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꽃보다 남자’ F4 패션을 훔쳐라

2009-01-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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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F4 패션을 훔쳐라

지난 달 열린 ‘꽃보다 남자’ 제작발표회에 멋진 모습으로 등장한 F4. 왼쪽부터 김준, 이민호, 김현중, 김범이 발표회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

클래식하며 트렌디하고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멋
“나도 모르게 눈길 가네…”


여자들에게 패션이 로망이라면 남자들에게 옷 입기는 세상 숫컷들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손 쳐도 현실세계에서 옷 잘입는 남자를 만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일을 보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다. 스스로 옷 잘입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기름을 뒤집어 쓴 듯 느끼해 보이거나 아니면 너무 ‘날라리’ 같아 보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클래식과 트렌디함, 거기에 기품까지 갖춰 입는 남자들을 도무지 우리는 왜 회사에서, 학교에서, 파티, 클럽에서 만날 수 없는 것일까. 그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태초부터 그런 남자들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TV에서나마 그런 팬터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드디어 드라마 매니아(소녀팬)들이 고대하던 ‘꽃보다 남자’의 방영이 가까워 왔다. 워낙 일본에서 히트한 드라마라 제작 초기부터 대한민국 방송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 드라마 제작 발표회가 지난 달 열렸다.

그러나 사실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F4(Flower 4)가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아주 특별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범을 제외하곤 그렇게 낯익은 인물들이 아니라 별 무관심이었는데 제작 발표회에 등장한 이들 어린 왕자들의 패션은 일단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다른 듯 같은 듯, 클래식한 듯 트렌디한 이들의 패션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 입가에 절로 미소가 흘렀다.

이들 패션을 잘만 분석하면 올 겨울, 아니 내년 봄까지 수트는 물론 캐주얼까지 제대로 코디해 입는 법을 한 수 배울 수도 있을 듯 싶다.

잘 살펴보길. 언뜻 비슷해 보이는 패션이지만 이들 4명의 멋진 남자들 같은 게 하나도 없다. 사진 왼쪽부터 살펴보면 김준은 블랙 진에 두꺼운 블랙 가디건을 입은 뒤 보우 타이로 전형적인 뉴요커 스타일을 연출했다.

그 옆 이민호는 가장 트렌디한 패션을 보여줬는데 사실 이 패션은 웬만한 남성은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 레드 앤 블랙 스트라이프 스키니 진에 프레피 룩에서 차용한 블레이저에 팬츠와 컬러를 맞춘 스키니 타이는 일단 몸매와 얼굴이 받쳐준다고손 쳐도 스무살 초반 나이가 넘어가면 웬만하면 시도하지 말길. 나이 차별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돈 들여 샤핑한 뒤 입었는데 뒤에서 쑥덕거림을 들어야 한다면 투자대비 상심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가장 아름다운 패션을 보여준 남자, 바로 김현중이다.


이 미소년의 패션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진정한 선수랄까 혹은 고수들만이 소화할 수 있는 패션이라 해도 무방하겠다.

뭐라고 할까 마크 제이콥스 남성복과 디올 옴므를 적절히 섞은 패션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 싶다.

그렇다고 이게 꾸미지 않은 패션이라고 해서 셔츠 입고 팬츠 입고 가디건 떡 걸쳐주면 끝난다고 생각한다면 연예인 코디네이터를 너무 우습게 안 게 틀림없다. 당신. 그렇게 쉬운 ‘잡’을 위해 한 달에 적지 않은 돈을 그의 코디네이터에 지불할 리는 만무.

그리고 마지막 남자, 김범은 가장 제작 발표회 패션다운 수트를 선보였다. 블랙 수트에 화이트 행커치프를 단정하게 꽂았는데 여기에 그레이 컬러 베스트로 포인트를 줬다. 그러나 워낙 마른 체격이다 보니 슬림 수트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얻어 입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거기다 베스트는 정말 숨쉬기 불편할 만큼 꼭 맞게 입는 게 멋진 법인데 베스트조차 너무 헐렁해 감점 요인이 됐다.

아주 춥지도 덥지도 않은 요즘, 옷입기가 난감해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스타일별로 나름 훌륭한 교과서가 된 이들 F4의 패션을 자신의 몸매에, 나이에, 키에 맞춰 차용해 보면 훌륭한 패션 컨설턴트를 모신 것만큼이나 흐뭇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 듯 싶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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