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인연(因緣)! 좋은 인연, 평생 같이 가는 인연!

2008-06-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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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잠시 시간이 나는 틈을 타서 오랜만에, 그 동안 밀어두었던 고객명단을 다시 정리하였다. 전체 고객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던 중, 처음 부동산 에이전트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의 전체 고객정보를 분석하면서 고객이 부동산 에이전트를 처음으로 선택하는 방법에 관해 살펴보았다.
나의 경우 부동산을 시작한 첫 해에 친지, 친구, 선후배 고객이 10%, 나머지 90%가 신문광고를 보고 오신 경우였는데, 둘째 해부터는 신문광고를 보고 오신 고객은 40% 정도인 반면에, 처음 저를 찾아서 집을 사셨거나 비즈니스를 구입하신 고객의 소개로 저를 만나신 분들이 60%를 넘고 있었다. 그만큼 처음 만나 이루어진 인연으로 또 다른 고객을 소개받아 만나고 또 그 고객께서 또 다른 고객을 소개해 주시면서, 지금까지 궂은 일 좋은 일 모두 같이 나누고 있음은 “인연”의 또 다른 큰 즐거움이 아닐까?
부동산 에이전트을 시작한 첫 해, 참으로 많은 고객들께서 저를 찾았다. 심지어 하루에 4팀의 고객을 안내하는데, 오전 10시, 오후 1시, 오후 3시반, 오후 5시…. 이러다 보니 식사를 거르는 일을 밥 먹듯이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실속이 없었던 것 같다. 2시간 정신없이 안내하고 또 다음 고객 안내하러 뛰어가고, 또 다음… 실제로 이렇게 해서 딜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별로 없었다.
차라리 오전 고객 한 팀, 오후 고객 한 팀 이렇게 여유 있게 시간을 조절하고 천천히 그리고 좀 더 자세하고 친절하게 안내했더라면 오히려 고객들께 더 많은 주택 정보를 드리고 그리하여 더 많은 딜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리라. 그러던 어느 토요일 오전이었다.
예순 가까이 보이는 부부께서 사무실로 들어와서 전시판에 게시되어 있는 수많은 리스팅 매물사진들을 보고 있었다. 신입 에이전트이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하여 사무실 맨 앞좌석에 위치한 내 자리에서 얼른 일어나 “혹시 어느 선생님과 예약을 하고 오셨는지요?”
아니란다. 그럼 제가 안내해 드려도 되겠는지요. 당연히 고마워하시면서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밸리쪽에 살고 있는데 가게 위치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를 올까 생각 중인데 우선 몇 집을 좀 보자. 매일 같이 좋은 집을 외워 놓고 있던 터에 이 집 저 집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마을 관광하는 기분으로 구석구석 즐겁게 안내해 드렸다.
그 날 특별한 예정도 없고 하여, 조용필씨 노래를 들어가며 우리 모두 시내 투어를 즐겼다. 그 후 두세 번의 추가 안내를 드리면서 집을 찾던 중, 고객께서 어제 일요일 우연히 오픈하우스를 들어갔는데 맘에 꼭 들어 그 집을 사야겠다고 하셔서 서둘러 브로커 전문 리스팅 웹사이트(MLS)를 들어가 살펴보니, 아직 시장에는 나오지 않은 주택이다.
지금은 거의 활동이 없는 회사들인데, 부동산이 활황기였던 몇년 전,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셀러들을 모집하여 주택을 판매하는 회사로서, 우선 판매 커미션을 일반 커미션의 반(3% 정도)만 받기로 하고 우선 한달간 MLS에는 올리지 않고, 자기 회사 자체 내의 정보망 및 오픈하우스 등을 통하여 판매키로 하고 진행하다가, 팔리지 않을 경우 그때부터 MLS에 올려서 다른 회사의 모든 에이전트들에게 공개하는 방식(물론 이때부터는 셀러에게 책정되는 커미션은 도합 6%)을 사용하는 회사였다.
그래서 처음의 그 한달 동안은 자기 회사 이외 회사의 모든 에이전트들은 그 주택에 대해 전혀 접근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솔직히 조금은 난감했다. 오퍼를 쓸 수도 없으니 도와드릴 수도 없고 당연히 커미션도 할당되지 않으니 우리 회사측의 양해도 힘들다. 그렇지만 달리 생각했다.
고객이 맘에 들어 좋아하시는데 도와 드리자. 이번이 아니면 다음 번에 또 기회가 있을 거다. 우선 고객을 중심에 두고 고객을 먼저 생각하자. 도와 드리겠다 말씀 드리자 말자, 두 분께서 먼저 저쪽 회사에서 오퍼도 쓰고 바이어 일도 다 해준다지만 불안도 하고, 서류 등은 저쪽에 만들어 오더라도 제이슨씨가 하나하나 첵업해 달라. 당연히 그 수고비는 우리가 따로 드리겠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두어번 사양하다가 못 이기듯이 승낙 하고는 모든 일을 꼼꼼히 하나하나 처리하고, 30일 후 에스크로는 깔끔하게 끝났다. 그리고는 그 다음날 두 분께서 커미션을 넘는 금액을 수고비로 주셨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그 분이 소개해 주신 고객만도 열분이 넘는다. 오늘도 아침에 전화 나눈 C선생님이다.
고객에 대한 정성.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의 서비스! 입발림, 립서비스가 아닌 진실된 서비스로 연결된 인연은 그 생명력이 길 수밖에 없다. 몸이 힘들고 일이 어려우면 가끔 이런 정성이 소홀해 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돌아서서 후회한다. 힘들더라도 조금만 뛰면 되는데 왜 그랬을까. 지난 주 부탁사항 제대로 못 들어드린, 텍사스 J선생님께 지면을 빌어 사과말씀 드린다.
(661)373-4575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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