 지나는 고양이의 심정이 돼 ‘슈렉’에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 눈을 하고 이 백을 바라볼 게 틀림없어 보인다.

적당한 크기의 오버사이즈에, 숄더 백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빈틈없이 너무 길지도 짧지 않은 길이의 어깨 끈이 보는 것보다 핸드백을 멨을 때 훨씬 더 멋진 모습을 연출할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핸들은 가죽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플래스틱으로 구성돼 있고 핸드백 앞쪽 핸들과 같은 컬러로 리본을 묶을 수 있게 돼 있어 자칫 밋밋한 오버사이즈 핸드백에 깜찍한 표정을 새겨 준다.

이 모델뿐 아니라 최근 루이뷔통이 작정하고 내놓는, 그리하여 매 시즌 솔드 아웃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오버사이즈 클러치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실버 레더에 레오파드 무늬로 디자인된 오버사이즈 클러치는 드레시한 드레스 코드에도 캐주얼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려 아마 이번 시즌 가장 빨리 완판되지 않을까 싶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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