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 성공 위해선 부동산도 신중히 접근”

2008-11-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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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맥스 부동산 100 소속 이상남 에이전트

집살 때 고정 이율과 안정적 다운페이 필수
아시아계 많은 LA동부 지역 ‘기회’ 많은 곳

LA카운티 동부지역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인구가 지역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때문에 초기 이민자들이 이질감 없이 안정적인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한인 조기 유학생도 많이 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계 커뮤니티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사업 가능성도 크다.


동부지역에서 20년째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해 온 이상남 에이전트. 그가 자리를 잡을 때만해도 그 곳은 한적한 미국 동네였다.

“지금은 다이아몬드바 콜리마 길을 중심으로 한인 상권이 크게 형성돼 있습니다. 한인 대형마트가 4개, 한인은행이 6개 이상 들어와 있을 정도지요. 80년대 후반부터 성장한 한인사회는 이제 동부 인랜드 쪽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어요.”

현재 LA 동부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상남 에이전트는 치노힐스를 기준으로 외곽으로 벗어나면 크게는 50%까지 가격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동부지역은 80가구 중 1가구가 차압을 당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호황기 때 네거티브 융자를 받아 집을 산 한인도 고통을 겪고 있죠. 2~3년 전에 빚을 내 집을 구입한 이들은 집값 하락까지 겹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부동산 경기를 지켜봐 온 이상남 에이전트가 고객에게 고정이율과 안정적인 다운페이를 강조한 이유다. 최소한 5~10년은 살 집이라고 생각하고 미국 부동산에 접근해야 한다. 이 에이전트는 네거티브 융자를 받지 않도록 설득하고 융자도 한인은행과 직접 연결해 준다. 그는 “미국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인은 급한 기질이 있죠. 미국에 처음 오는 한인일수록 미국식 생활습관을 체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애초 주거개념으로 집을 산 사람은 부동산 경기를 타지 않아요. 이런 점에서는 중국 이민자들을 배울 만합니다.”
중국 이민자들은 50만달러의 종자돈을 가져오면 이 중 80% 현금으로 집을 산다. 이후 3,000~4,000달러를 벌 수 있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기 기반을 다진다. 하지만 한국 이민자의 경우 50만달러 중 10만달러를 다운페이한 뒤 빚을 내 집을 산다. 나머지 10%로 5배 정도의 빚을 내 사업까지 운영한다. 시작부터 빚을 내 이민생활을 출발하는 셈이다.

“한인들의 적극적인 생활방식은 시절을 잘 만나면 문제없지만 불경기가 닥치면 타격을 바로 받습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오히려 지금 투자에 나서고 있죠. 제가 강조하는 건 미국 생활을 오랫동안 하려면 급한 기질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에요. 성공적인 이민생활을 위해서는 부동산 접근도 신중해야 합니다.”

정직하게 한 길을 걸어온 만큼 앞으로도 이민사회에서 믿을 수 있는 길잡이가 되고 싶다는 그. 온화한 인상만큼 진중함이 엿보인다.
(909)569-8898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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