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엇을 입어도 자신감이 ‘철철~’

2008-11-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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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니스타 스타일 해부

미셸 오바마와 두 딸들


평상시 명품보다는 H&M·J. Crew 컬렉션 등 싸고 편한 옷 즐겨
두려움 없는 패션감각 전당대회서 입은 옷은 무명 디자이너를 스타로



미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44)의 스타일리시한 패션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남편이 대통령 당선 수락 연설을 하는 날에도 미셸 오바마는 블랙 앤 레드의 나르시소 로드리게즈(Narciso Rodriguez) 컬렉션을 선택했다. 어두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빨간 불꽃 같은 드레스로 승리를 축하했고, 강렬한 이미지를 다운시키기 위해 블랙 펌프 가디건을 코디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두 딸의 패션 역시 주목할 만했다. 큰 딸 말리아에게 비스코티(Biscotti) 레드 드레스를 입혔고 전체가 라인석으로 반짝이는 화려한 벨트 대신 버클만 반짝이는 레드 벨트로 바꾸었다.

작은 딸 사샤에게는 커다란 리번 장식의 블랙 드레스를 입혀 통일감 있는 패밀리룩을 선보였다. 한 치의 빈틈을 보이지 않는 탁월한 패션 감각이다.

미셸 오바마는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동시에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그것도 명품 브랜드보다는 낮은 가격대의 편한 옷이나 신진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멋지게 소화하는 클래식 아메리칸 스타일 메이커. 변호사 출신이면서 가족을 가장 우선하는 그녀의 성향은 패션 감각에도 그대로 반영돼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을 여성스러운 우아함으로 커버한다. 무엇보다 패션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 훌라후프로 다져진 몸매와 6피트에 달하는 키를 자랑하는 그녀는 평상시 H&M과 J. Crew 컬렉션을 즐겨 입는다고 한다.

선거 유세에서 보여준 그녀의 패션은 일하는 여성이 입기에 편해 보이는 클래식한 원피스였고,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원색을 과감히 시도했다. 특히 지난여름 민주당 전당대회에 입고 나왔던 산뜻한 터키석 컬러 드레스는 시카고 출신의 무명 디자이너 마리아 핀토(Maria Pinto)를 단숨에 스타 디자이너로 올려놓았다. 미셸 오바마는 목 부위가 넓게 파이고 몸매가 강조된 드레스에 에릭슨 미먼 브로치로 포인트를 주어 깔끔하면서 우아한 실루엣을 연출했다.

이날도 큰 딸 말리아는 리번 장식의 블랙 앤 사파이어 스파게티 드레스를, 작은 딸 사샤는 앙증맞은 코사지를 단 퍼플 원피스를 입었다.

‘미셸 오바마가 입은 드레스는 과연 누구의 작품인가’ 하는 문의를 쇄도하게 만든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 유세에서도 마리아 핀토의 퍼플 시스 드레스를 입고 아자딘 알라이아(Azzadine Alaia) 블랙 벨트와 굵은 알의 진주 목걸이로 포인트를 주었다. 또한 ‘블랙 재키’라는 별명을 안겨준 뉴스위크 표지 패션도 마리아 핀토의 작품이다.

볼륨을 넣은 풍성한 단발머리에 여성스럽고 컬러풀한 원피스를 즐겨 입는 그녀.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대선 토론에서 그녀가 입고 나왔던 타쿤(Thakoon)의 꽃무늬 시스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 비록 패셔니스타들에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지만 그냥 예뻐 보인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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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준 미셸 오바마의 마리아 핀토의 터키석 컬러 드레스와 말리아의 블랙 앤 사파이어 스파게티 드레스, 사샤의 퍼플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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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와 논쟁을 불러일으킨 미셸 오바마의 나르시소 로드리게즈(Narciso Rodriguez) 블랙 앤 레드 드레스와 말리아의 레드 비스코티 드레스, 사샤의 블랙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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