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자는 것은 건강의 필수 요소. 그러나 너무 많이 자는 것도 당뇨병, 심장질환, 우울증 등 몸에서 보내는 이상신호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이 자는 것이 너무 많이 자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나이, 활동 레벨, 건강 상태, 라이프스타일, 습관에 따라 적당한 수면시간이 좌우된다고 지적한다.
물론 스트레스나 몸이 아프면 잠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너무 많이 자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 없고 별로 불편하지 않다면 단순히 생활습관의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적당한 수면시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 7~9시간 정도가 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면 과다증(hypersomnia)으로 분류될 수 있을 정도로 7~9시간 이상 많이 잔다면 왜 그럴까?
수면 과다증은 잠을 자도 개운치 않고 하루 종일 심한 졸음에 시달리는 것을 말한다. 낮잠을 자도 졸음이 가시지 않는다. 또한 밤에는 지나치게 많이 자게 된다. 수면 과다증에 시달리는 경우 불안, 에너지 저하, 기억력 문제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잠을 자다가 호흡이 끊기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에 걸린 사람도 수면 과다가 나타날 수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9시간 이상 자는 사람은 7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50%나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시간 이하로 잠을 적게 자도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잠을 너무 많이 자면 체중도 늘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6년간 기간을 기준으로 9~10시간 자는 경우 7~8시간 자는 사람보다 비만에 걸릴 위험이 21%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너무 많이 자면 두통이나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다 수면보다는 불면증이 우울증과 더 관련이 깊다. 하지만 우울증에 시달리는 전체 우울증 환자 중 약 15%나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잠을 너무 많이 자면 우울증 증세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적당하고 건강한 수면은 우울증 회복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
또한 약 7만2,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인 ‘간호사 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에 따르면 9~11시간 자는 여성은 심장질환인 관상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이 8시간 자는 여성에 비해 38%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수면과 사망률에 대한 상관관계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9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경우 7~8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7~8시간 이상 너무 많이 잔다면 의사를 찾아 건강 체크를 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또한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잠에서 깰 것을 강조한다. 규칙적인 운동 역시 건강한 수면에 큰 도움이 된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