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쿼바디스’

2008-11-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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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하고 화려한 대하 스펙터클
네로 황제의 기독교 탄압 이야기

담대하고 화려한 총천연색 대하 스펙터클로 음악 촬영 의상 및 세트 등이 모두 훌륭하다. 로마의 네로 황제의 기독교 탄압 얘기를 쓴 폴란드의 노벨상 수상작가 헨릭 솅키비츠의 동명 소설이 원작. 리즈 테일러와 소피아 로렌이 노예 단역으로 출연했다.

기원 후 1세기. 베드로의 복음 전파와 함께 기독교가 로마에 급속도로 전파된다. 그리고 네로(피터 유스티노프가 오스카 조연상 후보)는 온갖 잔인한 방법을 써 기독교를 탄압한다. 그러나 패전 국왕의 딸로 로마에 인질로 잡혀온 리지아(데보라 카) 등 지하 동굴에서 예배를 드리는 신자들의 믿음을 꺾지는 못한다. 리지아를 사랑하는 사람은 로마의 승전 장군 마커스(로버트 테일러). 그는 처음 리지아에게 접근했다가 그녀의 바디가드인 천하장사 어서스에 의해 혼이 난다. 이에 마커스는 리지아를 자기 노예로 삼고 끈질기게 접근하나 리지아는 이에 불응한다.


허구한 날 주색에 빠져 서푼짜리 자작시를 읊는 네로는 기독교도들을 말끔히 제거하고 자신의 꿈인 새 로마를 건설하기 위해 로마시를 불태운다. 그리고 기독교도들에게 방화혐의를 뒤집어씌운 뒤 이들을 잡아다가 원형경기장 안에 몰아넣고 사자 밥으로 만든다. 서로 사랑하게 된 마커스와 리지아도 체포된다.

로마에서 찍었는데 동원된 엑스트라만도 1만여명에 이르고 로마 화재 장면을 찍는 데만 24일이나 걸렸다. 유스티노프의 코믹하면서도 광적인 연기와 함께 또 다른 뛰어난 것은 미클로스 로자의 음악. 그는 1세기 당시 사용한 악기들을 수집, 노예들의 노래와 찬송가 및 당시의 행진곡 등을 연구해 현대적 감각을 가미, 웅장한 음악을 작곡했다.

감동적인 장면들이 많다. 화재를 피해 도피하는 시민들의 아비규환, 경기장 말뚝에 매인 리지아 앞에서 황소와 사투를 벌이는 어서스, 교인들에게 달려드는 굶주린 사자들 그리고 십자가에 거꾸로 매어달린 베드로 등. 제목은 베드로가 예수의 모습을 보고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Quo Vadis, Domine)라고 물은 데서 따왔다. 머빈 르로이 감독. WHV가 처음으로 2장 디스크의 DVD를 출시했다. 21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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