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매매‘껑충’… 바닥 쳤나

2008-10-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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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규 46만채 2.7%·기존 518만채 5.5% 예상밖 증가
가격 낮고 차압 건수 급증… 전문가들 “바닥 언급 아직 일러”

“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는 주택시장에 온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일반 예상을 깨고 기존 주택매매에 이어 신규 주택 매매가 증가함에 따라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진단이다.


이들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부동산 시장 침체가 머지않아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말의 기대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에서 주택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고 차압 주택도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우세하다.


◆9월 주택 매매 증가

9월 전국의 신규 주택매매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연방 상무부는 27일 9월 전국에서 매매된 신규 주택은 46만4,000채로 전년 동기대비 2.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8월에 비해 2.2% 감소한 45만채였다. 꽁꽁 얼어 붙은 부동산 시장에 드러매틱한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서부 지역의 매매가 23% 증가하며 전체적인 반전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팔리지 않고 있는 악성 재고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9월 주택 재고는 7.3% 줄어든 39만4,000채를 기록했다.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1년 동안 재고는 25.4%나 감소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는 1963년 정부 통계가 발표된 이후 최대 폭으로 준 수치다.


지난주 발표된 기존 주택 매매도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기간 매매된 기존 주택은 연율로 환산해 전월대비 5.5% 증가한 518만채를 기록했다. 0.8%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지난 1년간 최대 폭의 증가다.


◆바닥 언급은 시기상조

예상과 달리 신규 주택매매가 증가했지만 평균 매매 가격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매 주택수도 1년 전에 비하면 33%나 감소한 수치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9월 매매 호조는 8월의 끔찍한 침체에 따른 ‘기전 효과’가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격 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매매 된 신규 주택의 중간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하락한 21만8,4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한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금리도 지난주 6.1%를 기록해 8월 6.5%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택 차압도 급증세다. 9월에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3분기 전국 주택 차압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한 76만5,558채에 달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주택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모기지 대출 조건은 더없이 까다로워져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거나 대출금를 제때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와코비아의 아담 요크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주택 매매 추이는 매우 둔화돼 있다. 신용경색이 강화되고 있고 소비자들이 경기에 대해 더 걱정하고 있어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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