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남자의 오버사이즈 백

2009-01-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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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 패션의 핫 아이콘 ‘Bag’

남자에게 백이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여자들이야 대개 핸드백이 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거리에서 가방을 들고 다니는 남자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대중교통보다는 대부분 차를 가지고 다니는 LA에서 남성용 백이란 정말이지 할리웃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처럼 보인다.

대중교통 이용자가 태반이어서 자잘한 소지품에서부터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이고, 지고, 메고, 다니는 이들이 많은 뉴욕이나 서울이면 모를까 LA, 그것도 한인타운에서 일단 백 든 남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가뭄에 콩 나듯 보이는 이들은 어쩐지 조금 느끼한 컨셉의 백을 들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자연스러워 보이지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최근 누가 뭐라 해도 남성 패션에서 핫 아이콘은 액세서리다. 그 중에서도 백은 패션에 조금만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한 두개쯤 가지고 있거나 ‘나도 한번?’하는 욕심을 내게 한다. 그렇다고 사무용 백이나 일명 연예인 매니저 백으로 불리는 자그마한 ‘일수 가방’까지를 트렌드 백에 넣기엔 좀 민망하다. 적어도 요즘엔 말이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르면 ‘평범 남’들 대개 뜨악한 표정을 짓게 마련. ‘말도 안돼 무슨 남세스럽게 오버사이즈 백?’ 하며 고개 돌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너무 키 작은 이들만 아니라면 오버사이즈 백이 당신의 평범한 패션 표정을 180도 바꿔 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무조건 손사래만 칠 일만은 아니다.


여성용보다 훨씬 커져
손에 들거나 어깨에 메면
패션 표정 180도 ‘확’


■어떻게 샤핑할까

요 몇 년 전부터 불어닥친 남성들의 핸드백 사이즈가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 지난 시즌부터 남성용 핸드백의 사이즈가 여성용을 압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남성용도 바야흐로 여성용의 위켄드 백 사이즈나 오버나이트용 사이즈에 이른 것이다. 사이즈가 커지다 보니 주로 손에 들고 다니거나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이 트렌드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 사정은 조금 변했다. 이민 가방 수준의 그 백을 손에 드는 것은 물론 어깨에 메고도 다닐 수 있는 다목적용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오버 사이즈 백을 가장 사랑스럽게 소화하는 이를 꼽으라면 단연 배우 유지태다. 최근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 대학 시간강사로 나오는 그는 정말 대학 강사들 중 그처럼 패셔너블하게 입고 다니는 이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할 만큼 매력적인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모델 출신인 그의 훈훈한 ‘기럭지’와 탄탄한 몸이 평범하면서 튀는 패션을 돋보이게 해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그의 패션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그 오버사이즈 백이다.


특별한 디자인이랄 것도 없이 그저 큼지막한 레더 백을 때론 메신적 백으로 때론 토트로 멋지게 소화하는 그를 보고 있으면 남성에게도 백이 필수품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유지태의 패션에 반했든, 벼르고 별러 백 샤핑에 나섰든 이번 시즌 가장 아름답고 실용적인 핸드백을 내놓은 디자이너는 돌체 앤 가버나. 브라운과 블랙을 주조색으로 심플하면서도 시크한 디자인을 내놓은 돌체 앤 가버나는 가죽과 나일론 소재도 내놓아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혔다.

만약 보다 더 트렌디한 디자인을 원한다면 마크 네이슨(Mark Nason) 브랜드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남성용 패션 브랜드에선 더플 백과 볼링 백에서부터 메신저 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어 이번 주말 윈도샤핑에 나서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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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 멋진 오버사이즈 백 연출법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유지태. 이번 시즌 트렌드는 이처럼 큰 백을 메신저 백으로 코디하는 것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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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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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 앤 가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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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네이슨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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