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평생 학습

2008-07-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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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를 쓴 지도 어느새 3년이 넘은 것 같다. 어떤 때는 할 얘기가 너무 많아 지면이 모자르고, 어떤 때는 쓸 거리가 너무 없어 머리를 짜내느라 애쓰고, 또 원고마감 시간에 좇기기도 하면서 독자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그래도 소중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어찌보면 그 얘기가 그 얘기 같고, 정보라고 전하긴 하지만 다 중복되는 얘기들이어서 늘 부담스러웠던 칼럼이었다. 항상 부끄러워 하면서도 예까지 온 건, 용기 부족이었을까? 독자들과 함께 하고픈 욕심 때문이었을까? 오래 전 부터, 참신하고 능력있는 사람에게 이 자리를 넘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프타임’을 쓴 밥 버포드는 삶을 더 풍부하고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는 평생학습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평생학습. 세상을 떠날 때 까지 평생 동안 공부하는 습관을 갖고 배운 것을 실천하는 삶을 산다는 뜻이겠다. 젊은 날에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은 학위나 직업을 갖기 위해 싫건 좋건 해야 했던 것들이고 나이가 들면서 직장을 갖거나 사업을 하게 되면 대개의 경우는 공부와는 담을 쌓게 된다. 지겨운 공부를 또 해야 한다니… 그러나 지금 하는 공부는 지겨운 공부가 아니다. 우리의 삶을 생기있고 활력있게 해 주는 윤활유가 될 것이다.
“배워서 남주냐?”라는 우리말 속담이 있다. 배우는 것은 본인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지 남에게 빼앗기는 것이 아니니 잘 챙겨 배우라는 얘기지만, 정말은 배운 것은 남에게 주어야 하며 또 남에게 주기 위해 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들은 아주 오래 전에 쓴 칼럼의 내용을 질문해 오는 경우가 있다. 늘 궁금해 하던 소재여서 오려놓고 보관하고 있었다며 지면 부족으로 못 다한 내용을 더 나누기도 한다. 다시 기억을 더듬고 보관자료를 들추며 그 분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때는 이 일을 하는 것에 사명감 까지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항상 나의 부족함에 목마르고, 좇기는 시간에 안타까워 하며 좀 더 나은 칼럼을 쓰고 싶은 바램으로 한주 한주를 넘기곤 했다.
지역적인 것은 물론 전체적인 경제 흐름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싶고, 경영에 대해서도 좀 더 수준 높은 공부를 하고 싶다. 내가 취급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방법과 운영 및 분석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의 고객들에게 급하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능률적인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다. 보다 정확하고 분명한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돕고 싶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은행도 몸을 사려 융자가 어렵고 앞이 깜깜하다. 바로 이런 때에 내일을 바라보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공부를 시작해 보는 거다. 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좀 시간이 걸리지만 이럴 때 큰 마음 먹고 기본인 CCIM 101 클래스를 한번 들어본다던가, 빌딩관리에 관심이 있으면 CPM 클래스를 택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시작하다 보면 더 배우고 싶고 이왕이면 자격증도 받고 싶고, 그러는 동안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되니 가슴 설레이는 일이 아닌가?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의 넷워킹도 형성되고 보다 넓고 전문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니 얼마나 좋은가?
부동산 브로커라고 꼭 부동산에 관한 것만 공부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좀더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게 되고 분주하고 복잡한 지난 날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게 된다. 진정 우리가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시간이다. 부족한 나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과도 같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다.
우리는 모두 이민의 삶을 살고 있다. 눈을 들어 하늘 한번 쳐다볼 시간이 없다. 바쁘게 돌아가는 쳇바퀴의 속도를 늦추고 싶어도 늦추지도 못할 만큼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이럴 때, 바로 이럴 때 우리는 삶의 방향과 속도를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바로 이럴 때, 숨막히는 순간순간을 지날 때, 책 한권 손에 드는 여유를 가질 수는 없을까? 내가 하고 싶었던 것, 지금 하고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것들에 대한 폭 넓은 생각의 답을 책 속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보물 캐기와 같이 귀한 일이 되리라.
(323)541-5603
로라 김<원 프라퍼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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