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각보 패션’ 에 감탄만…

2008-11-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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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보 패션’ 에 감탄만…

이상봉 컬렉션에 자주 등장하는 ‘원’을 모티브로 한 의상.

‘조각보 패션’ 에 감탄만…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씨

2009 봄·여름 컬렉션 이상봉

한글 디자인 의상 호평 이어 전통적 한국미로 세계 패션계 누벼

파리 패션계가 사랑하는 한국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이상봉(Lee Sang Bong)이다. 한글 서체의 스타일리시한 발견 이후 그가 선택한 테마는‘조각보’였다.


한글, 소나무, 한복 등 한국적인 모티브를 서양복 스타일에 접목시켜 파리 패션계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그가 2009년 봄·여름 파리 프레타포르테에서 ‘조각보’라는 너무나 한국적인 감성을 서양적인 색감과 디자인으로 해석해 찬사를 받았다. 수십 개의 자투리 천을 한 땀, 한 땀 엮어 만든 조각보야 말로 디자이너 이상봉이 오랫동안 찾고자 했던 가장 이상적인 한국 전통의 미였던 것이다.

이상봉 컬렉션은 2006년 봄 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서 소리꾼 장사익과 화가 임옥상의 글씨체를 담은 한글 디자인 의상들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당시 그는 “한글이 예술적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감성 전달에도 효과적이어서 외국인들은 아름답고 모던한 느낌을 주는 하나의 예술품으로 본다”며 “외국 바이어들이 옷에 한글 디자인을 넣어 달라고 먼저 요구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했었고, 아니나 다를까 이상봉 컬렉션의 한글 패션은 린제이 로한 등 할리웃 스타들을 매료시켰다.

한글 패션이 성공적인 데뷔를 장식하자 이상봉 컬렉션은 음양오행의 이치에서 따온 우리 전통의 색, 황, 청, 백, 적, 흑의 오방색을 화려하면서 단아한 이미지로 풀어낸 조각보 패션을 선보였다. 한글 서체의 신비로운 매력에 흠뻑 빠져 있던 파리 패션계는 조각보가 드러내는 색채감으로 인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상봉씨는 “조각보를 네덜란드 작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이라고 여기는 유럽인들에게 수백 년을 이어온 우리의 전통의 미라고 설명하면 놀란다”며 “전통의 공예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문화상품을 개발하면 세계무대에서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전통적 한국미를 현대화한 패션으로 세계무대를 누비고 있는 이상봉 컬렉션이 한글 서체를 패션화한데 이어 조각보 패션으로 한국적 아름다움을 한층 더 빛내고 있는 것. 파리 프레타포르테에서 첫 선을 보인 청주 조각보를 재정리하고 보완해 더 아름다운 조각보 패션을 펼쳐 보이겠다는 이상봉 컬렉션의 런던 패션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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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천들을 한 땀 한 땀 엮어 만든 조각보를 모티브로 한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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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보의 화려한 색채감을 두드러지게 하는 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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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규방공예가의 작품인 조각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 이상봉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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