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월페이먼트 조정의 대세

2008-12-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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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인타운 내의 한 상담인을 찾아간 일이 있었다. 아주 성격이 드센 한 건물주의 횡포에 대한 테넌트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기 위함으로, 그 고객의 추천에 의해, 함께 들른 상담인에게 여러 가지 많은 이야기와 그 해결책을 전해 들었다. 그런데, 상담인의 말 중에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아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고 지금까지도 기억되는, 기억되지 않으면 더 좋을 구절이 있어 이제야 끄집어낸다.

“이 업계는 이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모두 다 믿지 못하지요. 믿을 수 없어요. 조심해야 됩니다. 절대 믿지 마세요…” 그러면서 자기는 그러한 믿지 못하는 사람들하고는 다르다 라고 는 하지는 않지만 결국은 나는 그런 사람들하고는 틀리니까 저를 믿으시고 다른 사람들은 믿지 마세요라는 이야기였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우울한 느낌으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처음 미국 땅을 밟기 전, 15여년 전, 고국을 떠나올 때, 미국 이민생활을 10여년 한 선배님이 주신 교훈이 생각이 난다. LA 가면, 항상 말조심하고 몸조심하라고 하시면서, 서울이든, LA이든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미국 이민사회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기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흠을 잡기를 좋아하고 그 흠을 반드시 꼭 어디 가서 이야기해야만 잠이 온다고. 실상 틀린 말이 아니었다 싶다.


그러한 사람들은 모두들 하나 같이 좋은 학벌에 좋은 교육을 받았고, 개개인 모두 자랑스럽고 훌륭한 롤 모델인데, 한결같이 주위 사람들을 은근히 비난하면서 자기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중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CPA, 자동차업계, 변호사, 보험업계, 셀룰라업계, 부동산업계 등등 거의 모든 분야의 업계에서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꼭 이러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있다. 다행히 그렇지 않은 분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근 일년을 넘게 부동산 칼럼을 쓰면서, 저 자신도 혹시 칼럼 중에 나도 모르게 타인이나 부동산업계 혹은 관련업계의 작은 일들을 크게 비화시켜 비난하면서 그 뒤로 나를 띄우지나 않았는지 적이 염려스럽다.

다시 모기지 융자조정 이야기로 돌아가야겠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차압위기에 빠졌던 주택소유주 270만명이 융자조정을 통해 그 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9월 한달 동안에는 20만명, 10월 동안에만 사상 최대인 22만5,000명이 그 혜택을 받았다. 아마 11월에는 25만명을 넘어설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통령 당선자인 오바마의 공약으로 보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정부의 재정지출을 확대하여 경제부양책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분명한 것 같고, 현재 당장의 압류가 시행되는 주택에 대해서는 이번 추운 겨울을 무사히 넘기라는 뜻으로 90일까지 압류를 유보하도록 하였으며, 현행 개인 파산법 조항을 수정하여 개인이 파산할 경우에는 파산자의 모기지 융자 원금을 탕감해 주도록 방향을 정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향후 부동산 경기부양정책과 모기지 융자 조정정책 등이 같이 병행되어 시행되면 멀지 않아 많은 주택들이 차압위기에서 구제되고, 따라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정상적인 주택매매 시대가 다시 도래되면 이에 따라 미국 전체의 경제적 상황도 안정되리라 믿는다.

저번 주 기고에 전해 드린 것처럼, 미주류에서는 올해 초부터 주택소유주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많은 신청에 들어간 작금의 “월페이먼트 하향조정(모기지 융자 조정)”이 우리 한인사회에 널리 퍼진 것은 거의 8월이 넘어서였다. 새로운 소식이 떠오르면 순식간에 달아오르는 것이 또 우리가 아닌가. 기존의 모기지 융자은행과의 교섭경험이 있는 많은 교섭기관들이 앞 다투어 고객모집에 나섰고 또 많은 고객들을 좋은 결과로 도와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회사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고객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소식이 들어온다.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이 많으면 좋지 않은 소식이 꼭 따라다닌다.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여, 이러한 회사가 있으면 절대 안 되겠다는 바람과 모든 고객께서 좀 더 신중하게 교섭회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씀을 같이 드리고 싶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은, 현재의 다수의 무분별한 은행 섭외주체를 “정부 혹은 모기지 은행 차원에서 승인한, 인정된(authorized) 변호사”만을 통하여 현재의 월페이먼트 조정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내부적으로 이미 확정되었다는 믿을 만한 소스를 받았다. 그렇게 되면 향후, 그 절차를 위한 비용이 다소 올라가겠지만, 고객들에게는 본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더욱 안전한 보장 장치가 마련될 수 있어, 무척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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