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경기라도 내 집 가치는 내가 지킨다

2008-11-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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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 떨어지는 주택 가치를 대부분의 홈오너들은 그냥 바라만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두 해째 접어드는 주택 경기 침체로 내집 뿐 아니라 동네, 나아가 미전국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 LA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미전국 평균으로 봐도 이미 15% 이상 가격이 하락했고 2009년에도 반등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낮다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이런 하락장에서 개별 홈오너들이 내 집 가치를 방어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별로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한숨만 쉬고 있어서는 내 집값이 이웃의 다른 집들에 비해 더 크게 떨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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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서도 기본적 리노베이션은 필수
곧 팔아야 할 경우라면 흠 찾아 미리 손보도록
새 페인트 칠은 작은 돈으로 가치 올리는 방법


특히 곧 집을 팔아야만 하는 입장의 홈오너라면 내 집 가치를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나아가 올리도록 애를 써야 할 것이다.
아무리 하락장이지만 주택의 가치는 증개축을 하면 당연히 올라간다. 물론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는데 더 받겠다고 큰돈을 들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들인 비용도 건지지 못한다. 다만 기본적인 개보수는 꼭 필요하다. 돈이 크게 들지도 않고 효과는 크다.
조만간 집을 팔 생각인 홈오너라면 사정이 어렵더라도 소액의 자금을 융통하여 다음과 같은 작은 손질은 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 페인트- 못난이를 가장 빠르고 간단하게 예쁜이로 만드는 방법은 화장이다. 집도 마찬가지. 페인트를 하면 누추했던 집에 생기가 돌고 싹 달라져 보인다. 60달러 주고 갤런 짜리 페인트 두 통을 사면 12×15피트짜리 방하나 벽과 천장은 말끔히 새로 칠할 수 있다.
페인트와 바니쉬 칠에 들인 작은 수고가 집값을 크게 높여준다. 새 칠을 한번 해 주면 긁히거나 금간 작은 흠집은 보이지 않게 되고 새 것처럼 훤해진다. 특히 정문은 가장 중요하다. 대개 집 앞에 서서 15초 또는 20초 동안 집을 살펴보는 동안 집이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 판가름이 난다. 그만큼 정문과 전면의 페인트 칠은 중요하다.
집안의 벽을 칠할 때는 벽면 뿐 아니라 베이스보드에도 새 칠을 하는 것을 빼먹어서는 안된다. 또 문과 천장도 말끔히 칠을 해야 한다.
칠을 할 때 색깔은 조만간 팔 생각이라면 중간색을 칠해야 한다. 집 살 사람은 바이어이기 때문에 홈오너의 취향을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다.

▲기본적 관리- 250달러를 들여 홈 인스펙션을 받아야 한다. 인스펙터 부르는 것을 아까워해선 안 된다. 집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고 리포트와 함께 어디를 수리하면 좋을지 조언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리모델링을 할 때는 조심해서 해야 한다. 잘못된 곳에 돈을 들이면 팔 때 전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흔히 기본적인 메인티넌스는 하지 않고 번드레한 업그레이드에 돈을 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이다. 예를 들어 배스룸에 플러밍이 새거나 밑의 바닥 나무가 썩었는데 새 타일을 깔아본들 무의미하다.
홈 인스펙션에서 발견된 문제들은 집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바로 잡아놓도록 해야 한다. 그냥 넘겼다간 나중에 대가를 치르게 된다. 홈 인스펙션 서비스회사인 ‘하우스매스터’에 의하면 바이어는 인스펙션 중 발견해낸 흠 1달러에 대해 주택 가격 흥정시 대략 2달러를 할인해 달라고 한다. 미리 자진해서 고치는 편이 이익이다.
집의 잔잔한 수리는 평소에 하나씩 해 두는 버릇을 들이는 편이 바람직하다. 어디를 손봐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홈 인스펙터를 불러서 인스펙션을 받고 팔 때 문제가 안 되려면 어디를 고쳐야 할지 조언을 받아야 할 것이다.

▲ 에너지 효율적 업그레이드-500달러를 들여 구식 세탁기를 에너지 스타 인증 신형 세탁기로 바꾼다. 리베이트 50달러를 받고 설치 첫해에 에너지 5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적인 에너지 스타 창문이나 고효율 보일러로 업그레이드 시키면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도 바이어에게 어필하는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바이어에게 에너지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에너지 스타로 바꿨더니 얼마가 절약되더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면 제법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유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고유가 시대가 머지않아 다시 올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형 시설은 바이어들에게 어필하는 업그레이드다.
절전 시설을 했을 때는 제조사나 지방 및 주정부에서 주는 환불이나 인센티브를 받도록 하고 연방 절세 혜택도 빠뜨리지 말고 받도록 한다.

▲픽셔처를 새 것으로 단다- 수도꼭지나 부엌 캐비닛이나 문의 손잡이 등은 작아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낡고 녹이 슬었다면 집안의 전체적인 느낌을 누추하게 만들어 버린다. 작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0~300달러만 들여도 화장실과 부엌의 수도 꼭지, 문 손잡이 정도는 새 것으로 바꿔 달 수 있다. 비싼 것도 있지만 50달러 짜리도 멋져 보이는 것이 많고 서랍 손잡이는 2~5달러짜리도 반짝반짝한다. 전기 관련 픽서처도 너무 누추하면 교체하도록 한다.

▲ 조경- 200달러를 들여 분홍빛 도그우드, 포시시아와 꽃 피는 관목 몇 그루를 심고 멀치 100달러 어치를 사서 200스퀘어피트의 꽃밭을 덮으면 집이 딴 집으로 바뀐다. 조경은 집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부분중 하나다. 손질을 해서 잘 가꾼 정원과 잡초가 덮고 나무가 마구 자란 집이 어떤 다른 인상을 줄지는 자명하다. 시장에 내놓기 오래 전부터 조경에 신경을 써서 잘 관리를 해왔다면 다른 집에 비해 이미 높은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 것이다.

또 현명한 조경은 여러모로 이롭다. 가뭄에 강한 관목을 심어두면 절수로 물값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다년초를 선택하면 매년 일년초를 사다 심을 필요도 없다. 늦가을에 잎이 지는 활엽수를 심으면 여름 뜨거운 열기를 피할 수 있고 겨울에는 햇볕이 들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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