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기지 론 ‘더 어렵고, 비싸졌다’

2008-08-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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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니메, 수수료 인상에 고 위험 론 매입 중지
첫 주택 매입자에 직접적 타격…시장 회복에 찬물
문서화 할 수 없는 소득 융자받기 더 어려워져

쉽게 주택 융자가 나오던 시절은 갔다. 이제부터는 모기지 론을 받기도 어렵고 운 좋게 받더라도 예전보다 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은행들이 일으킨 모기지 론을 매입하여 채권화한 뒤 투자자에 매각함으로써 일반 홈 론에 지도적 역할을 담당해온 ‘패니메’는 최근 모기지 론 부실 사태로 인해 23억 달러의 손실이 났다고 공개하고 모기지 론 수수료를 인상하는 한편 고위험 론에 대한 매입을 중단하며 가격 하락 지역의 홈 론에 대해서는 고위험 프리미엄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부 모기지 론에 대해서는 차용인의 크레딧 점수와 다운 페이먼트 액수에 따라 수수료를 1/4퍼센트포인트 인상했다. 예를 들어 크레딧 점수가 680점으로 다운을 20%하는 차용인의 경우 수수료를 과거 0.75%에서 1%로 올려 받기로 했다.
또 가격 하락 지역의 모기지 융자에 대해 올 봄부터 부과하기 시작한 수수료(adverse market delivery charge)도 0.5%로 인상했다.
일반 모기지 론 대출에 기준을 설정하는 패니메의 이번 조치는 모기지 융자 및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디스 이코노미.컴의 경제분석가 마크 잰디는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모기지 융자가 과거보다 더 비싸지고 얻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책당국자들은 모기지 융자가 확대되기를 기대하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큰 부실로 인해 그 자신 생사의 기로에 선 패니메로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 HSH 어소시에이츠의 키스 검빙거는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금융권에서 야기되고 있는 갖가지 여건 악화로 인해 모기지 융자에 따른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전국 부동산 협회의 수석경제분석가 로렌스 윤은 주택 시장 회복과 관련해 “아주 부정적인 조치”라며 “모기지 융자를 얻는데 따른 수수료가 추가됨으로써 잠재적 바이어들의 주택 시장 진입을 가로막게 됐다”고 강조했다.
패니메의 작은 사촌격인 프레디 맥도 큰 손실로 인해 대출비용인상 및 고위험 대출 축소 등 비슷한 조치를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니메의 이번 조치는 특히 첫 주택 바이어들에게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택 매입자에 비해 주택 매입 자금이 빠듯해 약간의 추가 부담도 매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렌스 윤은 패니메의 수수료 인상은 차용인에게 그대로 전가돼 모기지 이자율이 1/4포인트 인상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첫 주택 바이어를 감소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연쇄 효과를 일으켜 큰 파장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첫 주택 매입자들의 주택 매입에 제동이 걸림으로써 기존 주택 소유주들도 집을 팔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더 큰 집으로 옮기지 못하고 고가 주택 판매도 지장을 받게 된다.
패니메는 또 알트 A 론도 2008년 말 이전에 없앨 방침이다. 알트 A론은 크레딧 수준이 프라임보다는 못하고 서브프라임보다는 낮은 차용인에 대한 대출. 주택 붐 시절 패니메가 매입하는 전체 론의 11%를 차지했던 이 론은 주로 자신의 소득을 문서화 할 수 없거나 문서화 하기를 꺼리는 차용인들이 이용해왔다. 패니메가 올해 말을 기해 알트 A론 매입을 중단한다면 소득이 문서화 되지 않은 소비자들은 모기지 융자를 얻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그러나 알트 A 융자 축소는 첫 주택 바이어 보다는 세컨드 홈을 사서 세주거나 되파는 투자자에게 더 큰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좋은 크레딧을 바탕으로 소액 다운 또는 노 다운으로 부동산 투자를 활발히 해왔는데 알트 A 론이 없어진다면 주택 판매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로렌드 윤은 말했다.
연방주택공사인 패니와 프레디가 모기지 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주택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설립 취지와는 거꾸로 간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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