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늑대가 오지 않더라도 한 번 더 기다려 보자!

2008-09-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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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초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최대 2,000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정부지원금을 투입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예전 같으면 이러한 정부의 금융지원책에 적잖이 흥분도 하여 기뻐도 하고 기대도 많이 하였을 것이나, 일부에서는 미 건국이래 최대의 경제회복 금융지원책이라면서 당장이라도 모든 것이 해결된 듯이, 해결될 듯이 기뻐하는데, 왜 그다지 흥분되지 않는 것일까? 아마 그 이유는 지난 여러번의 주택금융시장 지원책에 크게 환영했다가 곧 바로 실망한 그 허전한 느낌이 아직 사라지지 않아서 이기도 하거니와 이러한 대대적인 정부시책이 실질적인 시행방침으로 마련돼서 피부로 느껴져야 하는 현실적인 주택시장의 안정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여전히 멀리 느껴져서 인 것 같기도 하다.
프레디맥과 패니매가 무엇인가? 연방이 보증하는 모기지 업체로서 일반 모기지 은행들, 즉 워싱턴뮤추얼, 컨추리와이드, BOA, 웰스파고 등이 고객들에게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면서 작성된 서류(채권)을 다시 사들여서 증권으로 만들어 회전시키는 일반모기지은행의 은행으로 보면 된다. 이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주택대출 채권이 미국 내의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반에 가깝다. 즉, 미국내의 모기지담보회사중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회사들이다.
이렇게 중요한 이 두 회사가, 지난 3년간의 부동산시장의 불황으로 많은 부실주택 대출금에 대한 손실금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고, 두 회사의 재무구조가 형편없이 악화되고, 따라서 더이상 일반 모기지 은행들의 대출채권을 제대로 사주지 못하게 되니 따라서 일반 모기지 은행은 일반 주택구입자에게 대출을 해주지 못하거나 아주 까다롭게 대출해 주는 악순환이 발생된 것이다.
이러한 두 기관의 부실을 보다 못해 연방정부에서 2,000억달러라는 동그라미를 그려넣기도 어려운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게 되면서, 아마 이전의 여타의 구제조치보다도 확실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우선 제일 먼저 30년 고정모기지 이자가 눈치 빠르게 하루만에 0.5%가량 대폭적으로 내려가 버렸다. 두 기관의 재무구조가 좋아지면 일반 은행들이 이곳에다 채권을 팔기가 쉽도록 두 기관이 그 대출기준을 완화해 줄 것이고, 따라서 일반 모기지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주택대출을 쉽게 해줄 수 있어, 우선 당장의 바이어들이 오늘부터 바로 직접적인 혜택을 입는 것 같다.
현재의 주택시장을 보면, 허울좋게 만들어둔 점보컨퍼밍론(41만7,000달러에서 72만9,000달러까지)에 해당되는 가격의 주택이 전체주택의 40%이상을 차지하는데, 실제로 대출이 이루어지는 비율은 5%가 채 안 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점보 컨퍼밍론으로 대출을 받는다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다’라고 할 정도로 기준이 까다롭고 어려워서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알다시피 지난 몇년간 컨퍼밍론으로 그 기준을 묶어두고 그 이상은 대출기준을 심히 까다롭게 하여 해당대출이 전혀 되지 않고 있어, 부동산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을 심히 애닳게 하다가, 2008년 1월 하순, 컨퍼밍론의 상한선이 대폭적으로 올라간다는 그 소식에 얼마나 좋아했고 기뻐했는지!
그리하여 의회와 대통령이 서명하고 그 세부시행세칙이 내려올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는지, 그리하여 2년여를 끌던 부동산시장의 불황이 이를 계기로 이제야 끝날 수 있다고 얼마나 기대를 했던지… 그랬던 그 구제책이, 시행세칙이 발표되면서 점보 컨퍼밍론이라는 희한한 단어가 새로 생기면서 은행의 대출기준은 쇠문보다 더 단단하고 딱딱하게 만들어지고, 주택시장의 구제책으로 내놓은 시책이 오히려 주택시장을 더욱 경직하게 만들어 버렸던, 어처구니없는 지난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다리던 것처럼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이번의 구제책으로 말미암아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획기적으로 완화되어 많은 바이어들에게 불가능했던 주택구입이 가능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주택시장의 안정이 보다 빨리 다가온다면, 비록 늑대가 오지 않더라도 소년의 거짓말을 한번더 용서(?)해 주는 마음으로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661)373-4575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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