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찬바람 불면 더 간절한 그 맛

2008-11-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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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더 간절한 그 맛

가을·겨울 제철 음식들로 꾸민 상차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지무침, 배추쌈과 굴 생채, 가자미 조림.

찬바람 불면 더 간절한 그 맛

젠 스타일의 식기와 테이블 보 만으로도 가을·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상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

싱싱한 굴로 만든 생채… 고소하고 담백한 가자미조림


날씨가 좀 쌀쌀해지는가 싶더니 어느덧 2008년 달력도 달랑 두 장 밖에 남지 않은 11월이다. 아침저녁 을씨년스러운 날씨는 겨울이 찾아왔음을 실감케 만든다.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어 마음이 허전해지는 요즘, 게다가 불경기로 인해 몸과 마음이 잔뜩 움츠려든 요즘 같은 때에는 맛있는 제철 요리가 더욱 그립다. 음식을 통해 만병을 고친다는 말이 있듯 맛있는 제철 음식은 겨울철 부족한 영양도 챙겨줄 뿐만 아니라 입맛도 돌게 만들어 기분까지 한결 ‘업’시켜주니 말이다.


일단 겨울철 제철 음식을 살펴보면 제일 먼저 굴을 빼 놓을 수 없다. 바다의 인삼이라고도 알려진 굴은 영양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새삼스러울 정도로 잘 알려진 영양 덩어리다.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간의 해독작용으로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타우린의 함량이 높고 인체 내에서 바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글리코겐과 비타민, 철분, 인,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여성들의 미용식으로도 좋다. 이 외에도 겨울철에 더욱 싱싱한 무와 배추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제철 음식. 우리 조상들이 정월대보름에 빼놓지 않고 먹었던 찹쌀과 차조, 붉은 팥, 찰옥수수, 검은콩으로 만든 오곡밥이나 잣과 밤, 호두, 은행, 땅콩 등으로 만든 부럼 역시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겨울철 건강식이다. 겨울철 제철 생선인 가자미 역시 맛이 담백한 흰 살 생선으로,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소화가 잘되어 위에 부담을 적게 주는 저지방 고단백 저칼로리 생선으로 어떻게 요리해도 맛이 좋다.

글렌데일에서 요리클래스를 운영하는 김태임씨가 회원들을 위해 가을·겨울 제철 음식으로 만든 상차림을 선보였다. 시원한 맛의 굴과 싱싱한 무채에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굴 생채, 고소한 가자미와 꽈리고추로 맛을 낸 가자미조림, 밤과 고구마, 찹쌀을 넣고 지어 구수한 맛의 영양밥,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맛이 일품인 가지무침까지. 만들기 쉬우면서도 폼 나는 것은 물론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실 만큼 토속적인 맛인 동시에 어린 자녀들도 즐길 깔끔한 맛이다.

“간단한 메뉴지만 가족과 손님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김태임씨는 “같은 재료, 레서피로 요리를 해도 스트레스 받으며 만든 음식은 맛이 없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정성껏 요리해야 음식 맛이 좋아져요”라고 덧 붙였다.

이왕 먹는 거 조금만 신경 써서 먹을 것을 권하는 김태임씨. 그가 제안한 입맛 도는 겨울철 요리로 오늘 저녁 우리 가족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 보자.

<글·사진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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