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 행복 끝, 불행 시작은 없다

2008-09-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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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개인적인 일은 접어두고 지금의 화두는 미국의 주요 투자 은행들이 망하고 넘어가고 그 이유는-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뭐꼬? 제목도 복잡하고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이 뭔지 신문에서 읽을 때는 알아도 내가 버는 돈과 사는 일에는 구체적으로 무신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고 경제 살린다고 싼 이자로 돈을 마구 풀어서 집 값 덩달아 올라가게 하고? 돈 갚을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마구마구 돈 빌려주고 그 융자를 서로 이자 붙여서 사고팔고 이익 계산해가며 나눠 먹고 저희들끼리 연봉 올려 주고 사장들, 위에 있는 사람들, 보너스 1년에 몇억달러씩 서로 주고받고 그러더니 너무 잘못해서 이제는 나랏 돈으로 도와준단다. 쯧쯧”

“나랏돈은 무슨 얼어 죽을. 다 세금으로 충당하는 거지. 나도 그 세금 내는 거여. 자기네 개인적인 돈은 하나도 안내는 거지. 7000억 달러 쏟아 부으면 부자들이 서로 망하지 않는 거겠지. 달라질 것 없어 “

“11월에 대통령 선거 있는데, 부자 아버지 잘 만난 엄청난 부자 마누라랑 잘 먹고 잘 사는 노인네, 맥케인 그리고 신데렐라 아줌마 새라 페일린. 또 어쩜 흑인이 그리 잘났을까? 우리 가게 들락거리는 흑인들은 매일 그렇고 그렇던데 아이고 그 마누라는 왜 그리 우아한지 사람은 머리좋고 똑똑허고 볼 일이여! 민주당, 공화당 정책 따라 우리 서민들 생활이 얼마나 달라지겠어? 잘 난 사람들은 따로 있어. 우리는 못난 사람이고. 기름 값 비싸고 물가 올라 못 살겠어 ”


15년쯤 전부터 집값이 더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고 아파트에 사시며 집을 사지 않으시더니 2000년경부터는 자꾸 오른다고 이제 곧 떨어지지 또 결정하지 않고 그 후론 너무 가파르게 올라 머뭇거리시다 그 사이 아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아이들 신혼집을 사줄까 집을 보러 다니시며 요즈음 하시는 말씀이다. 참 오랫동안 집 한 채 사주지 않아 미안해서일까? 그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본인의 처지가 스스로 딱해서일까? 사뭇 비관적이다.

지난 15년 동안 좀 사고팔고 하셨으면 본인도 이제는 독립해 나간 아이들과 그전에 주택에서 재미있게 살고 추억을 쌓고 또 그 집을 바탕으로 다른 곳에 투자해서 더 많은 재산을 축적하고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에이전트인 나도 더불어 얼마나 좋았을까? 덕분에 실적도 더 오르고 돈도 더 벌었겠지.

오랜 세월 그렇게 알고 지내다 보니 이제는 손님도 에이전트도 아닌 내 아버지 같다. 오늘도 새로 나온 집들을 둘러보며 하시는 이 분 말씀 참 옳은 말씀입네 그러는데 또 ‘생각보다는 집 값이 그리 안 떨어졌네’하시며 ‘안녕’ 그냥 가신다.

20년 전에도 그랬다. 집값이 떨어지고 차압 매물이 증가하고 미국 경제는 혹독한 인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 사람들은 1920년대의 재생과 그 불황을 예감하고 모두들 호들갑이었다. 그러더니 결국 똑똑한 정치인들의 정책 탓인지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차는 인생과 경제의 사이클인지 십년이 넘어 걸리며 회복하더니 또 활황이다가 이제 터지고 넘어가고 깨지고 그리고 이제 거의 그 끝인듯 그러나 이후 파장을 떠맡을 당사자들은 우리 국민들이요 납세자들이 되리라.

하두 오랫동안 보아와 이제는 가족처럼 느껴지는 손님 아저씨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어 동의하면서도 나는 잘나면 잘난 대로 낮으면 낮은대로 정치인도 투자가들도 나의 셀러와 바이어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리라는 것을 믿는다.

끝이 없는 시작은 없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디 무 잘라내듯 행복 끝, 지금 부터 불행 시작이 있었던가. 마찬가지로 ‘불행은 여기까지 지금부터 행복 짠!’도 현실에서는 없다. 그것은 동화 속과 한국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이다. 행복과 불행은 늘 함께 친구처럼 가족처럼 우리에게 좋은 일, 덜 좋은 슬픈 일들로 섞여서 함께 산다. 매일 터지는 나쁜 소식들에 너무 움추러들지 말고 아끼고 절약하며 더 열심히 일하며 참아내자. 힘없는 서민들 있는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각자가 모여 우주의 힘의 근원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818)317-8525
서니 김 <리맥스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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