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열정은 전염된다

2008-07-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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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가 한 개일 때는 가게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가 거의 알 수 있고 내가 종업원들에게 직접 지시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종업원들에게 열정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종업원들이 잘 이해하고 철저히 시행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가게가 세 개가 되고 나의 영향력이 각 가게마다 미치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종업원들이 지시사항을 잘 이행하는 것만큼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일에 최선을 다하게 격려하는 것이 사장인 내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매니저가 있어서 잘 하고 있지만 종업원들에게 열정을 심어주는 것은 중간 관리자의 몫이 아닌 리더의 역할이었다.
어제는 낮의 기온이 백도를 넘는 살인적으로 더운 날이었다. 아침에 일기예보를 듣고 나는 잠시 고민을 했다. 이런 날씨에 여러 가게를 왔다 갔다 하고 또 가게에서 일을 하려면 시원한 반바지 차림이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불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종업원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분들은 유니폼에 긴 바지를 입고 앞치마까지 하고 이 더운 날씨에 일을 해야 하는데 사장이라고 반바지를 입고 왔다 갔다 한다면 마음이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종업원들의 힘듦과 어려움을 공유하지 않는 사장을 열정적으로 따를 종업원은 없다는 마음에 평상시처럼 유니폼에 긴 바지를 입고 출근을 했다.
가게에 가보니 에어컨을 틀어도 푹푹 찔 듯이 더웠고 특히 주방 안은 사우나를 연상할 만큼 숨이 막히고 뜨거웠다. 나는 차가운 물을 한 박스 사서 각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분들에게 마시라고 했다. 그리고 각 가게에 가서 우선 화장실 청소를 하고 가게 창고를 깨끗하게 정리했다. 무더운 날씨에 나도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지시만 내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사장인 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하는 모습을 종업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각 가게를 떠나면서 일하는 분들에게 나는 열심히 하라는 말보다는 더운 날씨에 수고가 많다는 말만 했다. 그리고 그분들의 눈빛에서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어떤 다짐 같은 것을 느끼고 너무나 행복했다.
열정은 잔소리를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내가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가 깨달을 때에만 생기는 것이다. 사장이 종업원들에게 열정을 심어주려면 우선은 본인 스스로가 신나고 즐겁게 일을 해야 한다. 내 경험으로도 열정은 전염병처럼 번진다. 행복하게 열심히 일하는 주인을 보면서 일하는 분들도 열정이 불타오르게 된다. 아울러 리더는 종업원들의 수고와 어려움을 최대한 공유하고 함께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가 사장이니까 무조건 내 말을 들으라는 식의 리더십으로는 열정의 마음을 종업원들에게 전할 수가 없다.
식당은 음식을 파는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장과 종업원들의 진심이 손님들에게 전해질 때 사업은 상승세를 타게 되고 성공의 길로 뻗어나가게 된다.

이것이 핵심
1. 가게에서 가장 열정적인 사람은 사장 자신
이어야 한다.
2. 화장실 청소는 사장이 열심히 해라. 종업원
들에게 열정이 전염된다.
3. 종업원들의 힘듦과 노력을 공유하고 인정해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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