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 가슴을 훈훈하게 만드는 칼럼을 위해

2008-12-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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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부터 시작해서 월요일 오전내내 LA 전지역에 비가 오고 있다. 새벽, 지붕타일을 두드리는 비소리에 잠이 깨어 창문 커텐을 열고, 짙은 어둠속, 먼 가로등의 불빛아래, 사선으로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를 하염없이 쳐다보다 아침을 맞는다. 비가 오는 월요일 아침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가뭄으로 물이 태반으로 부족한 캘리포니아에 오랜만에 줄기차게 비가 오고, 고도가 높은 지역에는 이틀내내 함박눈이 가득 쌓여 있어 가뭄해소에 도움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겨울이 오고 2008년 연말이 정말로 다가온 것 같다.

올해 한해 내내 부동산칼럼을 쓰면서 많은 고객들로부터 전화문의와 상담, 그리고 진정어린 감사의 말씀과 따끔한 질책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매주일 게재되는 칼럼을 기고하면서 올해 고객들께 도움되는 좋은 이야기보다 그렇지 못한 안타까운 이야기를 더 많이 드린 것 같아 여간 마음이 무겁지가 않다. 2008년 내내 부동산 경기가 그러했고, 2008년 여름부터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버린 현 상황을 판단하고 평가하면서 그리 밝은 이야기를 쓸 수가 없었음을 지금에야 고해성사처럼 밝히는 것도 속보이는 얕은 수같아 마음이 그리 편치는 않다.

칼럼이란 것도 현장기사와 마찬가지로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내용들이 시선을 끌고 관심을 모으기 마련이지만 이러한 자극적, 극단적인 내용보다는 비록 그 성격이 약하더라도, 보다 훈훈한 이야기, 보다 아름다운 내용, 보다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 진정 이 세상을 살아갈 가치가 있음을 느끼는 그러한 내용의 칼럼들을 썼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속으로 자책도 해본다.


비록 부동산칼럼이지만 부동산과 관련된 가슴 찡한 이야기들도 많았으리라 생각하며 내년부터는 보다 재미있고 보다 알차고 보다 도움되는 부동산칼럼을 보여 드리리라 다짐한다.

부동산 이야기로 돌아가자. 몇 달전에 발렌시아, 스티븐슨랜치의 주택매매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올해 중, 지난 몇 달 동안 매매된 주택수, 현재 에스크로 진행중인 주택수, 그리고 현 주택시장에 나와있는 총 매물수 등을 비교 분석하면서 나름대로의 캘리포니아, 특히 로스엔젤레스의 주택시장의 추이, 미래 예측에 관해 말씀 드린 적이 있다. 지난 9월25일 목요일 부동산칼럼의 내용인데, 다음과 같다.

“제가 신뢰하는 매물량 조사 기준 지역이 우리 한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스티븐슨랜치’ 지역인데, 지역내 총 주택수가 약 3천채이고, 2004년 가장 매매가 왕성했을 당시 월평균 주택매물수가 30개미만이었다. 나오면 팔리고 나오면 팔렸다. 2005년 여름을 기점으로 매물수가 점차 늘어나서 2006년 매매가 거의 없었을 당시, 월평균 150여채를 기록했고, 2007년에서 2008년 9월초까지 매매가 지지부진하던 이 시절, 매월 거의 변함없이 월평균 120여채를 기록했다. 이렇게 3년여를 끌던 매물수가 9월8일부터 9월23일 화요일 현재까지 일 평균 80채로 내려왔다. 에스크로에 들어간 매물수도 23일 화요일 현재 67채이다. 3여년만에 처음이다. 물론 한두달을 계속 지켜봐서 또다시 100채 이상으로 다시 늘어난다면 주택경기회복이 그만큼 더딜 것이고, 계속하여 70채 근처에서 머물면서 올해를 지난다면 내년이 그 획기적인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무척 많을 것이다. 지금부터의 한두달이 신경을 곤두세워 살펴봐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 때가 9월25일이었고 그로부터 근 석달이 지나가는 지금, 스티븐슨랜취의 매물수를 분석하면, 매매가 진행되어 에스크로가 현재도 진행되는 매물수가 60여채로 고무될 만큼 많은 수이긴 하나, 11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매물수는 90여채에 계속 머물고 있다. 아마도 12월을 90여채로 큰 변함없이 넘어갈 것 같다. 원래 12월은 계절적인 원인으로 매물수가 줄어드는 달인데도, 석달 전에 소원한 바와 같이 70여채, 혹은 그 아래로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20여채가 불어나 있다면, 이는 내년 봄,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어도 주택가격의 안정을 바라는 것은 아직은 때가 이른 것 같다.

그리 밝은 소식이 아니어서 그저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이 견해는 지금 현재의 것이고, 내년 2월 오바마정부의 야심찬 경제부흥책이 오직 실시만을 기다리고 있고, 내년 초까지 수천억달러의 경제지원자금이 은행으로 들어가고 있는 상황을 종합하면 내년은 분명히 지난 3년과는 다른, 부동산경기의 획기적인 분기점을 그을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 틀림없음을 확신한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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