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브 프라임에 이어 이젠 프라임 론마저

2008-08-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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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신용등급 프라임 론 연체율 ‘쑥’
프라임 론 받은 주택 소유주 중 상당수
모기지 페이먼트 연체로 차압 위기

우수한 크레딧으로 프라임 모기지 론을 얻었던 주택 소유주 중에서도 상당수가 페이먼트를 내지 못해 연체(default)에 떨어지고 있어 주택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는 심화되고 있다. 모기지 연체는 주로 크레딧이 낮은 서브프라임 차용인에게 일어났지만 이젠 신용등급이 우수한 차용인들도 연체에 빠지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의 프라임 홈오너들마저 차압 사태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택시장 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며 시장 회복에도 더 많은 기간이 소요될 것임을 말해준다.

론퍼포먼스사의 조사에 의하면 신용우수등급인 프라임 일반(융자액 41만7,000달러 이하) 모기지의 연체율은 5월 중 2.44%로 일년전의 1.38%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융자액 41만7,000달러 이상의 점보 프라임 론인 경우 연체율은 4.03%로 일년 전 1.11%에 비해 더 극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2007년에 이뤄진 프라임 융자는 최악의 수준으로 2006년에 대출된 프라임 론의 연체율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고 론퍼포먼스사는 지적했다.
크레딧이 우수한 프라임 론이 이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결코 가벼이 볼 일이 아니며 주택시장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메이저 모기지 은행 중 하나인 워싱턴 뮤추얼은 지난 달 자사 프라임 론 연체가 급상승세였다며 특히 2007년에 대출된 프라임 론의 2.19%가 6월30일 현재 이미 연체에 빠졌다고 밝혔다. 2005년에 나간 프라임 융자의 경우 연체율은 1.40%였다.
JP 모건 체이스도 지난달 프라임 모기지 실적이 형편없으며 프라임 모기지 론 관련 손실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었다.
서브 프라임 론이 연체사태를 빚으면서 시작된 주택시장 침체가 중간 신용 등급인 알트 A 차용인에게 타격을 가하고 이젠 마지막으로 신용 우수 등급인 프라임 론 차용인들마저 연체란 파국적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연체에 빠지는 프라임 론이 증가함으로써 주택 시장의 연체와 차압은 더욱 늘 것이며 고대하는 시장 회복은 점점 더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한 분석가는 연체가 더 증가함으로써 주택 가격 하락이 더 오랜 기간, 아마도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의 주택 가격은 이미 2006년 최고가에 비해 평균 20% 이상 떨어진 상태다.
주택 가격 하락과 연체는 불가분의 관계. 가격이 하락하면 연체가 늘고 연체가 늘면 다시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주택 재고는 이미 11개월분에 이를 정도로 과잉상태인데 프라임 론에서도 연체가 발생하면 차압매물은 더 증가할 것이다.
프라임 론 연체 증가로 신규 모기지 융자도 지장을 받을 전망이다. 은행들은 이미 융자 기준을 대폭 강화했는데 프라임 론도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모기지 융자에 대한 심사를 더 까다롭게 할 것이 틀림없다. 최근 실시된 한 조사에서 올 첫 분기 중 론 오피서의 60%가 프라임 론에 대한 융자 기준을 강화했다고 답했는데 2분기에는 이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주택시장 회복이 오기 전에 더 혹독한 시절이 지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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