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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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프레디 손실급등, 진퇴양난의 모기지 융자

2008-08-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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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최근 주택모기지의 부실화 현상이 날로 확대되자 페니매와 프레디맥에 관련된 소식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위 ‘국책(國策) 모기지 회사’라 불리는 페니매와 프레디맥은 시장에서 싼 이자율로 자금을 마련하여 융자 은행으로부터 모기지를 매입하거나 보증해줌으로써 모기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취급되고 있는 주택모기지 중 80% 정도가 이들 국책 모기지 회사들에 의해 매입되거나 보증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기지시장의 존폐여부가 페니매와 프레디맥에 달려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기점으로 광범위한 모기지 경색(Mortgage Crunch)사 태가 터지자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구원 투수로 나서서 나름대로의 방파제 구실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모기지 연체와 주택압류(foreclosure)가 급등하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게 되었고 결국 연방정부의 구제조치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처럼 페니매와 프레디맥의 문제가 확대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모기지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고통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이들 회사들의 손실이 계속 늘어나게 될 경우 그만큼 주택모기지를 매입하거나 보증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되게 되며 이에 따라 모기지를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자율도 급등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 수수료의 인상
페니매와 프레디맥은 최근 모기지 승인 기준을 크게 강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급등하는 손실을 보전키 위하여 각종의 수수료를 새롭게 부과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종전에는 모기지유동화채권의 가격에 따라 결정되었던 모기지이자율이 작년 말을 기점으로 다음과 같은 수수료가 첨가되어 부과되어짐에 따라 그만큼 상승하는 결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리스크수수료(Risk Based Mortgage Fee): 리스크수수료는 신용점수와 융자비율(LTV: 주택
가치대비 융자비율)에 따라 적용된다. 즉, 융자리스크가 높다고 평가되는 사람에게는 높은 이자
율이 적용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융자리스크에 따라 부과되는 수수료의 개념은 자동차 보험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동차의 경우 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평가되는 사람에게는 보험료가 비싸지듯이 리스크가 높은 사람에게는 비싼 이자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애드버스 마켓 공급 수수료(Adverse Market Delivery Charge): 이는 소위 ‘시장상황이 불리해짐에 따라 부과하는 요금’으로 페니매가 매입하거나 보증하는 모든 모기지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부과된다. 즉 신용점수나 융자비율과는 상관없이 모든 융자에 대하여 부과되는데 해당수수료는 종전 0.25%에서 0.5%로 인상되었다. 상기 수수료는 이자율로 전가되어지는데 이에 따라 채권시장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약 0.25%정도의 이자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발생하게 된다.

◇ 알트에이(Alt-A) 모기지 취급중단
페니매와 프레디맥은 최근 알트에이 모기지의 취급을 앞으로 중단할 것이라 발표하였다. 알트에이 모기지란 소득 및 자산에 대한 검증절차를 일정 부분 완화시켜 주는 모기지 프로그램을 말한다.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이러한 모기지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이유는 현재 급등하는 손실의 대부분이 알트에이 모기지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디맥의 경우 지난 2/4분기 중 8억2,1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하였는데 알트에이 모기지가 손실 발생의 가장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레디맥이 보유하거나 보증한 총 1,900억달러의 모기지에 있어 연체율은 2007년 12월31일 1.8%에서 지난 6월말에는 3.7%로 급등했다.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매입 또는 보증한 주택모기지중 알트에이 모기지는 11%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오는 12월31일부로 더 이상 알트에이 모기지는 취급되지 않게 된다.

이처럼 페니매와 프레디맥이 발벗고 나서서 알트에이 모기지의 취급을 중단하게 되면 어떠한 상황이 예상될 수 있을까? 우선 소득검증을 하지 않고 모기지 융자를 얻기가 매우 어려워지며 설령 융자를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어질 것이다. 또한 종전에 소득검증을 하지 않고 변동이자 모기지를 얻는 경우 향후 예상치 않은 곤경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즉 이자율이 재조정되어질 경우 상환부담이 급등하게 되더라도 종전에는 재융자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소득검증의 문제로 인하여 재융자가 불가능하게 되고 따라서 늘어난 상환부담을 제대로 감당치 못할 경우 그만큼 모기지 연체와 주택압류(foreclosure)를 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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