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경기 악순환 끊는 구제금융이기를

2008-10-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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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랜만에 가뭄으로 힘든 이곳 남가주에 많은 양은 아니지만 주변을 촉촉하게 적실만큼의 단비가 내렸다. 미국은 지금 경제 전반에 걸쳐 긴 가뭄으로 몸살을 않고 있는 중이지만 하루 빨리 이 가뭄을 벗어날 수 있게 희망이라는 단비가 우리에게 내려지기를 기원한다.

지난 한 주는 여러모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부동산 침체와 모기지 서브프라임 사태로 시작된 이번 파동이 점차 전 세계로 확대되자 정부는 경기 침체로 인한 공황상태를 막기 위해 시장에 7,000억달러를 긴급 투입하는 금융구제법안을 만들었고 우여곡절 끝에 겨우 통과되어 전 세계 금융 마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물론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모든 경제, 정치 전문가들이 현재의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많은 손님들이 이 법안의 통과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앞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와 영향이 있는지 언론을 통해 접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의아해 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또한 이러한 금융 구제법안을 왜 통과시켜야 하는지 주변의 많은 분들은 불평하시는 것을 보고 정부와 정치가들이 국민을 설득시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쉽다.


이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대부분 맞는 말이다. 힘들게 일해서 세금을 내고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돈을 일부 기관과 비도덕적으로 살아온 부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쓰인다고 생각하면 당연하다. 하지만 세금 낭비라고 생각하는 많은 수의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건 그 만큼 현재의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것과 이를 방치하면 더 큰 재앙이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자금이 필요할 때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지 못하면 결국 파산하게 되고 기업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고 이는 결국 페이먼트를 못 내는 결과를 초래해 집안의 경제가 악화되어 소비를 줄이게 된다. 결국 소비위축은 은행으로 하여금 금고문을 더욱 잠그는 효과를 나타내어 부실한 기업뿐만 아니라 건실한 기업마저 경영을 악화시켜 또 다른 파산을 낳고 이런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결국 경제가 파탄의 지경에 이르고 만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은 재벌이 아닌 사회 저소득층이 제일 큰 피해를 보게 되어있다. 물론 은퇴 시 사용목적으로 장기적으로 안전하다고 보는 뮤추얼 펀드 등에 가입했다고 해도 이러한 공멸의 상황이 오면 피해나가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이러한 구제법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정치인들의 표 의식과 이해득실로 한 번에 실패를 거친 것이 아쉽기는 하다.

그러면 부동산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법안의 통과가 부동산 침체를 치료할 만병통치약의 역할은 못 하더라도 최소한 병의 악화를 줄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융자를 받아야 하는데 은행은 부실 자산을 막기 위해 다운페이먼트 규정을 높이고 기타 대출조건을 강화해서 주택 구입자들이 융자 받기가 그 만큼 어려워져 자격조건을 갖춘 바이어들조차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이는 다시 부동산 경기 위축과 소비 심리 악화라는 악순환을 몰고 와 앞서 언급한 기업과 개인에게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 역시 은행들끼리는 서로 돈이 돌지 않아 융자를 해주고 싶어도 못해 주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 법의 통과가 이러한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818)357-7694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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