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량소녀 룩’인데… 섹시하잖아

2008-10-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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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니스타 스타일 해부

가십걸스 교복도 티셔츠로 형식파괴, 과감한 컬러의 자유분방한 스타일

원더걸스 통일된 핑크와 블랙서 매탈릭 레드 미니외 각자의 캐릭터 살려


뉴욕과 한국 ‘잇 걸’(It Girl·매력적이고 섹시한 젊은 여자)의 만남이다.

잇 걸을 위한 트렌드 교과서로 불리는 CW시리즈 ‘가십 걸’(Gossip Girl)의 세레나와 블레어, 제니를 모른다면 트렌드세터라 할 수 없다.
갈수록 연령층이 내려가는 패션 트렌드의 진원지에 비애가 느껴지지만 요즘 패션계에서 ‘섹스 앤 더 시티’보다 자주 거론되는 스타일 메이커는 일상이 파티이고 스타일이 곧 윤리인 화려한 고교생 ‘가십 걸’이다.

무엇보다 가십 걸은 교복을 입는 법도 다르다. 화이트 셔츠 대신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는다. 그것도 단추 두세 개쯤 풀러 섹시 룩을 선보인다. 가끔은 칼러가 없는 화이트 티셔츠로 형식 파괴를 외치기도 한다. 과거 탈선 청소년이나 연출한 불량소녀 룩인데 이상하게도 가십 걸이 입으면 스타일이 된다는 것. 교복 스커트 아래는 과감한 컬러의 타이즈나 레깅스로 개성을 드러내고 롱부츠 혹은 부티를 신어준다. 유행 컬러의 다양한 빅백 매치는 필수이고 교복 위에 가죽 재킷이나 체크코트, 가디건 혹은 베스트로 멋을 더한다.

가십 걸 중에서도 10대뿐 아니라 20대에게까지 패션 아이콘으로 군림한 세레나(블레이크 라이블리)는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를 적극 활용하며 자유분방한 일명 ‘케이트 모스’ 스타일을 뽐낸다. 다양한 길이의 부츠를 핫 아이템으로 부상시킨 장본인이다. 이에 반해 공주 패션의 대명사가 된 블레어(레이튼 미스터)는 우아하고 절제된 오드리 헵번 스타일을 즐긴다. 트레이드마크인 형형색색의 헤어밴드와 여성스러운 공주풍의 스타일링이 포인트. 가장 어린 열다섯 살의 소녀 배우 테일러 맘센이 연기하는 제니는 값비싼 옷을 사 입을 형편이 아니어서 직접 만든 예쁜 옷으로 세레나와 블레어의 패션 감각에 맞선다.

가십 걸의 고교생 트렌드세터 세레나와 블레어의 한국 맞수로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를 두고 고민하다가 원더걸스의 손을 들었다. 이유는 최근 공개된 4번째 프로젝트 앨범의 타이틀 곡 ‘노바디’(Nobody)의 의상 컨셉 때문이다.

영화 ‘드림걸스’의 모티브가 됐던 60년대 모타운 여성그룹 ‘더 수프림스’(The Supremes)의 환생으로 설명되는 ‘레트로 룩’. 스무 살 유빈이부터 열여섯 살 소희까지 어쩜 그리 발칙하게 어울리는지.

‘텔미 텔미’ 열풍을 일으킬 당시 핑크 앤 블랙 패션이 가십 걸의 스타일리시 교복 패션이었다면, 블랙 아니면 메탈릭 레드, 골드 앤 실버 미니 드레스로 통일한 노바디 레트로 룩은 가십 걸이 파티 초대장을 보낼 만큼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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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십 걸의 트렌드세터 세레나(왼쪽부터)와 블레어, 제니. 멤버들의 평균 연령이 열아홉이지만 각자의 캐릭터를 살린 패션이 스타일을 창조하는 여성 5인조 그룹 원더걸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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