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바구니’같다고 얕보지 마

2008-10-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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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같다고 얕보지 마

마크 제이콥스가 출시한 ‘수비’(Suvi)는 가죽 소재 샤퍼백으로 새처 스타일로 들 수 있는 손잡이와 어깨에 걸 수 있는 실버톤 체인 스트랩이 달려 있다.

‘장바구니’같다고 얕보지 마

내년 봄 출시될 예정인 구찌 샤퍼 스타일의 숄더백.

디테일이 첨가된 샤퍼백

지난봄부터 샤핑을 하면서 이것저것 넣기 편하게 만들어진 샤퍼백이 스타일의 상징이 되고 있다. 샤퍼백은 소위 말하는 ‘장바구니’ 스타일로 한동안 유행하던 가죽 빅백만큼 크기는 크면서도 ‘가벼운’ 백이다. 샤퍼백을 처음 유행시킨 브랜드는 고야드의 ‘생 루이 백’. 아무런 장식이 없이 알파벳 ‘Y’를 본뜬 무늬가 전부인 큼지막한 가방이다. 소재는 아삼과 면, 마로 된 천연재료에다 아라비아고무를 덧칠했다고 하는데 모르고 보면 영락없는 비닐백이다. 그러나 1,000달러가 넘는 고야드 생 루이 백은 지난해 뉴욕과 파리의 패션거리를 휩쓸었고, 할리웃 스타들이 샤핑할 때 드는 가방으로 널리 알려졌다.

샤퍼백의 유행이 지속되자 명품 브랜드마다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샤퍼백을 출시하고 있다. 무거운 토트백에 지친 여성들에게 캐주얼과 정장, 그리고 어느 공간에서나 어울리는 스타일 연출이 샤퍼백의 특징으로, 시즌마다 디테일이 첨가되지만 샤퍼백이 지니는 고유의 기능 ‘가볍고 편안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시즌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부상했던 루이비통의 ‘네버풀’은 모노그램을 기본으로, 실용적이면서 비교적 착한 가격에 3가지 사이즈가 나와 있다. 옆 라인의 줄을 잡아당기거나 그대로 늘어뜨려 두 가지 스타일로 즐길 수 있는데, 트렌드세터라면 헐렁한 채로 늘어뜨리는 것이 기본이다.

디올의 핫 아이템인 ‘레이디 디올’ 샤퍼는 블랙 퀼트 가죽으로 손잡이에 달리 디올 로고 참 장식이 영국 다이애나비가 사랑했던 ‘레이디 디올’ 백의 품위를 유지해 준다. 유사한 느낌의 다른 이미지가 벌사체 페이턴트 샤퍼이다. 시그니처 로고 참이 손잡이에 달려 있고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페이턴트 가죽 토트 스타일로 십자형 그리스풍 엠보스 가공이 퀼트 효과를 지닌다.

보테가 베테타의 우븐 샤퍼는 반짝거리는 페이턴트 가죽 소재의 꼬임이 샤퍼백임에도 고급스럽고 우아함을 풍기고, 프라다 나일론 샤퍼는 프라다만의 블랙 나일론 소재 실버톤 장식과 어우러져 가벼우면서 세련된 느낌을 낸다. 구찌는 딱히 샤퍼백으로 이름을 붙이지 않지만 최근 출시되는 스타일이 샤퍼백과 유사하게 심플해지고 있다.

샤퍼백 스타일의 변형인 마크 제이콥스의 ‘수비’는 부드러운 양가죽 소재를 사용해 시크함이 돋보인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캐주얼과 정장 등 어떤 스타일에도 잘 어울린다. 컬러는 블랙과 다크 오키드가 나와 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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