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이야기/ ‘재융자의 해 2009’
2009-01-10 (토)
곽동현
다소 힘들었던 2008년이 지나가고 대망의 2009년이 밝았다. 2008년 한 해 동안 경제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온터라 새해 벽두부터 모든 관심은 과연 언제쯤 이 어두운 경기 침체의 터널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였다. 경기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주택시장과 모기지 시장이 제자
리를 찾아야 하는데 필자는 올 한해를 모기지 재융자의 한해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작년 중순부터 미 정부는 각종 구제 방안을 제시, 의도적으로 주택시장과 모기지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특히 모기지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모기지담보증권(Mortgage-Backed Security)을 매입한다는 보도였는데 이것이 이번 달에 들어서 실행되고 있다. 1월부터 시작해서 올 6월까지 대략 5000억달러 정도의 모기지 저당증권을 매입할 계획이다. 이로 인하여 최근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가 5% 아래인 4.875%까지 떨어져서 형성되고 있다.
미 정부에서 이처럼 의도적으로 모기지 금리를 낮춰 모기지 융자를 안고 있는 모든 가계의 부담을 줄이려 하고 있으니 올해가 재융자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그럼 재융자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모기지를 안고 있는 주택 소유주 중 재융자에 대해 크게 오해를 하고 있는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모기지 이자가 조금만 내려가더라도 불필요한 재융자를 원하는 고객이고, 다른 하나는 재융자를 하면 다시30년 상환을 새로 시작하고 클로징 비용 등 불필요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되니 필요없다는 고객이다.
먼저 재융자는 주택 소유주가 주택을 최소한 3~5년 이상 더 소유할 계획이 있을 때 유리하다. 그리고 기존의 이자에서 0.5% 미만의 차이가 나면 재융자가 필요가 없고 1% 이상 차이가 나면 재융자가 유리하다. 만약 1.5% 이상 낮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 재융
자는 이자를 낮춤으로 월 페이먼트를 줄이는 단순 재융자와 가계에 필요한 만큼의 캐시를 아웃할 수 있는 캐쉬 아웃 재융자가 있다.
1.단순 재융자
문자 그대로 단순히 재융자를 해서 월 페이먼트를 줄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 패밀리하우스의 기준 모기지 금액인 컨포밍융자 41만7,000달러를 기존의 6.5%를 갖고 있는 주택소유주가 현재 이자인 4.875%로 재융자를 한다고 하자. 이럴 경우 얼마나 월 페이먼트를 줄일 수 있을까?6.5%로 30년 고정으로 융자를 얻게 되면 월 페이먼트가 2,635달러이고 4.875%로 다시 재융자를 받게 되면 2,206달러로 무려 429달러를 매달 줄일 수 있다.
그런데 기존에 남아 있는 모기지 원금이 초기에 얻은 원금보다 차이가 나면 차이가 날수록 상환 기간과 이자를 낮추는 재융자로 월 페이먼트를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 다른 예를 들어 보면 5년 전 30만달러를 6.5%로 15년 고정 모기지를 얻었다고 하자. 월 페이먼트는 2,613달러이다. 5년동안 모기지 페이먼트를 해왔으니 현재 남아 있는 금액은 대충 23만달러 정도가 된다. 이것을 4.875% 30년 고정으로 재융자를 하게 되면 클로징 비용 4000(NY기준)달러를 합해 23만4,000달러 정도가 재융자 되고 월 페이먼트는 1,238달러로 현재 월 페이먼트에서 무려 1,375달러나 줄일 수 있다.
물론 15년 모기지를 5년 동안 갚아서 10년만 더 내면 모기지로부터 해방이 되나 30년으로 재융자를 하면 처음부터 다시 30년을 시작해야 된다. 많이 고객들 중 이 부분에서 아무리 낮은 이자가 제공되더라도 재융자를 망설인다. 몇 년 만 더 고생하면 그 지긋지긋한 모기지로부터 해방된다는 일념이 있는데 또다시 30년 모기지를 어떻게 갚아야하는 막막함이 앞서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독자가 있으면 지금부터 잘 읽어보길 바란다.
앞서 말한 똑같은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처음 15년 고정 모기지 6.5%로 30만달러를 빌려서 월 2,613달러를 페이하고 있는데 현재 5년이 지났고 원금이 23만달러 정도가 남아 있다고 하자. 이 고객이 현재 제공되는 낮은 이자인 4.875% 30년 고정으로 재융자를 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월 페이먼트가 1,238달러로 줄어든다. 그런데 이 고객이 재융자를 하고서도 의도적으로 기존의 페이먼트인 2,613달러 즉 원금을 추가로 더 페이먼트를 해서 갚아간다고 가정하면 이 고객의 모기지 상환은 30년이 아니라 9년3개월 정도면 끝난다. 또 기존 15년 상환 중 남아있는 10년 보다 9개월 정도 모기지 상환을 단축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매달 낮은 이자로 원금 상환을
1,375달러씩 더해서 상환 연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물론 매달 고지서에 1,238달러만 내라고 나오지만 꼬박꼬박 1,375달러씩 더해서 원금 상환을 해나간다는 것은 보통 인내가 아니다. 하지만 여유가 있을 때 원금 상환을 좀 더하고 어려울 때 좀 쉬어가는 유동성을 얻을 수 있다. 30년 상환은 꼭 30년동안 갚아가야 하는 게 아니고 언제나 원금을 추가로 갚아가면서 갚은 만큼 기간이 단축된다. 이것은 고객이 월 페이먼트의 간단한 이해만으로 30년 모기지를 20년, 15년, 10년 미만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
2. 캐쉬 아웃 재융자
재융자에 있어서 가장 큰 묘미는 캐쉬 아웃 재융자이다. 은행에 따라 캐쉬 아웃 금액을 10만달러 정도로 제한하는 곳도 있지만 필자의 은행의 경우 모기지 융자가 없는 주택일 경우 1 패밀리하우스 기준 41만7,000달러까지 캐쉬 아웃이 가능하다. 이 자금은 고객의 비즈니스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현재 커머셜 융자일 경우 30년 고정 모기지는 찾기가 힘들다. 이자가 고작해야 5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고정이고 6%가 훨씬 넘는다. 어디를 가도 4.875%로 30년 고정으로 받긴 힘들다.
또 다른 캐쉬 아웃 재융자의 이점은 부채를 콘솔(Debt Consolidation)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주택모지 융자를 재융자하면서 얼마 정도를 더 캐쉬 아웃을 해서 대학을 다니는 자녀의 학자금 융자나 사업자금으로 얻은 단기 융자 또는 자동차 할부금 등을 지불한다. 주택 모기지를 캐쉬 아웃 재융자를 해서 하나로 묶어서 페이먼트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재융자로 한 가정에 매달 500달러씩 월 페이먼트 부담을 줄인다면 정부가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어떠한 공제 프로그램보다 효과가 있을 것이다. 올해는 한인 주택 소유주 중에서 이 혜택의 수혜자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