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할러데이 같은 것도 없어’ (Nothing Like the Holidays)

2008-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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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만점)


흩어졌던 가족 우여곡절 끝 재결합


할러데이 시즌에 어울리는 코미디
앙상블 캐스트의 진지한 연기 볼만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나온 가족 재결합을 내용으로 한 무난하게 즐길 만한 코미디 드라마다. 특별한 것이 있다면 이 가족이 히스패닉이라는 사실.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이 할러데이에 모여 서로 끌어안고 다투고 불평하면서 난리법석을 떨다가 가족애로 결집된다는 많이 듣던 얘기. 시끄럽기 짝이 없는데 새로운 것이 없다. 영화로서 보다 TV 시트콤의 내용으로서 더 적합한 얘기. 한 가지 좋은 점은 앙상블 캐스트의 진지하고 훌륭한 연기.

시카고의 푸에르토리칸 커뮤니티에서 포도주집을 경영하는 에디(알프레드 몰리나)와 그의 아내 안나(엘리자베스 페냐)의 집에 사방에 흩어져 살던 아들딸들이 찾아온다. 차남 제시(프레디 로드리게스)는 이라크전에서 신체적·정신적 상처를 입고 귀국한다.

그는 자기가 두고 간 옛 애인 마리사(멜로니 디에스)를 아직도 사랑해 고통한다.

이 집의 외동딸 록사나(바네사 펠리토)는 할리웃 ‘스타’. 그러나 록사나는 실은 배역을 얻으려고 몸부림치는 성공 못한 배우. 할러데이 내내 자기 에이전트의 전화만 기다린다.

장남은 성공한 변호사인 모리시오(존 레구이사모)로 그의 아내는 백인 은행가 새라(데보라 메싱). 둘은 일에 미쳐 아기 낳을 생각도 안 해 안나의 불평을 듣는다. 이들이 할러데이에 모여 집 안에서 웃고 떠들고 울고불고 하는 것이 이야기.

그런데 안나가 가족들 앞에서 느닷없이 난 너희들 아버지를 떠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면서 안나와 에디의 불편한 관계가 드러난다. 여기에 에디의 비밀이 개입되면서 가족 재결합의 촉매구실을 한다.

앙상블 캐스트들이 열심히 연기를 하는데 특히 페냐의 맹렬하면서도 힘차고 또 상처 입은 연기가 돋보인다. 영화 내용 중에 은유와 상징으로 에디네 집 앞의 고목을 잘라 버리려고 온 가족이 난리를 떠는 부분이 있는데 상징치곤 너무 노골적이요 유치하다. 그리고 에디와 안나의 화해도 잘 납득이 가질 않는다.
PG-13.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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