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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소식/ 미네르바가 한국 사이버 경제 대통령?

2009-01-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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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희 부동산 컨설턴트


시절이 혼란스러우면 온갖 헛것이 보이고, 도둑을 맞으려면 잘 짖던 개도 조용하더라! 요즘 세계 각국 주택가골목에는 무서운 정적만이 가득하리라 본다. 정말 무시무시한 것이 총칼 들고 전쟁 벌어져 생사람 죽어 나자빠지는 물리적 위기보다, 뭔지 모르고 가만히 있다가 들이닥치는 이 같은 현재의 경제상황이 정말 너무도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인간사회의 불안과 분열 등을 초래하는 것 같다.

미국 경제가 이토록 전방위적인 영향을 끼치고 뉴욕의 집 값이 서울의 경제 시스템을 좌지우지하는 조지 오엘식의 극단적 위기감이 이처럼 생방송 또는 양방향 소통의 즉시성을 보일지 누가 알았겠는가? 서울의 국민은행 계좌를 갖고 있다가 리먼브라더스, 시티뱅크, 메릴 린치 등이 어쩌고저쩌고 한다 해서 국민은행 문 열자마자 은행 계좌 안전한가 하고 따져보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견고한 정보시스템 속에 우리들 삶이 놓이고 그러한 정보시스템 속에서 꿈을 꾸고 희망을 노래하며, 미래를 예측하고 현실을 살피는 현 상태 속에서 사람들은 나름대로 정보를 획득하고 자기 나름대로 분석하여 안전한 삶의 목표를 이루는 최선의 방안을 만드는 기술이 필요한 그런 시대 속에서 일방적으로 타인이나 정보 매체가 쏟아내는 의견이나 정보들이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판단의 근거로 기능하기가 쉽다. 은폐되거나 무참히 무시되는 것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세상인 것인데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리겠는가?


지금 한국에서는 ‘미네르바라는 인터넷 속의 논객이 쏟아낸 말들로 인하여 한국 정부, 언론, 국민의 여론은 일희일비한 정말 가상의 현실이 실제화되고 있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다. ‘미네르바’가 쏟아낸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자신만의 의견 또는 글들이 무수한 엘리트의 검증된 이론들을 송두리째 까뭉기고 있는 상황을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미네르바’가 주장한 여러가지의 글들 중에 한국 부동산에 대한 글(2008년 9월 중순)을 보자면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고 있고 이러한 미분양 아파트를 국민들이 구입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다. 다만 그들(미네르바의 글 행간에서 느끼는 ‘그들’이란 가진 자, 정부 관료 등을 지칭한 듯)은 이같은 부동산 시장의 위기 속에 국민들보고 부동산 사기를 권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갖고 있는 부동산 자산을 떨쳐내고 있다고 했는데 정말 이 부분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 있다. 한국의 역대 정권에서 과연 서민을 위한 진정한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고 그러한 정책을 실행에 옮겨는 보았는가 하는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할 역대 정부의 책임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답을 들을 수 있겠는가?

부동산 문제는 호황이냐 불황이냐를 막론하고 가진 자들의 돈놀음에 기대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서민들의 주거 문제 만큼은 경제적 논리보다 사회 복지 차원에서 다뤄야할 가장 근본 사항이라고 본다. 이것이 정치적 갈등의 적극적 해소이고, 경제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니겠는가? 정부의 최고위층을 비롯한 지도층이 부동산을 통한 그들만의 재산 불리기는 자본주의 사회 체제 하 에서는 그 누가 뭐라 비난할 수 없으리라. 그렇지만 기본의 국민 생존권을 기초적으로 해결 가능하게 법과 제도와 금융시스템 구성, 조세제도의 탄력성은 그들만의 경제활동을 안심하고 보장할 수 있는 첩경일 것이다.

얼굴도 모르는 가상 세계 속에서 이처럼 자신의 주장이나 글이 한 개인의 의견으로 끝나지 않고 오프라인 속으로 튀어나와 온 국민, 온 나라가 이토록 시끌벅적 할 정도로 공감을 얻고 있다면 지금의 정부 관료 보다 더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준 정부의 현 경제 운용의 부적응성은 ‘미네르바’가 사이버 경제 대통령노릇에서 크게 벗어나 열광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되는 촌극을 연출케 한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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