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패션-‘에코 프렌들리’

2008-06-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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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돌린 패션, 눈길 잡다

몇 달 전 할리웃에서 커트니 콕스가 제니퍼 애니스톤에게 선물한 자전거의 브랜드가 관심을 모았다. 바로 사치품의 대명사 샤넬이었던 것. 그럼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샤넬이 자전거를 팔던가? 대체 언제부터 산업디자인 브랜드로 전환한 거지?

올 봄에 ‘2.55’ 자전거를 내놓은 샤넬 이외에도 최근 세계 각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자전거 또는 자전거를 모티프로 한 아이템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영국 디자이너 폴 스미스는 자전거 브랜드 메르시앙과 합작해 특유의 줄무늬를 가미한 자전거를 선보였고, 글로벌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푸마는 어둠 속에서 빛이 나도록 디자인된 ‘푸마 글로 라이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청바지 브랜드 지스타 로우도 브랜드 고유의 느낌을 살린 ‘로우 캐논데일’을 내놓았다. 5월 말에는 국내에도 한정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왜 자전거일까. 지스타 로우의 편수희 마케팅 팀장은 ‘친환경’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패션 트렌드는 한 계절에도 여러 가지 아이템이 동시에 인기를 얻는 등 순환 주기가 짧아지고 있고, 이는 오히려 트렌드를 없애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이제 디자이너들은 유행 아이템을 새로 만들기보다 사회문제나 건강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한다. “라이프 스타일에서 건강, 환경, 스타일 모두를 만족시키는 아이템으로 찾은 것이 바로 자전거”라는 것이다.

결국 유행 주기가 짧아져 빨리 입고 빨리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환경이야말로 패션 브랜드가 피할 수 없는 새로운 도전 영역으로 떠올랐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예가 요즘 할리웃 스타들의 일상 사진에서 자주 등장하는 ‘에코백’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비닐봉지가 아닌 면 소재 가방을 들어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는 의미의 에코백은 영국 디자이너 애냐 힌드마치가 천 가방에 ‘나는 비닐봉지가 아닙니다’ (I’m Not a Plastic Bag)라는 문구를 새겨 영국과 일본 등지에서 한정 판매한 데서 시작됐다.

친환경은 가죽제품에도 적용된다. 가죽 제품과 친환경은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가죽은 염색 공정에 약간의 변화만 줘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피부자극이 없는 유기농 소재를 이용한 의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유기농 소재는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재배한 유기농 면이 대표적이며 삼베, 아마, 콩 섬유를 쓰기도 한다. 에코백처럼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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