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리 잘하는 남편“행복을 조리해요”

2008-05-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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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피터·한나 김씨의 살림 엿보기

셈이 날 정도로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 커플을 만날 때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이렇게 예쁘고 멋있는 남녀는 사는 모습도 왠지 알콩달콩 너무나 예쁠 것 같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백년가약을 맺은 피터(34)·한나(29) 김씨 부부가 바로 그런 경우다. 피터씨는 변호사로, 한나씨는 줄리어드 동문으로 구성된 ‘스트라다 트리오’(Strada trio)의 바이얼리니스트로 둘 다 화려한 프로의 길을
걷고 있지만, 집에만 오면 남편으로, 아내로 깨가 쏟아지는 신혼부부다. 게다가 이 남편, 기특(?)하게도 취미가 요리란다.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 들어서면 진귀한 요리들을 뚝닥뚝닥 만들어 내는데, 모든 요리들이 맛도 모양도 경이로운 수준인 것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손에 물 한번 안 묻혔을 것만 같은 피터씨가 전문가 못지않은 요리 실력을 갖추게 된데는 오랫동안 혼자 살면서 ‘생존’(?)을 위해 요리하게
된 점도 있지만, 요리 잘하는 아버지의 영향이 더욱 컸다. 분명 요리
사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집안 내역을 캐묻자 아버지가 그토록 요리를 잘 하신다고 털어 놓았던 것. 피터 김씨의 아버지는
영생장로교회 담임이자 아메리칸 신학교 학장인 김혜성 목사로, 김치를 직접 담글 정도로 요리의 달인이다. 부전자전이라고 피터씨도 콩을 직접
갈아 두부를 만들어 먹을 정도의 경지라고 하니. 정말 말이 필요 없지 않을까.
아내 한나씨가 몸담고 있는 스트라다 트리오 멤버들을 초청해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는 피터씨. 이들 부부의 알콩달콩 사는 모습과 함께 스트라다 트리오의 피아니스트이자 한나씨의 절친한 친구인 영 유씨를 초대해 차려낸 근사한 웰빙 저녁 만찬도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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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씨는 아내 한나(가운데)씨가 몸담고 있는 스트라다 트리오 멤버들을 초청해 맛있는 음식을 차려 줄 때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피터 김씨의 웰빙 상차림 레서피
야채+해물 ‘베지테리언’ 아내 건강·미용 챙겨

“2~3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 또 다이어트를 위해 베지테리언이 되기로 결심했어요. 무작정 고기를 끊고 나니 막상 먹을 것이 없어 처음에는 살이 많이 빠졌어요. 요즘에는 해물과 생선을 많이 먹고 있고, 또 야채를 이용한 요리법을 개발해서 다양한 베지테리언 음식을 즐기고 있답니다”
이날 피터씨가 선보인 저녁도 야채수프와 새우 꼬치요리, 스캘럽, 그린빈, 라이스 필라프와 샐러드 요리로 신선한 야채와 해산물로 꾸민 베지테리언 웰빙 식단이다. 모두 피터 김씨가 직접 고안해 낸 요리로 MSG는 일절 쓰지 않고 100% 재료로만 맛을 낸다. 일단 야채수프는 제대로 된 국물 맛을 내기 위해 야채를 몇 시간 동안 끓여 베지터블 스톡을 만들어내고, 새우는 싱싱한 레몬과 올리브오일에 각종 허브로 양념을 한 뒤 구워내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향은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들 정도로 일품이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모양도 예쁜 딸기 쇼트 케익을 디저트를 내 놓았다. 딸기를 직접 끓여 잼을 만들어 부드러운 크림과 달콤한 컵 케익에 얹었는데 그 맛은 일류 레스토랑 뺨 친다. 피터씨는 부인조차도 처음 맛보는 디저트라며 ‘개봉박두’를 앞두고 무척이나 긴장을 했는데 그 모습에 모두들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피터씨는 평소에도 그날그날 냉장고를 열어 있는 재료를 사용해 뚝닥뚝닥 요리를 만들어 낸다. 버섯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직접 만든 두부요리 잔치국수와 칼국수, 쌈밥 등 한식은 물론 화이트 피시 화히타, 칠리요리, 가지요리 등 그의 요리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남편이 이렇게 요리를 잘 하니 너무 행복하겠다”고 한나씨에게 묻자마자 옆에 있던 피터씨 “한나가 요리를 얼마나 잘 하는데요. 매일 아침도 챙겨주지요, 오늘 샐러드도 사실 한나 작품이예요”라며 부인 자랑을 펼치기 바쁘다. 부인은 남편자랑에, 남편은 부인자랑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닮은 꼴 부부. 천생연분이란 이런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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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채 수프

재료: 물 2리터, 양파 큰 것 1개 4등분 한 것, 셀러리 4줄기 잘게 썬 것, 마늘 8쪽, 아스파라거스 6줄기, 소금 1/2작은술, 로마 토마토 3개 씨 빼고 4등분 한 것, 빨간 키드니 콩 삶은 것 1/2컵, 브로콜리 잘게 썬 것 1컵, 당근 3개 얇게 썬 것, 컬리플라워 잘게 썬 것 1컵, 이탈리안 스쿼시 작은 것 2개 1/2인치 두께로 슬라이스 한 것, 냉동 옥수수 1/2컵, 후추 약간, 소금 약간, 베이즐 약간
만들기: 커다란 냄비에 물과 양파, 셀러리, 마늘, 아스파라거스, 소금을 넣고 약 45분간 끓인다. 야채를 걸러내면 베지터블 스톡이 완성된다. 베지터블 스톡을 끓이면서 토마토와 레드 키드니 콩을 넣고 5분정도 끓인 뒤 토마토 껍질이 벗겨지면 걷어낸다. 계속 끓이다 토마토가 으깨지면 브로콜리와 당근, 컬리플라워, 이탈리안 스쿼시, 옥수수를 넣는다. 후추와 소금, 베이즐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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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우 꼬치요리
재료: 생 새우 큰 것(껍질 벗겨 다듬은 것) 1파운드, 빨간 피망 큰 것 1개, 양파 중간크기 1개 1인치 길이로 사각 썬것, 하얀 버섯 1팩, 레몬 1개 슬라이스한 것, 레몬 1개 즙, 올리브 오일 1/2컵, 칠리 파우더 1/2작은술, 커민 1작은술, 파슬리 다진 것 1/2컵, 마늘 4쪽 다진 것, 양파 중간크기 1/2개 잘게 썬 것, 소금 2작은술, 흑설탕 2작은술
만들기: 커다란 지퍼백(1갤런)에 레몬과 레몬즙, 올리브오일, 칠리 파우더, 커민, 파슬리, 마늘, 양파, 소금, 흑설탕을 넣고 섞는다. 새우를 차가운 물에 헹군 뒤 위 지퍼백에 넣고 양념한 뒤 1시간 정도 둔다. 대나무 스틱을 따뜻한 물에 30분 넣어 둔다. 물에 흠뻑 젖은 대나무 스틱에 새우와 피망, 양파, 버섯을 순서대로 끼우는데 새우를 끼울 때 꼬리와 몸 부분을 모두 꽂아 C모양이 되도록 만든다. 그릴에서 양쪽으로 3분씩 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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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팬 프라이드 스캘럽
재료: 스캘럽 1파운드, 마늘소금(garlic salt) 1/4작은술, 블랙 페퍼 약간, 파슬리 3줄기 잘게 썬 것, 올리브 오일 4작은술
만들기: 보울에 마늘소금과 후추, 파슬리, 올리브 오일을 담는다. 여기에 스캘럽을 넣고 잘 코팅시킨다. 프라이팬을 중불 위에 올리고 스캘럽이 살짝 갈색이 될 때까지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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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늘을 곁들인 그린 빈 요리
재료: 그린 빈 1/2파운드, 올리브 오일 3큰술, 마늘 5쪽 잘게 썬 것, 후추 약간, 소금 약간, 깨소금 약간, 굴소스 1/4작은술
만들기: 워크(wok)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데운다. 불을 중불로 내리고 마늘을 넣고 하얀색이 될 때까지 익힌다. 그린 빈과 굴소스를 넣는다. 소금과 후추를 넣어 간한다. 깨소금을 뿌린다. 그린빈이 부드러우면서도 아삭거릴 때까지 6~7분 정도 더 익힌 뒤 서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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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딸기 쇼트케익
재료: 쇼트케익 디저트 컵(마켓에서 판매) 4개, 딸기 1 1/2파운드, 설탕 1/2컵, 콘 스타치 3작은술, 소금 약간, 윕 크림 약간, 블랙베리 12개
만들기: 소스팬에 딸기와 설탕, 콘스타치, 소금을 넣고 약한 불에서 설탕과 콘 스타치가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저어주면서 끓여 딸기 잼을 만든다. 팬에서 내린 뒤 냉장고에 넣고 차갑게 식힌다. 쇼트케익 디저트 컵에 딸기 잼을 넣는다. 윕 크림과 블랙 베리를 얹어 장식한다. 차가운 상태로 서브한다.

글·사진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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